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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요3:2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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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김부겸 목사 |
참고 : | http://blog.naver.com/malsoom/65603248 |
2009년 4월 19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요한복음 3장 22절~30절
설교제목 : 연대의 영성
그 뒤에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유대 지방으로 가서, 거기에서 그들과 함께 지내시면서, 세례를 주셨다. 살렘 근처에 있는 애논에는 물이 많아서, 요한도 거기에서 세례를 주었다. 사람들이 나와서, 세례를 받았다. 그 때는 요한이 아직 옥에 갇히기 전이었다. 요한의 제자들과 한 유대 사람 사이에 정결 예법을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요한의 제자들이 요한에게 와서 말하였다. "랍비님, 보십시오, 요단 강 건너편에서 선생님과 함께 계시던 분, 곧 선생님께서 증언하신 그가 세례를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그에게로 모여듭니다." 요한이 대답하였다.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것도 받을 수 없다. 너희야말로 내가 말한 바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고, 그분보다 앞서 보내심을 받은 사람이다' 한 말을 증언할 사람들이다. 신부를 차지하는 사람은 신랑이다. 신랑의 친구는 신랑이 오는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신랑의 음성을 들으면 크게 기뻐한다. 나는 이런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요한 3:22~30).
<성서해석에 대한 이야기>
목사안수를 받기 위해서 신학대학에 잠깐 다닐 때 이야기입니다. 우리 신약학계의 지도자(?)쯤으로 평가받던 신학교수 한 분이 복음서(마태 마가 누가 요한)를 강의하셨는데, 그날 강의는 예수님과 세례요한의 관계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그 교수님께서는 예수님 그룹과 세례요한 그룹의 갈등관계를 말씀하시면서, “예수를 따르던 제자들이 예수 공동체의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세례요한이 하지도 않은 말, ‘예수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말을 복음서에 끼워 넣었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자신에 찬 어조로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발언을 들으면서 깊은 한숨이 몰려왔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제가 과민하게 반응하는지도 몰랐습니다만, 저는 그 교수님의 발언을 들으면서 “아! 더 이상 신학교에 다닐 필요가 없구나!”하는 생각조차 들었습니다. 또 더 나아가서 “이 양반이 서양에 가서 배워온 신학이라는 것이 이제는 완전 괴물수준으로 타락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수준의 성서해석은 성서정신의 본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식의 성서해석은 세례요한을 욕되게 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도, 더 나아가서 우리 기독교인 모두를 욕되게 하는 ‘아주 못된’ 생각의 장난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성서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요? 이 오래된 질문에 대해서 긴말 하고 싶지 않고, 저는 오늘 다만 신화학자 조셉 캠벨(1904~1987)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렵니다. 조셉 캠벨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조셉 캠벨은 190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신화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는 미국 인디언 문화에 대한 책들을 즐겨 읽었고, 자연사 박물관을 자주 찾았으며, 그곳에 수집되어 있는 토템 기둥들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만남들이 모든 신화들과 서서시들을 인간의 영혼 안에서 연결하는 캠벨의 이론으로 이끌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모든 신화들과 서사시들은 사회적, 우주론적, 영적 실재들을 설명할 보편적 필요성을 나타내는 문화적 표현들”이었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바로 이것(큰 따옴표를 친 문구)입니다. 즉, “모든 신화들과 서사시들은 사회적, 우주론적, 영적 실재들을 설명할 보편적 필요성을 나타내는 문화적 표현들”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는 성서의 위대한 문구는 인간관계의 갈등상황 속에 풀어야할 사사로운 문구가 아니라, ‘사회적, 우주론적, 영적’ 실재들을 설명해내는 ‘문화적 표현’이어야 했던 것입니다.
