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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올제(내일)는 24절기의 네 번째 절기로 춘분(春分)입니다. 이날은 해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지요. 이날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고 보며,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논갈이를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습니다.
이날 날씨를 보아 그 해 농사의 풍년이 들 것인지 물난리가 날 것인지를 점치기도
하였지요.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권15 증보사시찬요(增補四時纂要)에 따르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이날은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해가 뜰 때 정동(正東)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믿었습니다. 또 한편으론 이날 구름 기운을 보아, 푸르면 병충해, 붉으면 가뭄, 검으면
물난리, 누런 빛깔이면 풍년이 된다고 점치기도 했지요.
특히 춘분은 농사가 시작되는 때로 "하루 밭 갈지 않으면 한해 내내
배고프다"라고 했습니다. 또 춘분은 겨우내 밥을 두 끼만 먹던 것을 세 끼를 먹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지금이야 대부분 사람들이 삼시세끼를 먹지만
예전엔 일을 하지 않는 농한기 겨울엔 세끼를 먹는 것이 부끄러워 점심은 건너뛰었는데 “점심(點心)”이란 말은 아침에서 저녁에 이르기까지의 중간에
먹는 곧 허기가 져 정신이 흐트러졌을 때 마음(心)에 점(點)을 찍듯이 그야말로 가볍게 먹는 것을 뜻했습니다. 우리도 춘분을 맞아 새롭게 마음
농사 준비를 하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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