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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357번째 쪽지!
□용감하게 성경읽기
최근 저는 ‘이런 성경이 한 권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딱 그런 성경을 발견하는 기가 막힌 행운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성경은 장, 절 구분이 있습니다. 성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구별이 매우 유익하겠지만 성경을 ‘읽는’ 사람들에게는 이 장절 표시가 오히려 성경을 읽는 것을 매우 방해합니다.
그런데 성경이 맨 처음 쓰여졌을 때는 두루마리에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길게 적혀 있었을 뿐 장, 절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성경이 해부(?)되지 않고 그냥 통(通)으로 살아 있었습니다. 성경이 장, 절로 토막토막 나뉘어지면서 성경 구절구절이 주는 의미는 명확해졌지만, 성경 전체가 주는 큰 ‘맥’ 은 놓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의 장, 절 없이 그냥 맨 처음 두루마리 성경처럼 쭉 이어진 성경이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유진 피터슨(Eugene H. Peterson)이 쓴 메시지 성경(Messsage Bible)이 절 구분을 ‘부분적으로’ 없앤 성경입니다. 그런데 메시지 성경은 미국인의 관습과 가치관이 투영된 ‘개인 번역 성경’이라서 읽을 때 우리말처럼 혀에 착착 감기는 토종 맛이 안 나고 ‘번역’의 느낌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이 만든 ‘성경’이 어딘가에 살포시 숨어 있었습니다. 성경의 장, 절 구분 없이 쭉 이어져 있고 내용도 한국 사람의 구강 구조에 맞게 착착 감겨서 읽기가 너무 쉽습니다. 어려운 한문 단어들도 대부분 우리의 일상 언어로 바꾸어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 ‘성경’을 쓰신 분이 누구인지 저는 짐작할 수 있고, 그 성경의 문체도 그분의 문체였습니다. 그 성경은 서점이나 인터넷에서는 팔지 않고 저처럼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그냥 줍니다. 그러나 뭔가 잘못된 것을 꼬투리 잡아서 따지려고 덤비는 사람에게는 안 줍니다. ⓒ최용우
♥2015.11.13 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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