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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350번째 쪽지!
□살아남은 자들
김교신 선생이 한 달에 150부 발행하는 <성서조선>이라는 잡지에 쓴 조와(弔蛙)라는 짧은 글이 생각납니다. 이 짧은 글은 일본제국침략자들을 격노하게 했습니다. 일제가 아무리 극악무도하게 조선인들을 다 죽인다고 해도 결국 죽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이 있어 그들로 하여금 새로운 역사가 창조될 것임을 상징하는 글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글로 인해 잡지는 강제 폐간되고, ‘성서조선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작년 늦가을 이래로 새로운 기도터가 생겼었다.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가느다란 폭포 밑에 작은 연못을 형성한 곳에 평탄한 반석 하나가 솟아나서 한 사람이 꿇어앉아서 기도하기에는 천성의 성전(聖殿)이다.
이 반석에서 혹은 가늘게 혹은 크게 기도하며 또한 찬송하다 보면 전후좌우로 엉금엉금 기어 나오는 것은 연못 속에서 암색에 적응하여 보호색을 이룬 개구리들이다. 산중에 큰 일이 생겼다는 표정으로 접근하는 개구리 친구들, 때로는 5, 6마리 때로는 7, 8마리.
늦은 가을도 지나서 연못에 엷은 얼음이 얼기 시작함에 따라서 개구리들의 움직임이 하루하루 완만하여지다가 나중에 두꺼운 얼음이 투명을 가리운 후로는 기도와 찬송의 음파가 저들의 귀에 닿는지 안 닿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이렇게 수개월여가 무심코 지나갔다.
봄비 쏟아지던 날 새벽, 이 바위틈의 얼음도 드디어 풀리는 날이 왔다. 오래간만에 친구 개구리들의 안부를 살피고자 연못 속을 구부려서 찾았더니 오호라, 개구리의 시체 두세 마리 연못가에 떠 있지 않은가!
짐작컨대 지난겨울의 비상한 혹한에 작은 연못의 밑바닥까지 얼어서 이 참사가 생긴 모양이다. 예년에는 얼지 않았던 데까지 얼어붙은 까닭인 듯, 동사한 개구리 시체를 모아 매장하여 주고 보니 연못 바닥에 아직 두어 마리 기어 다닌다. 아, 전멸은 면했나보다!>(김교신)
♥2015.11.4.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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