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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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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가 아니라 수련입니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휴가보다 세상의 집착과 욕망을 끊는 수련이 필요
이제 바야흐로 휴가의 계절이 왔습니다. 이번 주가
휴가의 최절정기라고 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저마다 짐을 꾸려 들로, 산으로, 바다로
떠날 것입니다. 무덥고 복잡하고 따분한 일상을 떠나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이
있는 곳으로 휴가를 갑니다. 고속도로는 차들로 넘쳐나고 해수욕장이나 계곡은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우리나라에 휴가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88올림픽 전후가
아닐까합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은 이들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 왔던 것을
잠시 멈춰서고 이제는 자기를 돌아보고 가족과 함께 쉼을 얻어 다시 힘을 모으고자
하는 것입니다.
식사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신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고 말씀하시고 하셨습니다. 쉼이란 소중한
것입니다. 쉼이 없는 삶이란 힘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예수와 그 제자들에게도 쉼이
필요했습니다. 그것은 다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는 사람만이 새로운 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휴가라는 것은 이런 쉼을 의미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대부분 먹고 마시며 흥청망청 노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돈이 없고 시간이
없는 우리같은 서민들에게 휴가는 하나의 사치에 불과합니다. 특히 요즘에는 비행기
안이 해외여행객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골프채를 들고 가는 사람, 쇼핑을 하러
가는 사람,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휴양지로 놀러 가는 사람들로 그 넓은 국제공항이
비좁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몸과 마음을 닦는
수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가가 아니라 수련입니다. 내 몸과 마음의 독소를 제거하고
닦아내서 올곧은 사람으로 다시 서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아무거나 허겁지겁 먹고
마셔서 망가진 내 몸을 다시 깨끗하게 닦아내고 세상의 것에 집착하며 욕망으로 가득한
내 마음을 비우고 그래서 정신없이 살아온 내 삶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흥청망청 먹고 마시는 휴가만 있고 자기를 닦는 수련이 없는 우리 사회에 매일 일어나는
일은 끔찍한 살인사건, 권모와 술수, 싸움과 전쟁뿐입니다. 자기 수련이 되어 있지
않은 요즘 사람들은 내가 무슨 일을 할 때 그 일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옳고 그름의
문제로 대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느냐, 싫어하느냐 하는 지극히 자기중심적, 자기이기적인
관점에서 행합니다. 사람을 죽여놓고도 내가 좋아서 했다는 식입니다. 아무리 옳은
일이라도 내가 싫으면 안 합니다. 여기에는 사랑도 정의도 법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휴가가 아니라 수련입니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닦아 제대로 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도 하느님의 일을 하기 전에
40일 동안 광야에서 수련을 하셨습니다. 만약에 이런 수련이 없으셨다면 예수를 통한
하느님의 일이 가능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에게도 예수처럼 수련이 필요합니다. 아니, 어쩌면 신앙이란 수련인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하느님 앞에서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고 닦아 맑고 깨끗한 모습으로 서는
것, 이것이 신앙이 아닐까요. 그래서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신앙인들은 수도원에서
혹은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의 욕망을 태우면서 정진하고 정진했는지 모릅니다.
진정한 쉼은 하나님께 내 모든 것을 내어맡기는
것
저는 최근에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만약에 저에게 휴가가 주어진다면
어느 조용한 곳에 가서 맑은 물과 채소로 한 끼의 식사를 하면서 책도 일고 산책도
하고 기도도 하면서 내 몸과 마음을 닦아내고 싶다는 생각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먹고 마시는 휴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수련이라는 것은 어떤 특정한 장소와 시간을 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물, 푸른 숲이 있어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단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수련자, 수행자입니다.
집과 직장과 처자식을 떠나서 수련을 한다면, 다시 집에 돌아오고 나면 그 수련의
힘은 곧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또 집을 떠나 수련하는 이들은 평생 수련만 해야
하고, 주님의 말씀을 언제 이루며 살 수 있겠습니다. 진정한 수련은 생활 속의 수련입니다.
수련은 단순히 몸과 마음을 닦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쉼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는 제대로 삶을 살기 위해 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진정한 쉼을 얻기 위해서는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맡길 줄 알아야 합니다. 자기의 일, 자기의 돈, 자기의 자식,
자기의 삶, 자기의 생명까지도 움켜잡고서는 진정한 쉼이란 없습니다. 자기의 모든
것을 온전히 그 분께 내어맡길 때 진정한 쉼은 내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성도에게
수련이란 바로 하느님께 내 모든 것을 내어맡기는 훈련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세상의 모든 욕망과 집착을 끊고 내 모든 것, 나의 일, 나의
재물, 나의 자식, 나의 삶, 나의 생명까지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나이다."
세상의 집착과 욕망을 끊고 하느님께 내 모든
것을 내어맡겨야
일반적으로 교회에서는 내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긴다고 할 때 교회에 맡긴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 맡긴다는 것은 교회에 맡긴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집착과 욕망을 끊겠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김으로 세상의 모든 것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신앙은 수련이 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말하는 쉼이라는 것도 물질적 축복을 많이 받아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앙생활이 여가활동이 되었습니다. 신앙은 매순간 자기의
욕망을 끊고 하느님께 맡기는 수련입니다. 그럴 때만이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습니다.
풍랑이 일고 거센 물결이 밀려와 겁에 질린 제자들과 달리 하느님아버지께 모든 것을
내어맡기신 예수께서는 뱃고물을 베개 삼아 늘어지게 주무셨습니다. 쉼이란 이런
것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이 요동을 쳐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내 모든 것을 온전히 하느님께 내어맡기는
믿음, 이 깊은 믿음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는 자만이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자기의 몸과 마음을 말씀으로 닦고 닦아내는 수련이 멈추지 말고, 그
수련을 통해 내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김으로 진정한 쉼, 진정한 안식을 얻기를
바랍니다.
2004년
08월 02일 14: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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