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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정신과 사상을 세우자

수필칼럼사설 박재순목사............... 조회 수 3126 추천 수 0 2002.12.13 13: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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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박재순 목사 

국민의 마음과 삶이 바로 서려면 민족의 사상과 정신이 바로 서야 한다. 민족의 주체적 사상과 정신을 밝히 세우면 민족의 갈 길이 환히 드러나고,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깨닫고 지역감정과 반민주적인 편견에서 벗어나 역사와 사회의 주체로 일어설 것이다.

들리는 말로 한국정신문화원에서 힘써 연구하는 주제가 유교와 다산 정약용이라고 한다. 유교가 한국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한국인의 삶과 마음속에 유교적 가치와 이념이 뿌리깊게 남아 있으므로 유교를 연구하는 일도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이다.

다산 정약용은 뛰어난 학자요 빼어난 선비로서 깊은 학문과 높은 인격을 지녔던 인물이다. 그는 고통받는 민중에 대한 깊은 이해와 동정심을 절절하고 생생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니 다산에 대한 연구는 필요하고 권장할 일이다. 한국정신문화원에서 유교와 다산을 집중적으로 연구한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러나 만일 이것이 집권 여당의 제2건국운동을 위한 사상적 바탕과 지침을 찾는 노력이라면 이것은 잘못된 일이다. 유교나 다산에게서 민주적인 사상과 정신의 원리와 기초를 찾는 것은 헛된 일이며,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통일된 한민족공동체의 정신적 기초와 원리가 나올 수는 없다. 유교도 다산도 낡은 정신과 질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교는 한민족과 같은 종족인 동이족이 주류를 이루는 은나라를 정복한 주나라의 이념과 제도에서 비롯된 사상이다. 은나라의 정복을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이념과 가치가 유교에 배어 있다. 유교의 장점은 백성을 노예로 부리려 하지 않고, 도덕적으로 순치시키고 훈육하려고 한 데 있다.

서구의 폭력적인 정복주의에 비해서 관용적이고 타협적이다. 인의(仁義)의 도덕정치를 표방한 유교의 가치와 이념은 동북아시아의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 있다. 그러나 유교는 민주주의사상이 아니다. 맹자에게서 민심을 천심으로 보는 민본사상에 이르기도 했으나 민을 통치의 대상으로만 보고, 정치의 주체로는 보지 못하는 한계에 머물렀다. 이것이 바로 유교의 역사적 한계이다. 민이 스스로를 조직하고 결집된 힘으로 스스로의 뜻을 정치적으로 펼치는 운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근세에 이르러 한국에서 민족과 민생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실학에서부터다. 한국의 실학자들은 성리학에서 벗어나 청나라의 고증학과 서구의 과학, 천주교의 영향을 받고 유교경전들을 실사구시정신으로 독자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실학자들은 도탄에 빠진 민중을 살리기 위하여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혁신적인 정책과 제도를 연구하고 제시했으며, 한민족의 언어와 지리와 문화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실학자 가운데 빼어난 인물이 다산 정약용이다. 그는 서구의 과학정신을 받아들이고 도탄에 빠진 민중에게 깊은 연민을 가졌고 민생을 위해 혁신적인 정치경제후생의 정책과 제도를 제시했다. 그러나 그도 민족의 혼과 정신을 연구하고 밝히는 데까지 이르지는 못했고 민을 정치의 주체로 보는 데까지 이르지도 못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 '목민심서'(牧民心書)의 이름이 그것을 말해 준다. 그는 민을 돌보고 기르는 목민의 대상으로 여겼을 뿐 민이 나라의 주인이며, 나라를 경영하고 움직이는 주체로 보지는 못했던 것이다. 군왕과 관료들은 목자(목민관)이고 국민은 돌봄과 다스림을 받아야 하는 양떼에 지나지 않았다.

유교와 다산의 사상은 민주주의원리와 민족혼을 밝히는데 이르지는 못했다. 한국정신문화원이라면 말 그대로 한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연구하여 민족의 정신과 혼을 드러내고 높이어야 한다. 국민을 나라의 주인으로 여기고 정치와 경제의 주체로 여긴다면 국민의 혼과 정신과 땀이 밴 사상과 문화를 연구해야 한다.

박정희는 일제에 충성했던 일본군출신으로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사독재자였으나, 국민의 정신과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중요한 것을 알았다. 그래서 재건국민운동과 새마을운동을 일으키고, 뛰어난 한국철학자 박종홍 박사를 정치고문으로 받아들여서 한국정신문화원을 세웠다. 그러나 인권을 유린하고 민족정기를 짓밟은 군사정부가 민족의 바른 정신과 문화를 바로 세울 수는 없는 일이었
다. 재건국민운동도 새마을운동도 참된 국민운동이 될 수 없었고, 관제운동으로 끝났으며, 한국정신문화원도 한민족의 주체적이고 창조적인 사상과 정신과 문화를 펼치지 못하고 박제화된 한국학과 민속학을 제시했을 뿐이다.

박종홍은 한민족의 창조적인 정신과 사상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던 사람이다. 그는 대구 달성공원에 세워진 수운 최제우 선생의 비문을 썼다. 그가 얼마나 수운 선생을 우러러 받들고 공경했는지 그 비문은 생생하게 밝혀준다. 수운 선생에 대한 깊고 뜨거운 감동과 존경이 그 비문에 절절하게 배어 있다. 박종홍은 퇴계와 율곡에 대한 비문도 썼는데 그들이 뛰어난 학자이고 빼어난 선비임
을 진솔하게 그 비문에 밝혔을 뿐이다. 수운 선생에 대한 그의 존경의 마음은 결이 달랐다.