성서해석과 관련해 조셉 켐벨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 시대 종교의 과제와 기능은 마음을 깨우는 것이다. 만일 성직자들이 마음을 깨우지 못하거나 깨울 수 없다면, 사람들을 깨우고 영적으로 양육할 상징들을 해석할 능력이 없음을 의미한다. 성직자가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은 배반행위다. 사회활동이나 신도들의 가정사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성직자의 임무를 대신하는 것은, 그들의 소명의 진정한 이유, 즉 자신에게 맡겨진 사람들에게 예수의 죽음과 부활, 승천의 의미가 지니는 여러 가지 차원들을 열어 보이는 일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네가 바로 그것이다』(조셉 캠벨 지음, 해바라기) 94쪽).
<도전을 주는 성서해석>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하여야 한다”(요한 3:30)라는 세례요한의 말씀은 제게, 또 우리에게 어마어마한 도전을 줍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그 세례요한의 말씀을 잘못 읽고 있습니다. 오독(誤讀)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다수의 사람들이 이 말씀을 세례요한의 항복 선언으로 읽습니다. 자신보다 영적으로 뛰어났던 예수를 인정하면서, 그에 대한 항복선언으로 이 성서의 문구를 읽고 있습니다. 또 이와 아울러서 이 문구를 예수님의 승리선언으로 읽곤 합니다. 세례요한보다 뛰어났던 예수의 우월성을 이 성경문구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언하건데, 이는 어리석은 성서해석입니다. 그건 이 성서말씀의 본래 정신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성자의 반열에서 살다간 ‘예수와 요한’ 모두는 그런 이기적인 생각의 포로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성스러운 아들들(딸들)의 세계에서는 ‘나와 너’의 구분이 없습니다. 오직 형제자매만이 있을 뿐입니다. 예수와 요한, 모두 한 분 하느님의 아들들인데, 거기에 무슨 경쟁이 있고, 차별이 있고, 우열이 있고, 분열이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집안에는 ‘나뉘어짐’, 즉 분화(分化)가 없습니다. 미분화의 세계이고, 형제자매의 세계이고, 한 핏줄이고, 하나의 세계입니다.
엊그제 라디오에서 음악프로그램을 듣던 중 기가 막히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것입니다. 진행자가 타인(他人, 남)에 대해서 정의하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남이란, 아직 만나지 못한 친척이다.” 그렇습니다. 바로 그런 포인트입니다. 사실은 온 인류가 다 형제자매입니다. 한 핏줄이고, 하나의 가족입니다. 다만 우리가 서로 만나지 못해서 남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그런 것입니다.
<힘을 합친다는 것>
오늘날의 사람들이 시대정신으로 삼고 있는 것 중에 ‘연대’정신(連帶, 힘을 합침, 시너지-synergy, 누이 좋고 매부 좋음, 윈윈(win win) 효과)이 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야할 일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연대가 다 좋고 훌륭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약자들이 연대해 힘을 모은다면, 그 힘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시너지이론가)이 있다면, 이는 틀린 것입니다. 또 힘을 합치면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윈윈효과가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이는 틀린 것입니다. 또 약자들이 힘을 길러서 강자들을 무찌르자고 제안한다면, 그런 연대는 틀린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연대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지혜의 연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연대란 어떤 연대일까요? 그것은 ‘하느님의 자녀들’로서의 연대입니다. 한 분 하느님의 한 형제자매로서 서로가 서로를 돕는 것입니다. 그냥 돕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죽음의 지경에 이르기도 하지만, 형제와 자매를 돕는 것입니다. 그것이 하늘에서 온 연대인데, 즉 세례요한이 예수님을 도왔던 연대입니다. 그것에 세례요한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나와 너’의 구분이 없는 거룩한 연대, 그걸 세례요한이 일깨워주고 있었습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연대의 영성’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시간 세례요한이 일깨워준 ‘연대의 영성’을 우리 마음 가운데 기억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축도 : 이제는 우리에게 진리의 길을 몸소 보여주신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언제나 어디서나 자비의 마음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진리의 동반자로서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동행이 여기 고개 숙인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지금부터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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