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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
출처 : | 김학현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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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죽기에 딱 좋은 날"
[책 뒤안길] 이시카와 리에의 <홀가분한 삶>
김학현(연서교회목사) | 승인2015.11.06 22:32
<홀가분한 삶>(이시카와 리에 지음 / 김윤경 옮김 / 심플라이프 펴냄 / 2015. 10 / 164쪽 / 1만3000 원)
"친구와 멀리 떨어지는 것은 아쉽지만 자유를 갈망하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 고향에 정착한 60대
"새로운 삶을 시작해도 늦지 않은 나이, 낯선 설렘이 삶의 원동력이 된다."
- 삶을 리셋한 40대
"정년까지 기다렸다면 불가능했을 것"
- 가게 연 40대
"주거 환경이 만족스러우면 저절로 행복해져요."
- 집 리모델링한 50대
"타인의 평가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라."
- 사회 활동가 된 50대
"나이 들수록 즐거운 일에 눈을 돌려라.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자신의 몫이다."
- 아들과 사는 70대
여보! 나름의 홀가분한 삶에 성공하여 행복하다는 이들이 들려주는 한 마디들이오. 여기저기 삶의 궤적들에 둘러싸여 살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본 호젓한 삶, 책에 등장한 이들은 이미 성공했소. 너무 많은 물건들, 너무 많은 책들, 너무 많은 살림들, 너무 많은 옷가지들, 너무 많은 생각들... 그렇게 우리는 홀가분한 삶을 빼앗기고 허둥대고 있는데 <홀가분한 삶>에서 들려주는 단순한 삶은 참 신선하오.
60대! 여보, 이쯤 되면 더할 나위 없는 인생을 살았다 치부하는 건데, 그리 되지 않으니 참 삶이 얄궂지 않소? 슬슬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의 한쪽이 꿈틀대면, 다른 한쪽의 생각이 인생은 이제부터라고 말하죠. 그렇게 아직 허둥대며 사는데, 분명 이런 게 삶의 본래적 모습은 아닌 듯하오.
미친(?) 생각이 홀가분한 행복을 가져온다
다 소유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다 이루지 못해도 행복하고, 너무 한가해도 행복한 이들이 있으니 말이오. 실은 사람이 소유에 매이고 시간에 매이면 그때부터 불행 시작, 행복 끝이라는 걸 다 아는데. 자꾸 그런 방향으로만 삶을 들이미는 미생들, 그게 인간이오. 아는 대로 하지 못하는.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오. 삶의 방향을 틀어 진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오. 아시카와 리에는 <홀가분한 삶>에서 그런 이들 6명을 소개해주고 있소. 그 중 24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유럽 여행 중에 꽂힌 요리를 주 무기로 식당을 열어 홀가분한 삶을 실천하는 40대 오쿠보 기이치로가 있소.
여보! 그는 홀가분하고 행복한 자신의 삶을 위해 두 가지 특이한 원칙을 세웠소. 하나는 토·일·공휴일에는 문을 닫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식당에서 금연을 실천하는 거요. 술을 파는 레스토랑에서 금연을 실천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오. 그는 이런 호기어린 원칙에 이렇게 말하고 있소.
"지금 생각하면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 싶어요."
그렇소. 미치지 않으면 홀가분한 삶은 불가능하오. 그렇게 잘 미친(?) 오쿠보 기이치로 부부는 좀 덜 벌지는 모르지만 정말로 행복하고 홀가분한 삶을 살고 있소. 취미인 축구 경기 관람은 물론 특히 자신이 응원하는 FC도쿄의 경기는 빼놓지 않고 관람할 수 있소. 그간 꿈에도 생각 못했던 독서 시간도 늘었고, 또 아이들과도 아주 사랑어린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고 말이오.
경쟁적으로 도식화된 사회 속에서 진정한 행복은 자신을 누릴 수 있는 삶이 아니겠소.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경쟁적 도식화를 깨는 미친(?) 생각이 없이는 불가능하지요. 책은 바로 그런 행복한 생각으로 사회적 도그마에서 자신을 구원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소.
책은 오쿠보 기이치로 부부 외에도 스스로의 방식대로 홀가분한 삶을 살아가는 6명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소. 물론 다 다른 방식과 철학을 안고 살고 있지만 모두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은 같소.
커리어우먼으로 치열하게 살다 고향으로 돌아와 바텐더가 된 수필가, 워커홀릭으로 20년을 바쁘게 살다 호젓한 삶을
찾은 편집자, 취미로 시작한 봉재로 가게를 연 수공예가,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며 남은 인생을 즐기는 사회 활동가, 여든이 넘어서도 여전히 행복을 구가하는 노부부 등. 그러나 이들의 홀가분한 삶은 모두 결단하는 미친(?) 생각이 출발점이었다는 건 분명하오.
홀가분한 삶에는 원칙이 있다
홀가분한 삶은 무조건 행복한 것일까요. 아닐 수도 있지요. 그런데 저자가 말하는 홀가분한 삶이 무엇인지 알면 행복한 삶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소. '나답게 살고 싶다'라는 선언에서 출발하는 게 '홀가분한 삶'이오. '나로 살 수밖에 없다'고 인정하고 가장 나다운 삶을 사는데 행복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소.
여보! 저자는 홀가분하게 살기 위해서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소.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홀가분한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다 이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이오. 이들은 상황이 어떻게 변해도 스스로 기분 좋아지게 하는 능력을 소유했다고 하오. 어떻게 일, 생활, 집, 물건까지 정리하고, 피곤하고 경쟁적인 일상을 벗어나 홀가분한 삶을 즐기는 법을 터득했을까요?
▲ 기쁘게 소유하라 ▲ 기분 좋게 줄여라 ▲ 죽음을 생각하라
그렇소. 잘 정리하여 가질 것만 갖는 게 중요하오. 저자는 '홀가분한 삶이란 물건을 조금 줄인다고 결코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언제 어디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몸과 마음이 가벼운 상태'라고 말하오. 기쁜 마음으로 소유하기 위해서는 과감히 줄이는 연습이 필요하오. 그것도 기분 좋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처분하고, 세간을 자신에게 딱 들어맞게 정리하는 데서부터 홀가분한 삶이 시작된다고 하오. 여보! 우리 부부가 가장 못하는 부분이 이것이 아닌가 생각하오. 몇 년 동안 전혀 쓰지 않은 물건들이 장롱과 창고에 가득하니 말이오.
"갖고 있는 물건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우선 양이 적어야 한다. 나이 들어가면서 불필요한 물건에 둘러싸인 채 그것을 관리하면서 늙는 것만큼 보기 흉한 게 없다. 그런 일상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파악할 수 있는 양을 정해야 한다. 한번 늘어난 물건을 줄이려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홀가분한 삶> 131쪽에서
여보! 우리 분발하여 좀 버려야 할 것 같소. 그것도 기쁘게. 무엇보다 책을 읽으며 가로막혔던 것은 '죽음을 생각하라'는 거요. 죽을 준비가 된 사람이 행복하지 않을 수 없지요. 가장 심각하게 걸리는 대목이지만, 우린 언젠가 세상을 이별할 것이 아니겠소. 이별 연습도 좀 하고 삽시다. 인도의 시구(책에서 이리 말하지만 실은 인디언들이 쓰던 말- 기자 주)라는데 날마다 이리 생각하면 어떨까요?
"오늘은 죽기에 딱 좋은 날이다."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이 글에서 말하는 '여보'는 제 아내만이 아닙니다. '너'요 '나'요 '우리'입니다.
김학현(연서교회목사) nazunj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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