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 위에 세운 집
삼국지의 고향이요,
경치가 빼어나 평소 관광명소였던
중국 사천성(四川省)에 큰 지진이 일어나
단 2분 만에 폐허가 되면서,
사망자가 지금까지
7만 명이 넘을 수도 있다고
중국 정부가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 중에서도 어린이들과
억압받던 소수민족들이 대다수라는 점이
우리를 더욱 우울(憂鬱)하게 한다.
건물 80%가 붕괴되었고,
6만 명은 아직도 생사가 확인이
안 되고 있지만,
이미 생존가능 72시간이 오래 전에 지났기에
사망자(死亡者)는 지금과
비할 수 없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지진 여파(餘波)로 일대
400여개의 댐에
심각한 균열이 생겨났기에,
만에 하나라도 상류지역 댐이 무너지면
하류 댐들도 도미노 식으로
무너지게 되는 대재앙을 우려(憂慮)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것보다 더 두려운 일은
인근 지역에 핵시설(核施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들 시설도 분명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정부는 지금
초비상이 걸려있는 상태다.
올림픽을 3개월 앞두고
건국 이래 최대 재앙(災殃)을 맞는
중국은 1천만 명의 이재민과 2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도 엄청나겠지만,
사람의 생명이나
문화적 유산은 어찌 돈으로
환산(換算)할 수 있으랴.
자존심 강한 그들로서는
이번 일이 큰 악재(惡材) 정도가 아니라,
시간이 거꾸로 돌려놔 갑자기
구석기로 돌아간 듯
모든 것이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진(地震)은 이렇게 삶의 모든 부분들을
위협하고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가장 무서운
세기 말의 재앙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어찌하겠는가.
인생의 폭풍(暴風)을 누가 알았겠는가.
설령 안다한들 어찌 대비할 수 있단 말인가.
중국은 지금처럼만 계속 성장(成長)한다면
자신들 말대로 세계화를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는 과정 중에
있었는데 이런 일을 당했으니,
자존심이고 뭐고 간에
인근 국가들에 도움을 요청하고
자국 군인들도 모든 인력을 동원하여
복구(復舊)작업에 총력을 기우리고 있는 판에,
오늘 또 사천성에 6.4규모 여진이 발생하여
400여명 사상자와 함께 7만 채 이상의
가옥이 무너졌다고 하니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얼마 전 미얀마에서는 사이클론으로
10만 명으로 추정(推定)되는 사망자와
1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최악의 재난을 당하여
국제적으로 도움을 받으며
복구 중에 있었는데 중국 지진이 일어나자
그들 입장에선 난처한 일이 되었다.
그들은 모든 면에서 중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기에
더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갑작스럽게 중국지진이 일어나자
세계 모든 매스컴의 주목이
그들에게 향하니
절대적인 도움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대체 요즘 들어
왜 이리도 대형 자연재해들이
빈번(頻繁)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지진은
판 충돌(衝突)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인도판과 유라시판 지각 판이 충돌할 때,
밀어 올리는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발생하는 것이 지진이라는 이론이다.
하지만 이러한
천재지변적인 원인보다는
인재(人災)적인 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아직까지도
계속 짓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싼샤(三峽)댐이 원흉일지 모른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되기 때문이다.
보통 큰 대형 저수지에 물을 가둬두면
그 힘이 부하(負荷)가 걸려 물이
지하로 침투하면서 공국이 생겨나면서,
지진을 발생케 한다고 하는데
중국정부는 극구 부인하고 있는 입장이다.
어떤 원인으로 일어났든
이러한 지진은 중국만의 재앙이 아니라
한 순간(瞬間)에 우리 일이
될 수도 있기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옛날에
6.0 정도의 지진이 자주 발생했었지만,
그동안 완충(緩衝)지대에 있었기에
큰 피해가 없었던 것이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절대 아니라고 한다.
지금은 멀쩡해도
지진은 계속 움직이고 이동(移動)하기에
언제 어떤 모습으로 만날지
알 수 없으므로,
이번 중국 지진을 통해
국가는 국가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단단히 인생 대비(對備)함이
지혜로운 사람일 것이다.
두꺼비들은 이번 지진 때도
미리 재앙을 감지하고
훨씬 전에 이동(移動)했다고 했는데,
사천(四川)성과 가까운
귀주(貴州)성에서 개구리와 두꺼비들이
떼 지어 이동하는 것을 보고
주민들은 또 다시 두려움에 빠져 있다.
몇 년 전에 일어난 인도네시아 쓰나미 때도
코끼리들이 높은 산으로
뛰어올라갔다는 얘기가 있었듯이,
짐승들이 이렇게 큰 재앙을
미리 감지(感知)하고
대피하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사람은
그런 예지력이 없는 대신에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대비하려고 한다.
몇 몇 선진국에서
지진을 예측(豫測)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여 연구하므로
이젠 겨우 지진을 일으키는
판형 구조는 어느 정도 파악했다 해도,
문제는 지구를 덮고 있는 판의 성질(性質)이
서로 다르기에 정확하게
언제 어디에서 지진이 일어날지는
여전히 신(神)의 영역으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나는 이번 중국 지진이
단 2분 만에
현대(現代)문명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서,
정신이 번뜩 들었다.
아! 이 지진은 그들 뿐 아니라
인류(人類)를 향한
분명한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것은 성장과 부도덕이라는
부조화(不調和)적인
삶에 대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우리는 여러 부분에서
이미 도덕성(道德性)을 상실한지 오래되었고,
조화로운 삶을 무시하는 것이
벌써 체질화 되었다.
산업화는 성장(成長)이라는 큰 열매를
안겨주었지만,
더불어 여러 가지 사회문제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것은
고속 성장한 경제는
돈 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게 했다.
돈이 삶의 전부이며,
돈이 신이 되었고
돈이 모든 가치의 기준(基準)이 된 것이다.
누구를 만나도 관심(關心)은 오로지 돈에 있고,
사람의 절대적인 평가기준도 역시나
돈에 있다.
물론 사람에겐 돈이 필요하다.
어느 정도 물질 없이는
행복이란 꿈같은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물질만 갖고는 생의 만족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사람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곧 돈만 좇아가다가는
한 순간에 무너진 지진처럼
한 순간에 생이 붕괴(崩壞)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목숨을 얻기 위해,
콘크리트 더미에 깔린 다리를 자르고
너무 목말라 허벅지를 찔러
피를 마셨다는 생존자의
증언을 들을 때,
나는 소름이 끼쳤다기 보다는
당연한 말 같지만,
인생에서
목숨처럼 소중(所重)한 일이 없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던 것이다.
그러므로 중국 지진을
남의 이야기로만 들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번 일로 내 인생의 지반은 무엇으로
깔려있는지 그리고
나는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일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신은 정말로 존재 하는가.
인생의 의미(意味)는 무엇이며,
내가 존재(存在)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에
확신(確信)할 수 있어야만,
어떤 지진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을
반석위에 세워진 인생이
될 것이다.
주여,
목숨은 소중한데,
내 목숨이나 그들 목숨이나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번 지진은
우리 인생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면서도,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제 인생은
지금 어느 곳에 세워지고
있는지
두렵기까지 합니다.
겉은 화려하나
모래 위에 세워지는
부실공사가 아닌지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소서.
2008년 5월 25일 강릉에서 피러한 드립니다.
사진작가ꁾ 투가리님 크로스맵(박종현님) 해와달사이트(우기자님) |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