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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라야 ……

사사기 김부겸 목사............... 조회 수 385 추천 수 0 2015.09.17 23:37:06
.........
성경본문 : 삿7:1-8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수도교회 http://blog.naver.com/malsoom/106525467 

2010년 5월 30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사사기 7장 1절~8절

설교제목 : “작은 것이라야 ……”

 


【여룹바알이라고도 하는 기드온과 그가 거느리는 모든 군대가 일찍 일어나, 하롯이라는 샘 곁에 진을 쳤는데, 미디안의 진은 거기에서 북쪽 골짜기에 있는 모래 언덕에 있었다. 주께서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거느린 군대의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는 내가 미디안 사람들을 네가 거느린 군대의 손에 넘겨 주지 않겠다. 이스라엘 백성이 나를 제쳐놓고서, 제가 힘이 세어서 이긴 줄 알고 스스로 자랑할까 염려된다. 그러니 너는 이제라도 그들에게 말하여, 두려워서 떨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길르앗 산을 떠나서 돌아가게 하여라." 기드온이 두려워서 떠는 자를 돌아가게 하니, 그들 가운데서 이만 이천 명이 돌아가고 만 명이 남았다. 주께서 또 기드온에게 말씀하셨다. "군인이 아직도 많다. 그들을 물가로 데리고 내려가거라. 내가 너를 도와 거기에서 그들을 시험하여 보겠다. 내가 너에게 '이 사람이 너와 함께 나갈 사람'이라 일러주면, 너는 그 사람을 데리고 가거라. 내가 또 너에게 '이 사람은 너와 함께 나가지 못할 사람'이라 일러주면, 너는 그 사람은 데리고 가지 말아라." 기드온이 군대를 물가로 데리고 내려가니, 주께서 기드온에게 이렇게 일러주셨다. "개가 핥는 것처럼 혀로 물을 핥는 사람과 무릎을 꿇고 물을 마시는 사람을, 모두 구별하여 세워라." 손으로 물을 움켜 입에 대고 핥는 사람의 수가 삼백 명이었고, 그 밖의 백성들은 다 무릎을 꿇고 물을 마셨다. 주께서 기드온에게 이르셨다. "물을 핥아먹은 삼백 명으로 너희를 구원하겠다. 미디안 사람들을 너의 손에 넘겨주겠다. 나머지 군인은 모두 온 곳으로 돌려보내라." 그래서 기드온은 물을 핥아먹은 삼백 명만 남겨 두고 나머지 이스라엘 군대는 각자의 집으로 돌려보냈다. 남은 삼백 명은 돌아가는 군인들에게서 식량과 나팔을 넘겨받았다. 미디안의 진은 그 아래 골짜기에 있었다.(사사 7:1~8)】


  <선거 이야기>

  요즘 선거의 계절입니다. 시장, 군수, 도지사 그리고 각각의 의원들을 뽑는 정치행사가 한창입니다. 시끄러운 유세차량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말한 이가 중국의 공산혁명가 마오쩌둥이었습니다만, 요즘은 “권력은 투표에서 나온다”는 말이 실감되는 정국입니다. 옛날에는 무력(武力), 즉 총과 칼을 쥔 자가 권력을 차지했습니다만, 현 시대는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는” 다수결 투표가 권력을 만들어 내는 창구인 셈입니다. 그러니 권력 지망생들은 너도 나도 ‘좀더 많은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밤낮으로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다수결 원칙으로 운영되는 민주주의 정치체제를 ‘인정’하는 입장이기는 합니다만, 한편으로 곰곰이 생각해볼 때 그런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최선’의 제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 차선(次善)일 수는 있지만, 최선(最善)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에 있어서 최선의 정치제도는 무엇일까요? 오늘 그 고민을 함께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경 이야기>

  먼저 성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정치지도자 중에 ‘기드온’이라 하는 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팔레스틴의 토착민 ‘미디안 사람들’과 일전(一戰)을 앞두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하느님의 계시는 “군대의 숫자를 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네가 거느린 군대의 수가 너무 많다. 이대로는 내가 미디안 사람들을 네가 거느린 군대의 손에 넘겨 주지 않겠다. 이스라엘 백성이 나를 제쳐놓고서, 제가 힘이 세어서 이긴 줄 알고 스스로 자랑할까 염려된다. 그러니 너는 이제라도 그들에게 말하여, 두려워서 떨리는 사람은 누구든지, 길르앗 산을 떠나서 돌아가게 하여라."(사사 7:2). 그래서 결국 3만 2천 명의 군사는 3백 명으로 줄어들었고, 그 터무니 없는 숫자의 군대로 기드온은 미디안의 군사들을 물리쳐 버렸습니다.

