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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의 똥은 서구인의 4배

정치건강취미 신동호............... 조회 수 3514 추천 수 0 2006.08.28 09: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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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ciencetimes.co.kr/data/article/17000/0000016196.jsp똥만 보면 건강상태 알수있다
잘 눈 똥 한덩이, 석유 한드럼 안부럽다
건강 남녀의 '방귀', 하루 400cc
더러운 이름 '똥'? 소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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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한국인들은 미군의 똥을 보고 염소 똥이라고 놀려댔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터무니없이 작은 똥을 싸는 미군을 한국인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뒤 세월이 반세기가 흘렀다. 이제는 한국인도 염소 똥을 누는 국민이 됐다. 과거에 한국인이 얼마나 많은 똥을 누었는지 지금은 얼마나 작은 똥을 누고 있는지 조사한 학자를 찾을 수 없다. 다만 내 똥만 해도 어렸을 적에는 크고 푸짐했지만 요즘은 밥그릇이 훨씬 커졌는데도 똥 크기가 예전만 못하다.

아프리카 밀림에 가면 지금도 한국인이 반세기 전에 누었던 ‘후진국 똥’을 볼 수 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하루 대변의 양은 400g으로, 100g인 서유럽인보다 4배나 많다. 아프리카 원주민 중에는 하루 750g의 똥을 누는 대변 종족이 있다고 한다.

왜 아프리카 사람들은 이렇게 많은 똥을 쌀까?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인은 가공하고 정제한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다. 제분소나 정미소에서 곡식의 껍질을 완전히 벗겨 내고 갈아서 정제해 먹지 않는 것이다.

대신 억센 풀과 과일, 캐낸 뿌리를 그대로 먹는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식이섬유로 배를 채우게 된다. 먹은 음식 중 잘 소화되지 않는 식이섬유는 거의 그대로 똥이 돼 나온다.

그러나 서구인의 음식에는 식이섬유가 거의 없고 영양 덩어리인 엑기스만 있다. 엑기스는 대부분 장에서 소화되니 변의 양이 적을 수밖에 없다. 똥이 작은 만큼 변의 장내 체류 시간도 아프리카인보다 2배나 길어 똥이 딱딱하고 변비 환자가 많다.

식이섬유는 자신의 무게보다 16배나 되는 물을 머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식이섬유는 고성능 스펀지인 셈이다. 또 식이섬유는 장내 박테리아의 활동을 도와 발효 가스를 발생시킴으로써 똥을 부드럽게 만든다. 때문에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조금만 힘을 주어도 똥이 죽죽 잘 나오는 것이다.

한국인이 처음 서양인의 똥을 보고 놀랐듯이, 서양인 가운데 아프리카인의 부드럽고 푸짐한 똥을 보고 놀란 사람이 있었다. ‘닥터 파이버(Fiber)’란 별명을 갖게 된 아일랜드 출신 의사 데니스 버킷이 바로 그 인물이다.

아프리카에서 오랫동안 의료 활동을 한 그는 아프리카인에게는 이상하게도 서구형 성인병이 없는 것을 보고 이들의 푸짐한 똥과 섬유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966년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유럽으로 이주한 아프리카인들 사이에서 대장암, 심장병, 당뇨병, 비만 같은 서구형 성인병이 급증하는 것을 보고 1971년 ‘식이섬유 가설’을 발표했다. 그가 1980년 식이섬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쓴 ‘제대로 먹어라’(Eat Right)는 서구인의 식습관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이 책은 ‘피플 매거진’으로부터 상을 받는 등 대중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 뒤 많은 연구자들의 조사를 통해 식이섬유 부족은 변비, 비만, 대장암 외에도 당뇨병, 심장질환, 담석증 등 성인병의 원인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선진국에서는 산업 혁명 이후 발전한 제분 기술 덕택에 식이섬유의 주공급원인 밀의 섬유질 함량이 한 세기 동안 무려 15분의 1로 줄었다.

아프리카인처럼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섬유질 많은 거친 음식에 적응해 왔는데 산업 혁명이 일어나면서 하루아침에 음식이 가공 및 정제식품으로 바뀌니 잦은 병치레를 하게 된 것이다.

요즘 선진국에서는 식이섬유 먹기 운동이 뜨겁다. 흰 빵이 식탁에서 사라지고 거친 검은 빵과 귀리로 만든 오트밀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네소타 대학의 데이빗 제이콥 교수는 1999년 정제하지 않은 곡식을 먹는 사람은 심장병과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15∼25% 가량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심장협회, 미국암학회, 미국국립보건원도 현미식 즉 정제하지 않은 곡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럽의 영향을 받아 흰쌀밥 대신 현미 먹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 역시 현미나 보리 대신 쌀눈을 완전히 제거한 10∼12분도의 흰쌀밥을 먹는 것이 자랑거리인 양 생각했었다.

쌀눈에는 쌀의 영양분 3분의 2가 들어있는데도 영양분만 쏙 빼놓고 오히려 몸에 해로운 것만 골라 먹는 것이 바로 흰쌀밥이다. 쌀눈은 그대로 두고 껍질만 벗겨 낸 1∼3분도 쌀인 현미가 비타민 등 영양분은 물론 섬유질이 훨씬 많다.

