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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42살 사모님과 네 아이들을 위한 사랑의집
(2006년 8월 6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여기는 제주도입니다. 지난 월요일 이른 아침 제주전도를 위해 486명의 성도들과 함
께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제주행 배를 타기 위해 목포로 가는 버스 안에서 여수에 있
는 사모님 한 분과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만나는 약속을 했습니다. 얼마 전 교회 앞
으로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실 수는 없는지요?” 라는 글을 쓴 강안숙 사모님입니
다.
네 아이의 엄마, 올해 나이 마흔 둘, 지난 5월 남편 목사님의 소천, 후임자를 위해
사택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 아이들 자취방으로 얻은 여수시내 집이 경매로 넘어감….
한꺼번에 연약한 여인의 어깨 위에 너무 많은 짐이 주어졌습다. 얼마 전 여수 사랑
의교회 목사님이 주선을 해주셔서 사모님이 교회 앞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주
말 목회자 유가족을 섬기는 박현덕 목사님이 사모님을 찾아가 만나기로 했다가 일정
상 다음으로 미루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목포를 향해 가는데 하나님이 급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미루
지 말고 지금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 말씀에 반응했습니다.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서 약속시간보다 한시간 가량 늦은 시간에 여윈 얼굴에 피곤
에 지친 모습의 사모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성도들은 이미 배에 다 탄 상태였습니다.
배가 떠날 시간이 임박해서 제주도 가는 배를 함께 타고 가면서 얘길 좀 나누자고 했
습니다. 배를 타고 오는 5시간 동안 장충삼장로님과 함께 여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모님의 얼굴을 뵈면서 이 분부터 살려야 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암으
로 투병중인 남편을 1년간 수발했습니다. 일주일을 의자에 앉아 새우잠을 자다보니 소
원이 다리 뻗고 자는 것이었답니다. 그런 중에도, 그런 몸으로 일주일에 두 번씩 배
를 타고 여수와 사도를 오가며 교회를 섬겼습니다. 한 번 배를 타면 일주일을 멀미하
는 체질인데 하나님이 이 기간에는 멀미가 나지 않게 해주셨답니다. 1년여를 이렇게
보내다 남편의 죽음을 맞았습니다. 배 안에서 급하게 전화로 사모님 앞으로 건강 보
험 하나를 가입해 드렸습니다.
배 안에서 마음으로 계속 하나님의 뜻을 찾았습니다. 제주에 도착해서 하나님은 정
리를 해 주셨습니다. “여수에 사랑의 집을 하나 마련하라. 그리고 그 집에 남겨진
이 여인과 네 아이들이 살도록 하라.” 여수에서는 3500만원에서 4000만원이면 아파
트 24평짜리 전세를 얻을 수 있답니다.
배 안에서 사모님과 이야길 나누다 보니 목사님 생전에 22가구가 사는 작은 섬 사도
를 주님의 마음으로 섬겼더군요. 첫 목회지인 사도에서 온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역
했답니다. 사모님이 하신 말씀이 마음에 남습니다. “목사님의 몸이 복음이었습니
다.” 처음에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남편 목사님이 복음이신 예수님처럼
헌신했다는 의미였습니다.
사모님이 이제는 울지 않기로 했답니다. 이제 더 이상 죽은 목사님을 생각하며 울
지 않기로 했답니다. 산 사람을 위해, 구원받아야 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울기로
했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눈엔 물기가 많았습니다.
제주전도팀들이 숙소에 도착한 후에 감사예배를 드리는 자리에서 사모님을 위해 축
복하며 사랑으로 격려해 드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때로는 너희 앞에 어려움과 아
픔 있지만…”으로 시작되는 축복송도 불러 드렸습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성도들에게 물었습니다. “교회가 이 사모님과 네 아이들을 위해
여러분들이 드린 십일조로 사랑의집을 여수에 하나 마련하려고 하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떻습니까?” 모두가 큰 박수로 기쁨으로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귀한 일을 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또 한 가정을 살렸습니다.
여러분들이 드린 귀한 십일조가 사모님과 네 아이들의 집이 되었습니다. 주님이 주신
것으로 주님의 일을 했습니다. 이 일에 수종 들었다고 하나님은 여러분들 모두에게 상
(賞)을 주실 겁니다. 하나님이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는 소리입니다. “잘 하였도다. 착
하고 충성된 종아.”
글쓴이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slsp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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