  이 황당한 이야기(?)에 담겨져 있는 영성적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보수적 기독교측이 이 ‘기드온과 3백 용사들’을 거론하며 “믿음 좋은 특공대가 무수한 적들을 기적적으로 물리치는 이야기”를 떠벌립니다만, 그러나 죄송하게도 이는 더욱 더 황당한 이야기일 뿐입니다. 제가 이해하는 바, ‘기드온과 3백 용사’ 이야기는 그런 맥락의 메시지는 결코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 기드온 이야기에 담겨져 있는 영성적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해서 “작은 것이라야, 혹은 적은 것이라야 제대로 된 그 무엇이 된다”는 메시지일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확신합니다.

  이 전투 장면에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대목은, 기드온의 용사들이 미디안 군사들을 물리치는 장면입니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3백 명이 나팔을 불 때에 주께서 모든 적들이 저희들끼리 칼로 치게 하셨다.”(사사 7:22). 기드온의 3백 용사들은 칼과 창으로 전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3백 명의 군사가 수천 명 혹은 수만 명의 군사들을 상대로 전투를 통해서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 3의 방법, 즉 전쟁도 아니고 항복도 아닌, ‘그 무엇’을 통해서만 대군(大軍)을 물리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무엇’은 무엇일까요? 함께 고민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겠습니다.


  <상상의 이야기>

  먼저 성경에 대한 저의 견해를 말씀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성경은 기본적으로 신화(神話), 우화(寓話), 동화(童話), 소설(小說) 차원의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기드온 이야기 역시 어떤 전투의 역사적 기록이라기보다는 전쟁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하느님의 영성을 설명하려한 어떤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에 대한 해석 역시 신화를 해석하듯이, 동화와 소설을 해석하듯이 ‘상상력을 동원해서’ 해야 하겠지요.

  그래서 상상력을 동원해서 기드온 이야기를 제 나름으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3만 2천 명에서 3백 명으로 줄어든 ‘기드온의 용사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쩌면 그들은 미디안 군사들에게 자발적으로 포로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자발적인 포로’가 되어서 미디안 제국으로 끌려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디안 제국에 끌려가서 모진 고생을 다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수십명 혹은 기백명이 죽어버렸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끝끝내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미디안 제국을 ‘장악’해 들어갔을 것입니다. 여기서 ‘장악’한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군사적으로 ‘장악’하는 것이 아니라, 영성적으로 장악하는 것이지요. 그 3백명의 용사들이 하느님을 섬기는 신실한 사람으로서, 미디안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포악했을 미디안 사람들 입에서 “그 3백명의 사람들에게서 간사함을 찾을 수 없다. 그들은 참으로 훌륭한 인격을 지닌 성자들이었다”는 고백이 터져나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미디안 사람들은 이렇게 결정했을 것입니다.

  “저토록 위대한 3백인의 성자들을 배출할 수 있는 민족이라면 정말 훌륭하다. 그 민족과 더불어서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자. 그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영토를 내어주자.” 그래서 결국 이스라엘 민족들은 미디안 제국의 사람들과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상상력을 통해서 제 나름으로 해석해 본 ‘기드온과 3백 용사’ 이야기입니다.

  물론 제 이야기가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았을 때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역사적인 맥락에서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영성적인 맥락에서의 이야기가 더 본질적인 것이고, 그래서 그것이 몇 배나 더 중요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정치 이야기로>

  다시 우리 선거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권력을 얻기 위해 표를 구걸하고 돌아다니는 ‘정치 지망생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묻고자 합니다. “정녕 그대들이 인류를 섬기기 위해 권력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까?” 죄송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인류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 스스로의 욕망을 위해서 표를 구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건 정말 아닙니다. 큰 잘못입니다. 준엄한 회개가 그분들에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래도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정말 인류를 섬기는 마음으로 권력을 구하는 이들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현재 정치 운동을 하는 분들 중에 소수의 사람들은 분명 그럴 것입니다. 그분들은 정말 인류를 섬기는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있고,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얻은 표를 통해서 권력을 쟁취하고, 그런 권력을 통해서 인류를 섬기려는 ‘좋은 뜻’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할까요? 죄송합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이 분들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총구를 통해서건, 투표를 통해서건’ 권력을 통한 어떤 도모도 하느님의 뜻에 완전하게 합치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걸 일깨워준 이야기가 바로 ‘기드온과 3백 용사’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설교의 결론>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즉 작아지고, 적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커지고 많아져서 뭔가를 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작아지고 적어져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하느님의 그 무엇들’이 될 수 있습니다. 완전한 행복의 그 무엇, 완전한 평화의 그 무엇, 완전한 기쁨의 그 무엇, 완전한 해방의 그 무엇 …… 그런 것들이 될려면 반드시 ‘작아지고, 적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정치, 하느님의 사업, 하느님의 노동, 하느님의 농사, 하느님의 출판, 하느님의 사랑, 하느님의 목회, 하느님의 공부, 하느님의 사귐, 하느님의 생활 ……… 그런 것들은 항상 ‘작고 적은 것들에게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기드온과 3백 용사’ 이야기가 일깨워주고 있는 영성적 메시지일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작은 것이라야 ……”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잠깐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길을 직접 보여주신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의 생명과 영혼을 언제나 치유해 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아름다운 동행이 사랑하는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언제나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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