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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성혜란 (부산진구 씽씽 어린이집 조합원, 캥거루, 성무·소민 엄마)

내가 바쁜 시간을 쪼개 생태 유아교육 강좌를 듣기로 마음먹은 것은, 내년으로 다가온 큰아 이 성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기존의 제도권 교육과 부딪힐 것에 대한 위기감과 부모 로서 교육 '입장'을 정할 필요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준비 없이 부모가 된다는 것도 그렇지 만, 이 땅에서 준비 없이 학부모가 되어 작금과 같은 거센 제도권 교육의 바람을 헤쳐나갈 자신이 없었다고나 할까?

아이들을 과열된 주입식 공부로 내모는 현재의 학교 교육 분위기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걱정 때문에, 아이를 키워 갈수록 부모로서 어떤 '소신'을 가질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 던 터였다. 그렇다고 소위 대안 교육을 주장할 지식과 자신은 더욱 없었고. 이러한 때 「우 리 아이들의 보육을 걱정하는 모임」에서 주관한 제 3기 생태 유아교육 강좌는 내 목마름에 희미하나마 등대가 되어 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나의 기대대로, 9주 간(나는 장원씨의 8강은 듣지 못했다.)의 이번 강좌는 나의 이 불안감을 덜어 주고 교육적 소신을 갖는 데 적잖은 도움이 되었다.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평소 아이들 양육과 교육에 대해선 꽤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나는 생태 교육이란 것에 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었다. 그저 사람을 환경과 연관하여 생각하는 자연 지향적 교육이라는 정도의 지식이 다였다. 그리고 강좌를 다 듣고 난 지금도 (9개의 강좌가 미리 서로 긴밀히 계획되고 연결되었다기보다는 각 강사의 경험과 소신에 따 른 자기 이야기 식이 많았기 때문인지) 생태 유아교육이 뭐라고 딱 집어 말할 순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그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와 지향하는 분위기는 이제 어렴풋이 알 것 같아, 또 그 속 에는 우리가 새겨들을 내용이 적지 않은 것 같아 부족하나마 소개해 보기로 하였다.

각각의 강좌는 나름의 신념을 가지고 현장에서 꽤 오랫동안 실천해 온 실천가들에 의해 이 뤄져서인지, 각기 의미가 있고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지면 관계상 각 강좌의 요지들을 소개 하는 건 생략하고 어렴풋하게나마 생태 유아교육이란 이런 거구나, 그래서 앞으로 내 아이 를 기를 땐 이런 생각들을 염두에 두고 또 실천해야겠구나 라고 느끼게 된 것(알게 된 것이 아니라)을 간단히 정리해 보겠다.

내가 이번 강좌 동안 느낀 '생태 유아교육'이란 어떤 것인가?

첫째, 세계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을 분리된 남남이 아니 라, 하나로 연결된 그물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즉, '너 없이도 난 잘 살 수 있다' 가 아니라 너와 나, 자연과 인간, 세상의 모든 것이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고 보는 '한 몸 한 생명의 세계관'이 생태 유아교육의 바탕이 된다. 그래서 이 세상에는 내 생명 아닌 것이 없 고 나 아닌 것이 없으며, 부모만 있어서 내가 존재하게 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하였 다. 따라서 제 2강좌의 도법 스님은 미워하고 싸우고 이겨야 할 대상은 없다고 하였다.

둘째, 아이는 '스스로' 큰다고 생각하는 아동관이다. 생태 유아교육에서의 아이는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본연의 가능성(천성)과 적응 능력을 가진 섬김을 받아야 할 존 재이다. 따라서 교육이란 이 천성을 살려 주고 키워 주는 것에 다름 아니며, 양육 역시 아이 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어른도 함께 커 가는 것이다. 제 3강의에서 이현주 목 사는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① 아이를 움켜잡지 않는 것(無心과 같은 나무의 마음처럼)
② 아이를 철석같이 믿는 것
③ 늘 이 순간 아이가 나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어른이 양심껏 행동하는 것
④ 아이의 달란트(기질, 소질)를 살려주는 것(부모의 욕구대로 아이를 키우지 않는 것)
⑤ '아이니까 잘못할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
⑥ 부모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치는 것(대화, 사과로써) 등이라고 풀어 설명하였다. 즉 농사꾼과 같이, 아이를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내버려두는 것(간섭 안 하는 것)을 같이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제 5강의의 김용택 시인은,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① 바라보는 시간 ② 생각하는 시 간 ③ (저절로) 표현하는 시간이 많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요즘의 교육에는 이 세 가지 시간은 없고, 억지로 집어넣는 시간만 많기에 아이들이 마침내는 폭발하게 되고 그것이 각종 청소년 문제로 나타난다고 하였다.

제 1강의의 윤구병 선생 역시 저서 《잡초는 없다》에서 말하기를, "오늘날 제도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제도 교육이라는 마법의 주문에 걸린 부모나 교사가 아이들에게 '스스로 공 부할 시간'을 주려는 뜻이 없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교실과 책상머리에 묶어 놓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자기 공부 시간은 그만큼 짧아지고, 흔히 '인성 교육'이라고 부르는 자기 수행 의 시간은 그에 비례하여 줄어든다."고 안타까워하였다.

셋째, 자연친화적 교육이다. 원래 생태란 환경과 떨어질 수 없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자 연 친화적이란 말은 단지 자연과 좀 더 가까이 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르는 문화'의 숨은 주체인) 자연에 몸을 맡기고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을 비롯한 모 든 생명체는 자연의 자식이며, '자연의 아들'로 자라지 못하는 아이는 절대로 '사람의 아들' 로 길러낼 수 없다고 제 1강의에서 윤구병 선생은 말씀하였다. 따라서 도시의 아이들이 하 루빨리 자연의 시간, 생명의 시간(인공의 시간, 시계의 시간이 아닌)을 되찾고 철(계절)을 내 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이란 그저 아름다운 경치가 아니라 생명체들이 자라고 열매 맺고 뛰노 는 커다란 삶의 터임을 직접 느끼게 해 줌으로써, 자연에 까막눈이 되지 않도록 올바로 이 끄는 것이 어른들의 중요한 몫이라고 하였다.

