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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편한 것

경포호수가에서 피러한............... 조회 수 1389 추천 수 0 2004.12.05 15:17:10
.........
출처 :  



짧고 편한 것


젊은이들 사이에는
이메일이 벌써 퇴물 취급받고 있다.
대신에 문자메시지인 SMS발송은 더 늘고 있다.

그들이 이메일을 기피하는 것은
광고성메일이 많고
답장이 바로 오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진짜 그것을 외면하는 이유는
고민하고 기다리는 것을 꺼려하고
자기 생각을 길게 쓰기가 어렵다는데 있다.

이것은 젊은이들뿐 아니라
현대인의 특성 중의 하나로 떠오르는 문제이다.





먼저 현대인은 기다리는 일을
죽는 일만큼이나 고통스럽게 여기고 있다.

기다림은 삶의 가장 기본적인 지혜요,
인간과 짐승을 구별시켜주는
기초적 문화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왜 기다리는 일을 가장 어렵게
느끼고 있단 말인가.

힘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세상에서
기다림은 이제 미덕이 아니라 어리석음이 되고 있다.
꿩 잡는 게 매라고 효율이라는 이름 때문에
기다림이라는 순리는 다 깨지고 먼저
선착하려고만 혈안이 되고 있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모모’라는
소설이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이름만큼이나 독특한 그가 하는 일 때문이다.

모모는 남의 말을 가만히 들어만 주면
사람들은 스스로 문제의 답을 찾곤 했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바로 이런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시간과 싸우는 과업이었다.
그는 시간을 도둑질하는 회색당과 맞서 싸우면서
잃었던 시간을 되찾기 위해 시간의 꽃을
찾아가는데 그 방법은 세상법칙과
정 반대였던 것이다.

곧 빨리 서두르면 서두를수록
왔던 길로 다시 물러나지고
천천히 가면 빠르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항상 급하게 서두르고 쫓기며 살아가는
우리에게 모모의 가르침은 크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이
가장 어렵게 느끼는 것은 언어보다도
줄 서는 일이라고 한다.
빨리 빨리 서두르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우리에게는 기다림이란 실로 감당키 어려운 일이다.

세계에서 이탈리아 사람만큼
느리고 여유 있는 사람도 아마 드물 것이다.
그런 나라가 어떻게 서방 선진 7개국 중 하나가 되었으며
찬란한 문화유적과 예술을 창조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 저력은 기다림 속에 바르게 일하는 것이다.

우리문화는 수 없이 바뀌는 농사주기에 맞추다보니
빨리 빨리를 외칠 수밖에 없다하지만
문제는 그런 식으로 일하다 보니
꼼꼼하지 못하고 대충대충 넘어가는 것이다.

선진국과 후진국,
부자와 가난한 자의 차이는 결코
돈의 유무를 갖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기다림의 여유가 척도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교회절기상
다시 오실 그 분을 기다리는 대강절 이다.
무언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그 분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서도록
오늘 이 순간에 내일을 바르게
준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세상에는 기다리는 자와
급하게 서두르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내일에 대한 준비 없이 그 분이 주신 기회를
허송하며 언제나 쫓기며 사는 자는
이러한 기다림의 지혜를 모른다.


기다림은 삶의 빈 여백(餘白)이다.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은
그 빈 공간 안에 세상 그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값진 보석들을 채우며 살아간다.

토끼를 이긴 거북이 이야기는
이제 고전이 되었지만
이렇게 어려울수록 거북이의 지혜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쉽고 간단한 것만 추구하느라
생각 없이 사는 세대의 문제점이다.

한 편의 감동적인 영화를 보았다.
인생에 대하여 깊이 생각 볼 만한 내용이었기에
감상한 소감을 학생들에게 물었다.

“재미있었어요.” 그게 다였다.
“아니, 뭐 보면서 생각해본 일은 없고?”
“예, 좀 지루 했어요.”
“......”





미래에 대한 아무 계획 없이
살아가는 사람을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요즘 사람들은 정말로
내일에 대한 어떤 꿈도 없듯이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사람처럼 기다리는 일만큼
생각하는 일도 죽기보다 싫어하고 있다.

만화나 게임,
TV라는 새로운 상형문자들은
직감력과 즉흥적인 감각만을 발달시키고
그저 느끼는 정도에 만족하게 한다.

여간해서는 책은 읽으려 하지 않는다.
‘뭐해?’, ‘어디 있니’
글을 써도 문자메시지 단문 수준정도였는데
이제는 한술 더 떠서 그것보다도
디카를 더 좋아하고 있다.





‘너는 뭐가 겁나니?’
‘나는 차가 제일 무섭던데. 형은 뭐가 겁나?’
‘나? 심심한 것이 제일 겁나...’

핸드폰 없는 세상,
디카가 없는 세상은 단조롭고 지루해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하는 젊은 세대들은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갈수록
사람들이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단 말인가.
여러 원인들이 있겠지만 객관식 시험문제도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시험문제를 쉽게 풀다보니
결단도 인생도 엄청 단순하게 생각하여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다.

이런 연유로 사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현대인은 편견을 갖고 편협하고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삶 속에서 사고력과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지 못하다보니
도미노현상처럼 신앙까지도
부실공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전혀 익숙하지 않았던
‘생각하는 것’을 요구하기에 묵상도 안 되고,
기도도 깊이 없이 중언부언 하면서 오직
종교적인 형식만 남는 것이다.





주여,

많은 것을 소유하므로
편리하고 명령하는
누림보다는

당신의 때와
인생의 때를 기다리는
지혜와 여유가 있게 하소서.


한번 사는 인생,
쉽고 간편하게만 살려고 하지 말고

생각하고
남의 말을 들어주고

그래서
내일을 천천히 그러나
바르게 준비하는 인생이 되게 하소서.
...

2004년 12월 5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경포호수^
Gheorghe Zamfir-now and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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