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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우리만'을 주장하는 것이 '이단'

北山편지채희동 채희동............... 조회 수 2605 추천 수 0 2004.10.17 23: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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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우리만'을 주장하는 것이 '이단'

교회 문을 굳게 잠그고, 교회 담을 높이 쌓아 올리는 교회… '모든 꽃은 경계에서'

채희동 yoolmimom@hotmail.com

옛날 시골 장터에는 먹고 놀고 볼 것이 참 많았습니다. 국밥 한 그릇 얼큰하게 먹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며 놀다보면 하루가 다 갑니다. 장터에는 장사꾼만 있는 것이 아니라 풍악을 울리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을 잡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남사당패들로 여러 사람들이 가족처럼 무리를 이루어 다니면서 노래와 춤, 악기 연주를 해 주면서 사람들의 흥을 돋구어 주며 사는 이들입니다.

이 남사당패들이 하는 것 중에 가장 재미있는 것이 외줄타기입니다. 외줄타기는 사람이 외줄에 올라가 긴 장대막대기나 부채로 균형을 맞추며 걸어가는 것입니다. 줄 위에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돌기도 하는 모습이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사랑은 '나와 너'의 경계에서

외줄을 탈 때에 어느 한 쪽으로 힘이 몰리면 몸의 중심을 잃고 떨어지고 맙니다. 그래서 항상 양쪽에 힘을 똑같이 유지하면서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 곁에도 외줄타기를 해 온 사람이 있습니다. 송두율 교수는 스스로를 경계인이라고 말하면서 37년 동안 외줄타기를 했습니다. 남한과 북한,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으면서 그 양쪽을 화해와 상생의 길로 이끌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그가 지금 남한 사람들에 의해서 양심적인 학자에서 못된 간첩으로 낙인찍히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남쪽의 보수적인 사람들의 눈에는 그가 북쪽에 너무 많이 기울어 있었다고 보고 그를 감옥에 가두려고 합니다. 이제 북쪽 사람들은 그를 남쪽에 너무 기울어 있다고 여기고 그를 배신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단된 조국, 어느 한 쪽에 힘을 몰아주지 못하고 남한과 북한의 경계인으로 살아와야 했던 그는 그 경계선에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괴로워합니다. 이 민족이 통일되는 그 날까지, 하나 되는 그 날까지 남한에도 북한에도 어느 한 쪽에 기울지 않고 외줄타기를 하면서 조국의 통일을 꿈꿔왔던 그는 이제 어느 쪽에 서야 할지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민족의 통일꽃은 서울도, 평양도 아닌 남과 북의 경계선, 분단선에서 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함민복 시인이 노래한 것처럼 모든 꽃은 경계에서 핍니다. 땅 속에서 꽃은 피울 수 없습니다. 땅에서 떨어져서, 땅을 벗어나서 피는 꽃은 없습니다. 모든 꽃은 땅 속과 땅 밖의 경계에서 핍니다. 모든 생명은 땅 속과 땅 밖의 경계에서 살아갑니다.

사람은 너와 너의 경계에서 악수를 하며 만나고, 일을 하며 사랑을 합니다. 모든 사랑은 나와 너의 경계에서 이루어집니다. 그 사랑이 어느 한쪽에 기울게 되면 그것은 자선이 되고 동정이 되고 맙니다.

가정이라는 것도 세상과의 경계선상에 있어야 올바른 가정이 됩니다. 자기 식구만 잘 살면 된다는 가족 이기주의가 아니라 세상과 늘 열려 있어 서로 소통하는 가정이야말로 복된 가정입니다.

한국교회는 '너무 거룩하거나 천박'

태초에 하느님께서는 하늘과 땅의 경계를 정하시고, 밤과 낮의 경계를 정하시고,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정하고, 이것과 저것의 경계를 분명하게 하시어 세상을 창조하시었습니다. 만약에 그 경계가 사라진다면, 깨어진다면 엄청난 혼돈과 재앙이 일어날 것입니다.

사실 요즘 봄·여름·가을·겨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은 실감할 수 없지만, 결국 그 경계가 깨짐으로 이 세상은 엄청난 재앙이 일어날 것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지구는 물에 잠길 지도 모릅니다. 자연 뿐만 아니라 사람 사이에도 경계가 무너졌습니다.