식이섬유는 식물의 세포벽이나 뼈대를 이루는 딱딱하고 질긴 물질이다. 식이섬유는 물에 잘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와 비수용성 식이섬유 두 가지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의 콜레스테롤에 딱 달라붙어 이를 몸 바깥으로 배출시킨다. 특히 과일에 많은 펙틴 성분의 부드러운 수용성 식이섬유는 대장 내에서 콜레스테롤 등 지방의 흡수를 방해함으로써 당뇨와 비만을 예방하는 작용도 한다.

식이섬유는 음식물 속의 당을 꼭 붙잡고 서서히 놔주기 때문에 장에서 당이 흡수되는 속도를 느리게 한다. 만일 음식 속에 섬유질이 없을 경우 당이 체내로 빨리 흡수되기 때문에 몸에 부담을 주게 된다.

설탕처럼 식이섬유는 거의 없고 당분만 있는 음식을 자주 먹어 급격한 혈당 변화가 매일 반복되면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이 혹사당해 결국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 당뇨병 환자에게 미국당뇨병학회 일일 권장량(25g)보다 두 배 많은 식이섬유를 먹게 한 결과 혈당치와 콜레스테롤 흡수량이 떨어졌다는 보고도 있다.

비수용성 식이섬유는 음식을 장에서 빨리 통과시켜 변으로 배출되게 한다. 장에서는 단백질 등의 부패 과정에서 발암물질이 생긴다. 이를 빨리 배출시킴으로써 암을 예방하는 것이다. 얼마 전 유럽 10개국 암 관련 단체들의 합동 연구 결과 식이섬유 섭취량을 2배 늘이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40% 줄어든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장암은 국내에서는 거의 없던 병이었다. 그러나 불과 수십 년 만에 대장암은 한국에서도 암 가운데 남성 4위, 여성 3위의 빈도로 발병하는 흔한 병이 됐다. 변비가 있으면 대변 속의 발암물질이 대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므로 정상적인 대장세포가 변형되어 암세포가 발생하기 쉽다. 변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첩경이다.

식이섬유는 또한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과식과 비만도 예방한다. 그뿐만 아니라 대장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세균이 섬유질을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드는 물질은 인체의 중요한 영양소이다.

식이섬유는 이처럼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는 보건복지부가 국민영양조사를 할 때 식이섬유 섭취량조차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10여 년 전 경북대 식품영양학과 이혜성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은 1969년 24.5g에서 1990년에는 17.3g으로 줄었다. 아프리카인의 섬유질 섭취량은 60g 이상이다. 우리도 ‘풍요로운 식탁 속의 섬유질 기근’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와 있는 것이다.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려면 백미보다 현미를, 흰 빵보다는 거친 검은 빵을, 곡물보다는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어야 한다. 콩, 들깨, 무, 양상추, 당근, 오이, 고구마, 감자, 토란도 섬유질이 많은 식품이다.

석기 시대 사람은 식이섬유를 매일 100g씩 먹었지만, 요즘 현대인은 20g 정도밖에 섭취하지 못한다고 한다.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게 좋다. 주의할 점은 식이섬유 섭취와 함께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는 점이다.

수분 섭취 없이 식이섬유만 먹으면 오히려 변비가 악화될 수도 있다. 보통 하루 8잔(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한 컵 마시면 장을 자극해 변이 잘 나온다.

다만 지나친 식이섬유의 섭취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의 위험이 있는 노인이나 중년 여성은 지나친 식이섬유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부작용이 심각할 정도로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현대 사회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은 대개 입에서 살살 녹지 않고 오랫동안 잘 씹어서 삼켜야 한다. 오래 씹어서 음식을 삼키면 뇌도 발달하고 소화도 잘 된다. 치아는 음식을 잘게 부수는 역할뿐 아니라 씹을 때의 자극이 턱을 통해 뇌로 전달돼 뇌의 혈류량이 증가된다. 운전 중 졸음을 쫒으려면 커피보다 껌이나 오징어를 씹는 것이 효과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래 씹으면 어린이의 지능이 발달하고 노인성 치매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오래 씹으면 침샘도 자극된다. 하루에 생산되는 침의 양은 약 1.5∼1.8리터나 된다. 씹을 때 나오는 침에는 평소에는 분비되지 않는 소화 효소가 들어 있다. 이 효소가 음식과 섞이면서 소화를 돕는다.

영양학자들은 수세식 변기에서 똥이 물에 뜰 정도로 섬유질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매일 아침 혼자서 해볼 수 있는 과학 실험이다. 똥을 띄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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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호 뉴스와이어 편집장
전자신문, 한겨레신문 기자를 거쳐 과학동아 편집장을 역임했다. 서울대 건축학과와 환경대학원을 졸업하고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나이트 사이언스 저널리즘 펠로우쉽을 수료했다. 현재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해주는 상업통신사인 뉴스와이어의 편집장 겸 이사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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