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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사람 눈치 보는 일

경포호수가에서 피러한............... 조회 수 3067 추천 수 0 2004.10.11 07:48:12
.........
출처 :  



사람 눈치 보는 일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이해되지 않는 일 중의 하나는
식당에서는 서로 밥값을 계산하려고 싸우면서도
길거리의 가난한 자에게는 적선을 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왜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를까.
원래 우리는 만주와 넓은 중원을 통치했던 기백이 있었는데,

삼국통일 이후 땅이 좁아지자 주변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는 신세가 되면서부터 스스로를 우습게 여기고
눈치에 민감한 사람들이 되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교적 형식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기에
남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이나 결함 등을
보인다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오직 타인의 눈치만 보다보니 소신보다는 
명분과 체면을 지키는 일에는 목숨을 걸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 눈치를 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순전히 허세(虛勢)요 체면일 뿐이다.

일본에서는 승용차 10대 중 9대가 경차라고 하는데
우린 그 반대로 10대 중 1대밖에 안 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체면 때문에 이렇게 실속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일본이나 중국도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우리만큼 목숨 걸지는 않는다.

안 먹고서도 먹은 척,
없어도 있는 척,
모르면서 아는 척,
평범하면서도 똑똑한 체하는 체면치레들도
긍정적으로 본다면 좋은 점이 있다.

자존심을 지켜 자긍심을 높여주고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한다.

문제는 그것이 지나칠 때에
현실을 왜곡시키어 미래를 준비할 수 없게
만드는 일이다.





어떤 분은 동서양 가치관의 차이를 한 마디로,
“글쎄요”와 “예, 아니요”라고 했다.

우리는 면전 앞에서 ‘아니요’라고 거절하면 무례하다고
생각하기에 ‘글쎄요’라고 어정쩡하게 대답한다.

이러한 눈치 문화 습관이 지금의
아부와 무능 그리고 기회주의를 만들었던 것이다.

정치인들은 표심이나 일부 지지세력 눈치를 보고
이해가 엇갈린 일부 주민과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아야 하며 이제는 한술
더 떠서 네티즌 눈치까지 보아야하는 세상이다 보니
서민들의 문제는 요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눈치 보는 것’도 이렇게 많은 문제를 제기하지만
‘눈치 없는 일’은 또 다른 양상의 고통이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엉뚱하게 고집스러운
돈키호테 같이 눈치 없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처럼 세상 답답한 일도 없다.

비록 사람 눈치 보느라 스트레스를 받지만
그럼에도 눈치 보는 일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은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게 하고,
또 신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눈치에 대한 현실과
알 수 없는 그의 섭리(攝理)를 외면한 채,
‘내 권리는 내가 찾겠다는데 왜 눈치를 보느냐?’라고

반문하는 똑똑한 사람들은
눈치를 받거나 주려고도 하지 않기에
타인을 힘들게 하고
공동체에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면우 교수가 지적하는 사회의 공적(公敵)이란
무식한 사람이 전문직에 앉아 있을 경우,
무식한 사람이 소신을 갖고 있는 경우,
무식한 사람이 부지런한 경우라고 했다.

‘무식’이란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옳다고
여기는 것을 소신 있게 밀어붙이는 ‘히딩크식’ 소신인데,
그것은 소신이라기보다는 아집과 집착이요
공동체를 죽이는 돌이낄 수 없는 과오일 뿐이다.





사람 눈치 보는 일도 잘못된 일이요,
눈치 보지 않고 잘못된 소신대로 움직이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예(禮)를 지킬 정도의 센스와 함께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가는 길은
자신만의 분명한 칼라가 있는 소신 있는 삶이다.

어느 시대든지 소신을 갖고 일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위험 부담과 함께
순교적인 행동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드라마 대장금의 ‘한상궁’은
배경 없이 보잘것없는 집에서 태어났지만,

분명한 원칙과 함께
자신만의 독특한 칼라가 있었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그런 자리에 올라갔던 것이다.

눈치 대신에 자기 색깔을 갖고
소신껏 살아간다는 것은 이렇게 자기 인생은
자신이 책임지며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칼라가 분명한 사람은
신이 주신 은사(恩賜)가 무엇인지를 알고
끊임없이 자아를 계발(啓發)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소신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또한
내일에 대한 분명한 꿈이 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그 꿈을 닮아간다.”

앙드레 말로의 말처럼 소신 있는 사람은
꿈을 꾸면서 살아가면서
그 꿈이 진정한 자신의 미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꿈이 있는 사람은
그러므로 일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꿈에 따라 움직인다.

자신이 확신하는 그 꿈이 현실이 되도록
오늘이라는 순간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던지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꿈이 있는 자는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과도 동역할 줄 알며,
타인의 비난도 얼마든지 수용하지만
자신은 다른 사람을 판단 할 시간이 없는 자다.

오늘이라는 현실에서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자신을 키워나가지만,
후에는 그들이 자신의 눈치를 볼 정도로
능력 있는 사람이
소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주님,

내가 사람을 기쁘게 하랴.
하나님을 기쁘게 하랴.

만약 사람을 기쁘게 한다면
나는 사람의 종이지
당신의 종이 아닙니다.

이렇게 고백했던
바울처럼
...

내가 정말로
눈치 보아야 할 대상은
당신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눈치가 왜 필요한지를
이 종은 잘 압니다.

그들의 판단 속에서
당신의 마음을 읽게 하소서.
...

2004년 10월 10일 강릉에서 피러한이 드립니다.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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