박종홍은 왜 수운을 그처럼 존경했나? 수운이 고난당하는 민중을 구제하는 성인의 거룩한 마음을 지녔을 뿐 아니라, 수운이 제시한 동학에서 한민족의 독창적인 정신과 사상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박종혼은 동학이 한민족의 독창적인 사상이며, 자유와 평등의 사상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사람마다 한울님을 모신 거룩한 존재이며, 모든 사람을 한울님처럼 섬기라는 가르침은 국민을 역사와 사회의 주인으로 세우는 사상이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혁명운동의 시작이 되었다.

다산 이후에 나온 동학에서 비로소 민족의 정신과 혼이 드러나고 민을 주인과 주체로 보는 원리와 신념이 나왔다. 한울님을 모시는 시천주(侍天主) 체험이 개벽의 원점이고 동력이었다. 모든 사람이 시천주 체험을 하므로, 사람사람이 역사와 사회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제 사람 속에 한울님이 계시니 사람 위에 사람이 없게 되었다. 이제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확인하고 국민이 주인노릇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동학은 자유와 평등, 민주를 위한 혁명운동으로 치닫게 되었다.

그 후부터 3.1운동과 4.19로 이어지는 민족과 민주의 정신과 사상이 확립되어 갔다. 일제식민통치와 남북분단의 험난한 민족사를 헤쳐 오면서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사심없이 헌신한 이들, 나라와 민족, 국민을 하늘같이 받들고 몸과 마음을 온전히 받친 분들을 통해서 민주적이고 민족적인 높은 사상과 정신이 닦여졌다. 김구, 안창호, 이승훈, 조만식, 함석헌, 문익환은 민족지도자로서 뛰어난 인격과 사상을 닦아낸 분들이다. 이들은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없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몸바친 이들이므로 한민족의 가슴에 큰 별로 빛나고 있다.

이들은 영남과 호남의 구별이 없이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지 않을까? 이들을 연구하고 그 정신과 삶을 높이 세우면 민족의 갈 길이 환히 드러나고 민족이 하나로 되지 않을까? 박정희, 전두환을 끌어안고 같이 가는 것도 괜찮다. 친일파도 같이 갈 수 있다. 21세기 한민족의 통일된 공동체를 꿈꾸는 마당에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맑고 흐림을 구별하지 말고, 온 민족이 모두 함께 가도록 큰길을 열어 놓자. 과거는 다 잊기로 하자. 그러나 민족의 정신과 사상과 나갈 길은 바로 세우자.

그것은 민족의 바른 기운과 정신이 드러나는 민주화와 통일의 길, 김구, 안창호, 이승훈, 조만식, 함석헌, 문익환이 꿈꾸고 걸어왔던 길이다. 민족의 정신과 길마저 타협하고 절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헌법에 명시한 대로 이 나라는 3.1운동과 4.19 정신에 기초해서 세워진 나라이다. 김구와 안창호를 높이 세우면 우리 민족이 하나로 되고 민주화와 통일의 길이 보일 것이다. 이들의 뜻을 널리 알리고 이들의 삶과 정신을 높이면 갈라지고 찢겨진 민족의 마음이 하나로 될 것이다.

당과 보스보다 나라와 민족을 더 받들자

이번 선거에서 어느 당도 다수의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당파적 독선과 독단을 버리지 않고는 생산적인 정치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50 여 년 동안 서로 죽이고 미워해 온 민족분단의 부끄러운 역사를 딛고 남과 북의 정상이 한 자리에 만나게 되었다.

이제 민족이 하나임을 확인할 때다. 이제 당리당략이나 개인적인 이권에 눈먼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 나라와 민족을 위해 지혜와 힘을 모을 때다. 말 그대로 상생(相生)과 합의의 정치를 할 때다. 홍익인간의 이념과 두레공동체를 실현한 한민족의 정신적 원리는 상생이다. 공동체적 삶의 오랜 전통 속에서 함께 살고 서로 살리는 지혜와 힘을 길러온 한민족의 정신과 문화 속에는 '서로 살림'의 원리가 배어 있다. 신라의 화백제도에서 보듯이, 인내와 신뢰 속에서 서로 만장일치로 합의에 이르는 힘과 지혜도 우리에게 있었다.

이제는 당과 보스보다 나라와 민족이 더 크고 중요하다는 정치철학을 분명히 가지고 상생과 합의의 정치를 할 때이다. 이제는 더 이상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민족의 큰길을 가로막지 말자. 꾀로 정치하는 것은 나라의 도적이고, 꾀로 정치하지 않는 것이 나라의 복이라고 노자는 말했다. 지역감정과 당파주의와 민족분단을 조장해서 정치적 이익을 얻는 것이 꾀로 정치하는 것이고 지역감정과 당파주의와 민족분단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다가 정치적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이 꾀로 정치하지 않는 것이다. 노자의 말대로 전자는 나라의 도적이고 후자는 나라의 복이다. 이 나라 이 민족이 밝고 따뜻한 삶을 누리려면 반드시 전자는 도적이 되어야 하고 후자는 복이 되어야 한다.

한민족은 하늘의 크고 밝은 꿈을 지닌 '밝은 사나이'(桓雄)와 어두운 역사의 신산고초를 곰처럼 우직하게 이겨내고 사람다운 사람이 된 '곰녀'(熊女)의 후손이다. 크고 밝은 꿈으로 역사의 어둠, 지역감정과 반민주적인 관행과 편견을 불사르고 민주화와 민족통일의 밝고 떳떳한 길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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