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幸福) 하십니까?
지난 대선(大選) 때 어느 후보는
‘여러분, 지금 행복 하십니까?’란 질문으로
관심(關心)을 끌었지만 그 답은 결코 만만치가 않다.
사람은 동물과는 다르게 자신을 돌아볼 줄 안다.
‘나는 삶의 목적(目的)을 향해 가고 있는가.’
‘죽음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는가.’
이것은 ‘나는 행복한가?’라는
또 다른 질문들이지만
명확하게 말하는 사람이 드물다.
더더욱 우리나라는 자살률 1위와
이혼(離婚)율 세계 3위,
또 고용불안과 양극화 현상 속에서
‘행복’이란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나는 작년 여름에 ‘행복’이라는 다큐를
시청(視聽)한 적이 있었는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프로는 작년 하버드대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긍정심리학’으로 풀어나갔다.
이 강의는 8시간 자고 오기,
매일 감사한 일 5가지 쓰기 등 좀 별난
과제가 주어졌지만 반응이 너무 좋아
타 대학에서도 ‘행복강의’가 진행 중이고,
영국에서는 아예 중등과정에 시범적으로
도입(導入)할 예정이라고 한다.
도대체 왜 이렇게 새삼스럽게
행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을까.
그것은 성인의 16%와 청소년의 10%가
심각한 우울증을 앓으며 자살을 시도하고 있기에
정부에서 방책의 하나로 적극 나선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행복을 결정짓는 절대적 조건(條件)으로
재산(財産)과 화목 그리고 건강 등을 꼽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돈을 행복의 1순위로 꼽지만,
돈이란 너무 없으면 불행(不幸)하지만
먹고살 정도만 되면 그 이상은
많다고 해서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결과가 조사를 통해 얻었다.
학력(學歷)과 사회적 지위도 그렇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행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언제나 2% 부족(不足)한
인생 속에서 행복을 꿈꾼다.
결혼생활도 역시 마찬가지다.
백마 탄 기사가 행복을 가져다줄 거라
꿈꾸지만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행복한 것은
신혼 시절뿐이라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기타 외모와 좋은 환경과의 관계도 동일하다.
평소에도 연예인들은 이혼이 더 많았지만
최근 들어 자살(自殺)이 잦은 것은
무엇을 의미(意味)하겠는가.
문제는 어떤 조건이든지 처음에는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첫 감격은 사라지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바람 난 사람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어느 때부터인가
좋은 학벌과 직장과 같은 획일화된
목표를 정해놓고 그것에 도달해야 행복해진다고
믿는 강요된 행복(幸福)관이 오히려 행복의
본질에서 멀어지게 하고 있다는 것이
그 다큐의 요지(要旨)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행복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느낄 수 있단 말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이란 어찌 보면
잡을 수 없는 신기루처럼 막연하고
거창하게만 생각하지만 실상
그것은 순간마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이해인 님의 ‘1% 행복 중에서’ 글을 보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半半)이면 저울이
어느 한 쪽으로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이 49%고 행복이 51%면
저울은 행복 쪽으로 기운다고 한 것처럼,
행복의 조건은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치 않고 단 1% 다른
마음을 가질 때 가능(可能)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똑 같은 상황에서도
그 1%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 1%란 만족(滿足)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행복은
외적인 조건들을 통해서만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 외부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18%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행복의 실체는 결코 외부가 아니라
작을 것을 통해서도
만족(滿足)할 줄 아는 낮아진 마음이다.
빈 방에 햇빛이 가득하듯이
욕심 부리지 않는 마음이 행복이며
그 행복이란 깃털보다 가볍지만
사람들이 그것을 담을 줄 모르고,
불행은 태산보다 무겁지만 벗을 줄을
모른다고 장자는 오래 전부터 한탄(恨歎)했다.
그러므로 행복은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유 할 수 있느냐,
얼마나 감사할 수 있느냐,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다.
두 번째 행복이란 자신감(自信感)에서 나온다.
지역에서 유명한 해장국집이 있다.
