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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이야기>우리의 고향, 하느님 나라

北山편지채희동 채희동............... 조회 수 2685 추천 수 0 2004.11.21 22: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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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가위 이야기>우리의 고향, 하느님 나라

둥근 보름달을 보며 고향나라에서 환히 웃고 계신 하느님과 참된 안식과 평화 누리길

채희동 yoolmimom@hotmail.com

 한가위에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떠오를 것입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밝은 보름달은 마치 화하게 웃고 계시는 하느님의 얼굴과도 같습니다. 이렇게라도 하느님의 웃는 얼굴을 뵐 올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큰 축복이겠습니까?

일년 중에 가장 밝고 맑고 깊은 달, 그것이 한가위 보름달입니다. 우리 하느님은 밝고 맑고 깊으신 분입니다. 한가위 보름달과 같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 빛을 비추시고 당신의 얼굴을 밝히 보여주신 것입니다.

한가위 보름달이 온 만물과 대지를 두루 비추듯이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하느님의 백성들에게 골고루 비추고 그래서 풍성하게 합니다. 선한 사람, 하느님을 믿는 사람만 내리시는 빛이 아니라 악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내리시는 값없는 은총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은혜는 한가위 보름달과 같이 누구에게나 풍성하게 내려, 그 보름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해지고 풍성해지는 은혜를 부리게 되는 것입니다. 한번 그 은총의 빛 아래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하느님의 존재를 알게 되고, 하느님의 밝고 맑고 깊은 은총을 다시 찾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한가위 보름달 뜨는 이 추석 명절에 흩어졌던 형제 자매들이 고향을 향해 가는 끝없는 자동차 행렬을 보면서, 귀향(歸鄕)이라는 것이 모든 생명의 본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귀향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근원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내가 태어난 곳, 내가 자란 곳이 우리의 근원인데, 모든 생명은 바로 그 근원을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 3장 19절에 흙에서 나온 존재는 흙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든 생명은 흙으로 만들어졌고, 그 생명이 다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여름에 그 무성한 잎새를 자랑하던 나무들도 가을이 지나면 화려하게 단장한 잎새들을 정든 가지에서 떨구어 그 근원인 뿌리로 다시 돌려보냅니다. 요즘에 귀농(歸農)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모든 생명의 근원인 흙으로 다시 돌아가야 자기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힘들고 어려울 때 고향을 생각하고, 어머니를 생각합니다. 고향과 어머니는 우리의 근원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지친 우리의 삶을 잠시 고향의 넉넉하고 아늑한 품에 안겼다가 새 힘을 얻고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힘겹게 고향을 향하는 행렬은 마치 수천, 수만 킬로를 떠나 살던 연어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의 강가를 찾아 그 힘겹고 고달픈 귀향 길을 떠나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알을 품은 연어는 모진 시련과 위험을 무릎 쓰고 고향을 향해 길을 떠납니다. 마지막 생명을 고향에서 쏟기 위해섭니다.

우리 믿는 사람의 고향은 어디입니까. 그것은 우리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의 품입니다. 바로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의 고향입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우리가 갈 길을 알고 있습니다. 점점 우리의 생각이 자라고 머리가 자라고 이 세상에 안주하여 살다가 이 세상에 주는 욕망에 취해 살다가 우리가 가야 할 그 본래적인 근원을 잃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오늘 주님께서 당신께서 지금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우리가 있을 곳을 마련하러 가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이 가시는 곳을 제자들이 이미 알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주님이 가신 곳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곳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영원한 나라,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우리는 지금 하느님의 집으로 향하고 있는 존재인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고향인 하느님 나라를 향해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일에 정신이 없어서, 이것저것 분주한 일 때문에, 또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영원한 세상이라는 착각 속에 살다가 우리는 지금 근원을 잃고 살아가는 가엾은 존재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고향을 잃은 실향민처럼 어디로 갈지를 알지 못하는 존재는 아닌지요.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북에 고향이 있고 어머니와 형제가 있는 실향민들의 고향상실은 곧 생명 상실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바로 실향민은 아닌지요.

우리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가 갈 길을 분명히 아는 자는 세상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아무리 힘겹고 어려워도 그 길을 갈 수 있는 자입니다. 자기가 갈 길을 깨달은 자는 이 세상의 삶은 욕심 가득하게 답답하게 헛되게 살지 않습니다. 하루하루를 고향 가는 기쁨 맘으로, 소풍길 가는 흥겨운 맘으로 동무들과 손잡고 서로 나누어 먹으며 즐겁고 신나게 살아갑니다.

우리 모두 가야 할 고향을 알고 있다면, 우리는 서로 아옹다옹하며 싸울 필요도, 서로 많은 것 차지하려고 다툴 필요도, 서로 총 겨누며 전쟁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 하느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요, 다시 하늘 나라에서 만나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고향행 열차를 탄 사람들은 비좁고 답답한 기차 안에서도 서로 양보하며 도와가며 갑니다. 아무리 고속도로가 막혀도 인내하며 고향으로 향합니다. 우리의 인생길이 고향 가는 길이요, 모든 형제 자매들이 고향 가는 길동무라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서로 도와 가며 갈 수 있습니다.

올 추석에는 둥근 보름달을 보면 고향 나라에서 환하게 웃고 계신 하느님의 얼굴을 뵈옵고 참된 안식과 평화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2004년 09월 27일 09: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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