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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9월 24일 감자탕교회 이야기 전도지 1면)
신월 6동 공부방
초등학교 2학년인 종혁(가명)이는 학교가 끝나면 길거리 오락기 앞에서 해가 지도록
지냈습니다. 학교에서 내주는 숙제를 해간 일도 없고, 준비물을 챙겨간 일도 없습니
다. 종혁이는 엄마가 없습니다. 아빠는 일하러 아침에 나가면 밤에나 들어옵니다. 주
로 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칠십이 넘은 할머니는 거리에서 박스를 주워 팔면서 생활
하고 있습니다.
그 동네에 예배당이 지하에 있는 작은 개척교회가 있습니다. 교인은 열 명쯤 됩니
다. 그러나 아이들은 40명쯤 되는 교회입니다. 이 교회 목사님 눈에 종혁이가 띄였습
니다. 목사님 내외분은 학교를 마친 종혁이를 집으로 오게 했습니다. 목사님 댁에 가
보니 종혁이 말고도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목사님 내
외분은 숙제도 봐주고 준비물도 챙겨 주었습니다. 이제 종혁이는 더 이상 방과 후에
길거리를 방황하지 않습니다. 방과 후에 목사님 댁으로 와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스물
다섯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더 이상 아이들을 돌봐주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할 수 없
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목사님 내외분이 집에서 5년을 해온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생 중에는 중학생
이 된 아이들도 생겼습니다. 그러나 밤에 집에서 중학생들까지 받을 수는 없었습니
다. 목사님에게도 자녀가 셋입니다. 감사하게도 이런 사정을 안 동사무소에서 방 하나
를 내주었습니다. 목사님 내외분은 낮에는 집에서 초등학생들을, 밤에는 동사무소에
가서 밤 9시까지 중학생들을 봐주고 있습니다. 작은 개척교회가 이 일을 감당하기엔
무리입니다.
이런 중에 1층에 20평 정도 공부방 공간을 마련하면 구청에서 재정 지원이 가능하다
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침 집이 있는 건물 1층 20평이 세로 나왔습니다. 후원
을 약속한 분이 있어 80만원을 주고 계약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후원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못했습니다. 약속한 날짜에 임대 보증금을 주지 못하자 한달 반을 기다려 준 건
물주가 술집을 겸한 횟집을 하길 원하는 사람이 당장 계약하자고 재촉하고 있어 이제
는 더 기다릴수 없다고 했습니다. 며칠만 더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사정을 하고 목사
님은 금식에 들어갔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교회에 연락하셨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구제부장 배상만집사님이
사전 연락도 없이 진료를 끝내고 신월 6동으로 목사님을 찾아갔습니다. 금식 9일 째
인 목사님과 만나 이야길 나누었습니다. 그 자리에 하나님의 감동이 임했습니다. 돌아
와서 다음 날 교회 홈페이지에 전날 밤에 다녀온 얘길 올렸습니다.
“어제 저녁에 구제부에서 신준식 목사님(48세)과 이정숙 사모님(47세)이 지역의 아이
들을 돌보는 방과후 교실이 위치한 신월6동에 다녀왔습니다. 대부분 재개발이 된 곳
과 달리 이 지역은 비좁은 도로에 낡은 건물들이 밀집한 전형적인 저소득층이 사는 곳
이었습니다. 결손 가정이 많은 그 곳은 방과후에 아이들이 마땅히 공부할 곳도 놀만
한 공간도 전무한 곳입니다. 삶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학원은 극히 일부 아이들만 다
닐 수있는 혜택이랍니다.
떠돌이 같이 배회하며 불량한 길로 빠지기 쉬운 아이들을 위해 그렇게 금식하기는
쉽지않아 보였습니다. 신장이 건강하지 않으신 목사님의 금식은 육체에 큰 무리가 따
르는 사투로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 주시는 응답의 소낙비가
필요한 때인것 같습니다.”
그 날 밤 구제위원회를 섬기는 장충삼 장로님과 배상만 집사님 그리고 오세민 전도
사님이 신월동을 다시 찾아 갔습니다. 담당부서에서 낮에 긴급하게 추수감사절에 성도
들이 드릴 추수감사헌금에서 공부방 임대보증금 1500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
다. 다음 날이 건물주가 통보한 최종기한이라 구제부에서 선지원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 날 밤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성도들이 금년 추수감사절에 드릴 귀한 헌금으로
신월동에 공부방 하나를 마련하셨습니다. 1500만원이 든 봉투를 받아 들고 목사님 내
외분은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공부방 아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다
시 한 번 확인한 밤이었습니다. 그 날이 금식 열흘 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입니다.
글쓴이 조현삼/서울광염교회 담임목사 slsp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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