그 집은 음식도 유명하지만
허름한 옷을 입고
주차 안내하는 사람은 더 유명하다.
그는 식당 주인이지만,
굳은 일을 마다않고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그의 얼굴을 보노라면
행복이 절로 묻어나오는 것 같아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한다.
이렇게 속이 꽉 찬 사람일수록
자신감(自信感)이 있기에
외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행복한 생을 살아 갈 수가 있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런 욕구(慾求)가 있기에 이웃으로부터
인정받으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은 행복(幸福)한 삶을
만들어 준다.
행복이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나를 찾고 자신감을 찾고
그러므로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나의 장점과 콤플렉스는 무엇인가.
단점마저도 자신의 것임을 받아들이며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감이다.
물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것도 많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모습이 꼭 행복한생은
아니기에 남의 것을 부러워하지 않고
작은 것이라도 잘할 수 있는 것을
다듬어 자신감을 갖고 일하는 자체가
행복한 인생이라 말할 수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고난을 만나는가.
누구라도 고통 없는 삶이란 있을 수 없다.
고난을 만났을 때 그 자체를 부정한다고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고통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겨내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그런데 이러한 고난들을 이겨내게
하는 것이 자신감이다.
그러므로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바로
자신감(自信感)을 넣어주는 일이다.
물질적인 유산은 물려주지 못한다 해도
노력의 대가에 대한 철저한 인정을
통한 자신감은 수많은 인생의
고비들을 이기게 하므로,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게 한다.
세 번째 행복이란
사람과의 관계(關係)에서 기인된다.
모든 연구에서 공통적으로
보고되는 행복의 지표는
대인관계(對人關係)에 있었다.
누구나 가족과 친구, 이웃과의 친밀감이
강하게 느끼면 느낄수록 인생이
만족스럽고 즐거워진다.
재물(財物)운과 명예(名譽)운은
하늘에서 타고나지만,
인복(人福)은 자신이 하기에 달려있다고 했던가.
이렇듯 성공과 행복은
이웃과의 결산이므로 Know How보다는
언제나 Know Who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임어당은 ‘생활의 발견’에서
현실은 있으나 꿈이 없는 자는 짐승이고,
현실과 꿈이 있는 자는 보통 사람이요,
현실과 유머가 있는 사람이 바로
이웃이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했다.
여기서 유머란 삶의 여유(餘裕)다.
이웃을 배려할 줄 아는 1%,
그 작은 여유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하루에 한 번 크게 웃어보고,
먼저 인사(人事)하고,
내가 먼저 양보(讓步)하기 등
작은 항목들을 실천하도록 했더니 어느
마음 주민들의 행복(幸福)지수가
33%나 상승되었다고 한다.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겸손(謙遜)히 낮추어야 한다.
사람의 마음도 물처럼 낮은 곳으로 모이게 된다.
일은 조금 못해도 배우면 된다고 하지만,
목이 곧으면 '사람 못 쓰겠네'라는
소리를 들게 되면 행복은
경험할 수 없게 된다.
겸손의 기본은 인사(人事)다.
인사란 자신을 온유한 태도로 이웃을
인정하고 친절하게 섬기는 것이다.
하버드의대에서 ‘테레사 효과’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결과를 내놓았다.
평생 봉사의 삶을 살았던 그녀의
영상(映像)을 보는 것만으로도
면역(免役)물질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선행은 받는 사람 뿐 아니라
베푸는 자기 자신에게도
유익이 되는 최선의 길이다.
주여,
어리석게도
있을 땐 모르고 지나가고
지난 다음엔
아..그것이 행복 이었구나
뒤 늦게 깨닫고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이 순간,
작은 일에도 기뻐하며
작은 섬김에도 감사하며
작은 응답에도 감격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나무는 자신을 위해
그늘을 만들지 않는다고 하는데,
살다가 정신차려보니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니라
저를 바라보는 이와
더불어 그 길을 가므로
당신의 평안으로 행복한 삶을
살게 하소서!
2007년 2월 11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사진허락작가ꁾ서락샘님 해와달사이트 lovenphoto님 투가리님
^경포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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