또한 제 7강의의 송순재 교수 역시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문화'가 아니라 '자연'이 라고 강조하였다. 교육의 의미는 敎(문화적인 것을 가르쳐 알게 하는 것)+育(우리 안에 있 는 자연의 생명력을 키워 내는 것)의 2가지를 다 의미하며, 특히 어릴수록 자연이 최대치가 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은 (주입식) 문화만 있고 자연은 없는 것이 큰 허점이라고 하였다.

넷째, 뿌리가 있는 교육이다. 뿌리가 없는 것은 두 발이 허공에 떠 있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무엇이든 결코 오래갈 수 없다. 뿌리가 있는 교육이란, 우리 것을 알고 지역과 마을 속에 뿌 리내리는 교육을 말한다. 이는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키워 온 전통적인 양육 방법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다.

제 5강의에서 김용택 시인은 어쩌면 우리 시골 어머니들의 교육이 가장 좋은 교육이며, 심 지어 아이들에겐 '공부'가 필요 없다고 단언하였다. 즉, 마을 사람들의 아이 키우기는

① 조그만 것만 있어도 아이를 시켜 이웃에게 나눠주게 하고(많이 먹는 게 좋은 것이 아니 라, 나눠 먹는 게 좋은 것이다.)
② 목숨(생명)을 귀하게 여기고
③ 나무 1개, 아이 1명도 마을 공동의 것이며
④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터득하게 하며
⑤ 마을 사람 1명이 잘못(특히 거짓말)하면, 그 마을에서 살지 못하게 하고
⑥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것 등과 같은 살아 있는 덕목의 자연스러운 가르침이 이뤄지는 교육이다.
한편, 제 4강의에서 김조년 교수는 생태 교육은 도시의 '문제'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 하였다. 도시의 정책을 바꾸고, 아파트의 문화를 바꾸는 것, 혹은 1달에 2번 불빛 없는 날 (보름날에 달 보기, 그믐날에 별 보기) 정하기 등의 실천을 통해 지역에 뿌리내리는 유아교 육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 7강의의 송순재 교수는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우리의 옛 것(특히 몸 공부)의 전승과 모국어 교육이 중요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상에서 내가 느낀 생태 유아교육의 본질적 측면들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실천해 갈 것인가?

전체 강의를 종합한 제 9강의에서 임재택 교수는 생태 유아교육의 방향을

① 잃어버린 놀이를 찾아 주기
② 잃어버린 자연을 찾아 주기
③ 아이들을 아이처럼 자라게 하기(개구쟁이, 창조자, 생명력의 씨앗으로서의 아이) 등으로 정리하였다.

또한 이념적 방향을
① 아동 중심(이제 아동 중심이 아니라고 하는 교육 기관은 없다. 생태 유아교육을 지향하 지 않는 일선 유치원·보육 시설에서도 아동이 주인이 되어야 함은 당연지사로 강조한다.) ⇒생명 중심(아이도 자연의 일부분일 뿐이다.)으로,
② 개인 중심(경쟁 교육) ⇒공동체 중심(더불어 살 줄 아는 교육)으로,
③ 인지 중심(지식 교육만 강조) ⇒전인 교육(지·덕·체 모두를 강조)으로 새롭게 전환할 것을 강조하였다. 즉, 기존의 생각을 과감히, 진정으로 버려야만 하는 것이다.
아직 생태 유아교육의 물결은 미약하고, 그것을 알고 실천하려는 세력의 힘도 미미하다. 그 러나 결국은 소신과 실천, 연대가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강사들은 한결같이 힘주어 강조하 였다. "조그만 시도와 성공 경험이 확산되도록, 뜻 있는 사람들과 연대해서 조금씩이라도 실 천해 나가면 희망이 보인다. 성급하게 한꺼번에 다 이루려 하지 말자. 신념을 가지고 자연 (생태)교육을 실천해 나가자." 이는 제 1강의에서 윤구병 선생이 나의 질문(제도권 교육의 바람이 너무 거세고 더구나 곧 눈앞에 닥쳐서 걱정이다?)에 대해 답한 내용이다. 제 3강의 의 이현주 목사는 들은 것(들어서 옳다고 느낀 것)을 실행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자신한테서 나온다고 하였다. 머리로 '안 된다'는 고정된 생각을 버리고, 자연스럽게 사는 것은 '쉬운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성을 가지고 소신껏 하면 반드시 달라진다고 하였다. 또한 "자신과 타인에게 친절하고 건성이 아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라."고 강조한 제6강의의 김종철 교수 의 말씀 역시 마음에 남는다.

나는 이제 작은 단추 구멍 하나를 찾은 기분이고, 이제 서투른 손짓이나마 정성껏 단추를 채우는 것을 배우고 연습하는 어린아이의 단계에 이른 것 같다. 생태 유아교육의 ㅅ자도 모 르는 내가 이렇게 어줍잖은 글을 쓸 용기를 낸 것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공동 육아' 와 '제도권 교육에의 편입' 사이의 과도기에서, 시시때때로 불안하고 어정쩡하게 흔들리는 (나를 비롯한) 우리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이면 학교라는 곳에 아이를 보내야 하는 7세 반 엄마들에게 같이 흔들림 없이 나 아가자고, 씽씽의 좋은 전통(방과후 반)을 만들어 가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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