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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일기331-11.27】단순함
눈이 내린다. 눈송이가 마치 비가 내리는 것처럼 막 쏟아진다. 소리없이 사뿐사뿐 오는 눈은 온 세상을 새하얗게 덮어버리는데, 오늘처럼 바람이 불고 꾸질꾸질한 날씨에 내리는 눈은 온 세상을 질척거리게 하고 지저분하게 만든다.
그래도 눈은 잠시나마 온 세상을 새하얀 세상으로 만들어 준다. 평당 5백만원 하는 비싼 땅도, 밭 가에 거름더미도, 할머니 유모차 보행기도 다 하얗게 덮어 버린다. 그냥 다 한 가지 색깔로 칠해버린다.
눈은 마치 시간(時間)같다. 우리가 날마다 겪는 희노애락 기쁨, 슬픔, 심지어 세월호 사건 까지도 ‘시간’은 다 ‘망각’의 색깔로 덮어버리지 않는가! 한 시대를 풍미했던 김영삼 대통령도 땅 속에 누운 첫날 새하얀 눈이 그의 새 집 지붕을 하얗게 덮어버리겠지?
여행 가고 싶다. 그냥 어디든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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