우리가 믿는 그리스도는 하늘과 땅의 경계 선상에 계신 분입니다. 주님은 하늘에 속하여 있으나 하늘에 머물지 않으시고 이 낮고 낮은 세상에 오시었습니다. 만약에 말씀이 하늘에만 머물러 있고 이 세상에 오지 않으셨다면, 아무런 힘을 들어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말씀이신 주님은 이 낮고 천한 세상에서 가련한 자들과 함께 하셨으나 하늘의 뜻을 이루며 사셨습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선에 계시었기에 주님은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으셨습니다. 만약에 주님이 하늘에만 머물렀다면, 우리와 상관이 없는 분이시고, 땅에만 머물러 계셨다면 우리와 다를 바가 없는 분이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셨고 또 사람의 아들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은 하늘의 아들이며 땅의 아들이십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시고 하늘과 땅, 하느님과 사람의 경계선상에 서 계셨던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하늘과 땅의 '경계인'

주님은 교회에 속하지도, 세상에 속하지도 않으셨습니다. 아니 교회에 속하기도 하시고 세상에 속하기도 하신 분입니다. 오늘 성경은 말씀이 육신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말씀과 육신, 육신과 말씀의 경계 선상에 그리스도가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분이십니다.

그리스도인은 바로 하늘과 땅의 경계선상에 서 있는 자들입니다. 하늘과 땅의 가교역할을 하는 이들, 그들이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러나 오늘 교회는 너무 하늘에 치우쳐 있거나, 거룩을 가장하여 너무나 천박하게 세상에 깊이 뿌리박고 있습니다. 세상은 악하고 교회는 거룩하니 세상을 포기하고 교회를 선택하라고 강요합니다. 오히려 밖의 문을 잠그고 자기의 세계에만 갇혀 있는 교회는 그 거룩성을 잃어 버렸습니다. 이단이란 정통기독교 교리와 신학을 그릇되게 전파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공동체의 문을 굳게 걸어 잠근 폐쇄적인 집단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 집단만 구원받고, 우리 종파만 들림을 받고, 우리 집단만 선택받았다고 주장하는 무리들은 분명 이단, 아니 삼단 사단입니다. 통일교가 그러하고, 신앙촌이나 구원파들이 그러합니다. 아니 오늘날 자신의 교회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교회 담을 높이 쌓아 올리고 자기들만 구원받았네, 축복 받았네 하는 많은 교회들은 하늘과 땅의 경계선상에서 서 계신 주님을 믿지 않는 이단인지도 모릅니다.

그리스도인은 거룩한 곳과 세속적인 곳의 경계에서 사는 존재입니다. 목사가 너무 하늘에만 가까워서는 안 됩니다. 세상 속으로 들어와 살기도 해야 합니다.

오늘날 신학은 신정통신학의 시대를 보내고 있습니다. 신정통신학은 너무 땅 쪽에 가까이 기울었던 자유주의 신학, 너무 하늘에 가까이 가 있었던 근본주의 신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땅과 하늘의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신정통신학의 대표적인 신학자인 폴 틸리히는 자신을 경계선상에 서 있는 신학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신학은 종교, 철학, 사회학, 문화, 과학, 심리학, 종교학, 정치, 경제 등 세상의 모든 분야와 대화하여 신학이 교회에 갇혀있지 않도록 했습니다.

교회는 하늘과 땅의 경계에 선 '경계선'

교회와 성도는 하늘의 신령한 기운을 받아 세상에 공급하는 통로, 경계인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교회도 살고 세상도 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만 갇혀 있는 신학은 오히려 죽은 신앙입니다. 주님은 교회 문을 열고 언제나 세상 속에서 사셨습니다. 주님께서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하신 그 이웃은 교회 안에 있지 않고 세상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 안에만 머무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세상 속에 안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시 교회로 들어가서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자기 자신을 다시 한번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경계인은 괴롭습니다.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들어가지 못하고 외로운 밧줄에 올라 흔들리며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도 경계인이라는 생각에 괴롭습니다. 기성교회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산 속으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경계인이란 그저 밧줄에 올라 외줄타기만을 하는 자들이 아닙니다. 좌우로 흔들릴 줄 알아야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경계인이란 흔들리고 괴로워할 수 있는 자입니다. 좌와 우, 하늘과 땅, 성과 속의 자리에서 흔들리기도 하고, 우왕좌왕하기도 하고, 마구 요동치기도 하면서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시 중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하늘과 땅의 경계인으로 살기 위해서 우리는 하늘 높이 오를 수 있는 영적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저 땅 속 깊이 들어갈 수 있는 낮춤, 겸손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하늘 높이 오를 수도 있어야 하고, 땅바닥에 떨어지기도 해야 합니다. 이 말은 영적으로나 육적으로나 자유한 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 경지에까지 이르면 하늘과 땅이, 성과 속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고, 하늘과 땅이 결국 만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선상에서 생명이 잉태합니다. 하늘과 땅의 기운을 받아 뭇 생명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하늘과 땅의 경계선상에서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사람. 그래서 하늘의 신령한 기운을 받아 이 땅에서 하늘의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4년 06월 08일 14

http://www.newsnjoy.co.kr/news/read.php?idxno=8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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