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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요6:22-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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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김부겸 목사 |
참고 : | http://blog.naver.com/malsoom/64519038 |
2009년 3월 29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요한복음 6장 22절~59절
설교제목 : “하늘은 밥 속에 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빵이다. 이것은, 너희의 조상이 먹고서도 죽은, 그런 것과는 같지 않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요한 6:22~59)】
<성만찬 전통>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이르시되 이것은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 하시고, 식후에 또한 그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이르시되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 (고전 11:23~25).
우리 기독교에는 성찬식(聖餐式) 전통이 있습니다. 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우리 기독교의 의식으로서 예수의 최후를 기념하여 회중(會衆)이 예수의 살을 상징하는 빵과 피를 상징하는 포도주를 나누어 먹는 의식입니다. 특히 부활절이나 성탄절에 우리 기독교는 성찬예식을 거행하곤 합니다. 가톨릭의 경우에는 이 두 절기뿐만 아니라, 거의 매주일 미사 때마다성찬예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죄송하고 외람되게도, 우리 기독교와 가톨릭의 성찬예식 전통이 뭔가 크게 잘못되어 있습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화체설 이야기>
우리 기독교와 가톨릭에서 성찬식을 행할 때, 그 이론적 근거로 삼는 신학은 화체설(化體說)입니다. 참고적으로 화체설은 성찬식 때 먹는 떡과 포도주가 순간적으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한다고 하는 학설로서, 1551년에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교의로 선포된 이후 가톨릭교회가 인정하는 학설입니다. 물론 기독교의 경우, 화체설에 대한 비판의 입장에 서 있기도 합니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화체설의 연장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체설도 문제지만, 성찬식이 갖고 있는 근본적 생각의 바탕이 더 큰 문제입니다. 성찬식이라는 게 뭡니까? 사람이 먹는 음식을 거룩한 음식과 속된 음식으로 나누고 난 후, 교회와 성당에서 잠깐 먹고 마시는 약간의 음식이 인간의 영혼을 거룩하게 한다는 생각의 바탕, 그게 문제의 핵심입니다. 왜냐하면, 결론적으로 말씀 드려서 인간이 먹는 모든 음식은 곧 다 거룩한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세상의 모든 음식은 다 하느님의 ‘살과 피’인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음식 중에서 하느님의 ‘살과 피’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주일날 교회와 성당에서 조금 뜯어 먹는 약간의 음식만 거룩한 성찬이 될 수 있는 것입니까? 발상자체가 틀렸습니다. 이것이 서양 기독교 전통의 본질적 잘못입니다.
<동학의 밥 사상>
우리 기독교는 동학의 밥 사상에서 정말 크고 깊은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동학에서 밥은 그냥 밥이 아닙니다. 제가 이해하는 바대로 말씀드리자면, 동학인의 일상적 밥은 곧 제사의 밥인데, 그 제삿밥은 하늘을 향해서 제사 드리는 밥이 아니라, 그 스스로에게 제사 드리는 밥입니다. 향아설위(向我設位), 즉 ‘나를 향해 자리를 베푸는’는 제사의 음식을 매일매일 정갈하게 먹는 삶이 곧 동학인의 식생활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하늘의 아들딸인 인간들이 그 스스로의 영성에 대해서 경의와 사랑을 베푸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매일매일의 식사를 제사처럼 먹고 마시는 삶입니다. 그게 동학의 식사영성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사실 아주 오래 전에 예수님께서 인류에게 일깨워주셨던 식사의 영성이었던 것입니다.
<성경 이야기>
이제 성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있고, 나도 그 사람 안에 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은 하늘로부터 내려온 빵이다. 이것은, 너희의 조상이 먹고서도 죽은, 그런 것과는 같지 않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요한 6:22~59)】
이 놀라운 예수님의 말씀을 화체설 따위로 풀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그 말씀의 진수를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서양의 전통으로는 이 기가 막힌 메시지를 제대로 풀어낼 수 없습니다. 동양의 영성으로 풀어야 합니다. 특히 동학의 ‘밥 사상’으로 예수님의 이 말씀을 풀면, 그 놀랍고도 신기한 은혜의 강물을 터뜨릴 수 있습니다.
<수도교회 성찬식>
우리 수도교회는 성찬예식을 거행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교인이 몇 안 되었기 때문에 그렇기도 했습니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성찬식의 의미를 좀 다른데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배 시간 중에 약간의 빵과 포도주를 먹으면서 성찬의 의미를 새기는 것에 반대합니다. 그것 가지고는 안 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일상의 식사를 성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 수도교회에서 매 주일마다 점심식사를 하는데, 사실은 그게 성찬입니다. 잠깐 기도하고 먹는 교인들 전체 식사가 곧 성찬예식이고, 교우들이 매일매일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먹는 3끼의 식사가 곧 하느님의 살과 피를 먹는 너무나도 거룩하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성찬인 것입니다.
김흥호 선생은 그의 책 『연꽃이 피기까지는』(벽암록 해설)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도대체 진리, 진리하지만 진리란 언제나 평범한데 있는 것이지 독특한 것이 아니다. 영원은 찰나에 있고, 추상(抽象)은 구체(具體) 속에 있고, 하늘은 흙 속에 있다. 일상시도(日常是 道)다 … 진리는 밥을 떠나서 있는 것이 아니다. 밥 안에 있다. 아니 밥 자체가 진리다. 실존(實存)은 그대로 진리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하늘은 밥 속에 있다”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잘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잠깐 기도하겠습니다.
축도 : 이제는 우리에게 진리의 길을 몸소 보여주신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언제나 어디서나 자비의 마음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진리의 동반자로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동행이 여기 고개 숙인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지금부터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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