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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김학현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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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게 최대 위협은 아베 정권이다"
[책 뒤안길] 일본의 대미종속 다룬 <망국의 일본 안보정책>
김학현(연서교회목사) | 승인2015.06.16 06:59
일본의 우경화, 아베 신조(安倍晋三)가 일본의 총리가 되면서 가장 많이 우리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다. 오는 22일로 한일 국교 50주년을 맞지만 아직도 일본은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하여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은 물밑 접촉을 수차례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한일 간에 상당한 진전이 있으며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측은 이런 박 대통령의 발언에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다. 이런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 중 두 명이 지난 11일 별세함으로 위안부 할머니는 50명 정도 생존해있다.
위안부 문제 뿐 아니라 자위대의 ‘적극적 평화주의(아베는 유엔총회에서 세계 평화유지활동 등 유엔의 집단 안전보장 조처에 더 적극적으로 참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자위대의 국제 문제의 군사적 개입을 의미한다- 기자 주)’를 위해 헌법의 재해석까지 들먹이고, 더 나아가 개헌론까지 들고 나왔다.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는 대미 콤플렉스
지난 2015.5 14일 일본인 수만 명이 아베가 추진하는 안보 법률 재·개정 움직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외신은 보도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안보 법률 초안은 일본 자위대 정예부대에 대한 해외 파병을 확대하는 방안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런 아베의 우경화 정책은 지난 4월말 미국 방문 이후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군사 부문에서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안 발표, 경제 부문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Trans-Pacific Partnership)의 조속한 타결 합의를 통해 양국 간의 동맹을 더욱 공고히 했다.
미국 방문 후 한 달 새 미국산 첨단무기를 5조원대나 사들인 것은 아베가 추진하는 자위대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착착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과 미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우리나라로써는 마냥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호주, 영국, 러시아, 아세안국가, EU까지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환영하고 있는 추세인데, 우리나라와 중국은 이런 아베 정권의 움직임이 달갑지 않다. 그런데 아베 정권의 우경화가 우리만 껄끄러운 게 아니다.
일본 내에서도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야나기사와 교지는 아베 정권을 ‘돌연변이 정권’이라면서 전후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패전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전승국 미국에 대한 콤플렉스’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대미 콤플렉스가 대중·대한 콤플렉스로까지 번졌다고 진단한다.
야나기사와 교지는 제1차 아베 내각에서 안보·위기관리를 담당했던 부장관보(차관급)였던 사람으로 누구보다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에 전문가이다. 야나기사와 교지는 최근 <망국의 일본 안보정책>(한울 펴냄)을 통하여 아베의 ‘적극적 평화주의’를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그는 “일본에게 최대 위협은 아베 정권이다”라고 말한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성립될 수 없다’
저자는 ‘아베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동조한다면서, 아베가 추진하는 일본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National Security Council) 설치, 특정비밀보호법,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안보판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화살’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모두 추상적이라고 비판한다.
“미 군함을 지킨다는 목적을 위해서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가 절대로 필요하다”는 이유는 성립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또한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등해지기를 위해’ 노력할 게 아니고, ‘미국으로부터 정신적 자립’을 달성하게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일본이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에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다. 그것은 미국의 집단적 자위권, 일본에서의 개별적 자위권이다. 따라서 일본의 방위를 목적으로 했던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망국의 일본 안보정책> 33쪽
저자는 아베가 한 마디로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한다”며, 적절한 이유나 목적이 없는 자위대의 해외파병을 전제로 한 ‘적극적 평화주의’는 실체 없는 정책이라고 말한다. 미국과의 혈맹을 구축한다는 근거로 밀어붙이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대단히 추상적이며, 군사적으로도 비현실적’이라며, ‘적어도 일본의 안전과 세계의 평화 등의 정책 목적과는 동떨어진 논리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판한다.
헌법을 재해석하거나 고쳐가면서까지 자위대의 해외파병에 매달리는 아베 정권의 의도는 ‘전투행위’를 합법화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최소한의 브레이크 장치도 없는 가운데 헌법 전문에 언급된 ‘정부의 행위로 다시 전쟁의 참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실은 무력을 배제하는 것 이외에 브레이크가 없다.
저자는 ‘적극적 평화주의’의 덫은 ‘군사적 긴장만을 높이는 정치적 슬로건’일 뿐이라며, 헌법해석 변경을 위해 국민적 저항을 감소시키려는 일종의 수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적극적 평화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 굳이 헌법해석을 변경하거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필요 없이 현 헌법 해석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EU의 적극적인 지지와 묵인 하에 아베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경화에 올인하고 있다. 동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를 긴장 국면으로 몰고 가는 아베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저자는 한마디로 ‘망국의 안보정책’이라고 단언한다.
“전쟁은 정치의 연장이다. 더욱 명확하게 말하자면, 정치의 실패는 본래 방지해야만 하는 ‘쓸모없는 전쟁’을 일으킨다. 그 자각을 결여한다면, 그와 같은 전략은 ‘망국의 안보정책’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망국의 일본 안보정책> 136쪽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 항상 껄끄럽다. 미국은 우리의 손을 들어주기는커녕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기고 있다. 저자와 같은 일본의 식자들이 일본의 안보외교정책을 실체 없는 망국정책이라고 비판함에도 불구하고, 아베 정권은 더욱 우경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때에 ‘망국의 안보정책’이 있다면 ‘흥국의 안보정책’ 또한 있지 않겠냐는 옮긴이 한반도아시아국제관계연구회 이용빈 의장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전체제 속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더욱 굳건한 안보태세를 갖추고 유연한 외교정책을 구사함으로 이공위수(以攻僞守)의 다양한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망국의 일본 안보정책>(야나기사와 교지 지음 / 이용빈 옮김 / 한울 펴냄 / 2015. 5 / 215쪽 / 1만8000 원)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안 되는 길일 것 같아 그 길을 걸으려고요.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김학현(연서교회목사)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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