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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402번째 쪽지!
□가장 오래된 집
예산 수덕사 대웅전은 1940년에 수리했을 당시 나온 묵서명(墨書銘)에 의하여 그 건물의 건축 년대가 백제시대인 1308년임이 확인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 모양이 매우 안정적이고 주변 산과 어우러져 보기에 좋습니다. 저는 그 건물의 기둥에 손을 대고 감탄을 했습니다. 정말 대단하기도 하고 이 건물이 교회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말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 교회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은 1898년에 지어진 정동교회입니다. 고딕 양식의 북미계통 건축물입니다. 이 교회의 형태가 이후로 지어지는 한국교회의 모양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마치 교회는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모델 하우스가 된 것이지요. 그러나 최초의 교회 건물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 건물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전통 한옥 형태의 교회당 중 가장 오래된 건물은 충남 강경에 있는 북옥교회당입니다. 1923년 이인법 목사가 설계를 해서 만든 36평 목조건물인데, 출입구가 두 군데여서 남녀가 따로 출입하였고 서까래를 기준으로 남자와 여자가 앉는 위치가 정해져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교회당이고 등록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논산시장이 출입통제를 하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적 기독교 교회당의 좋은 모델이 될 만한 교회 건물이 아무에게도 관심도 못 받고 시에서 문화유산으로 관리하는 잊혀진 건물이 되어 있는 것이지요.
현재 한국에서 가장 감당이 안 되는 건물이 두 가지 있는데 모텔과 교회건물이지요. 도무지 국적불문 불협화음입니다. 도무지 주변과 조화가 안 됩니다. 카톨릭의 성당을 생각해 보세요. 성당은 완벽하게 동네에 흡수되어 있는 듯 없는 듯 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튀어도 너무 튑니다. 아직도 교회당이 한국적 정체성을 못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물만이 아닙니다. 한국 기독교 120년 역사 속에 한국을 대표할 만한 고급스런 기독교 음악 하나가 있는가? 전부 미국에서 가지고 온 길거리 음악이 교회에서 열광적으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정말로 예술적 가치를 지닌 성화 하나가 있는가? 내놓을 만한 성지(聖地) 한 곳이라고 있는가? 한국 기독교를 대표할 만한 명저 한권이라도 있는가? 자랑할 만한 기독교 사상가 한 사람이라도 있는가? 도대체 한국화 된 기독교 유산이 뭐가 있는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예수 믿으면 복 받는다’ 는 한국 샤머니즘과 짬뽕이 된 기복 기독교에 복 받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 몇 만이네 몇십만이네 하면서 맘몬이즘을 자랑하는 대형교회만 있을 뿐입니다. 아... 대형교회 현상이 얼마나 부끄러운 반기독교 현상인 줄도 모르고 오히려 그것을 떠벌떠벌 자랑하는 것을 보면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지요.
씨앗이 발아 하여 싹이 나고 자라려면 반드시 흙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 떨어진 복음의 씨앗이 나고 자라기 위해서는 한국의 흙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다른 말로 ‘토착화’(土着化)라고 합니다. 그런데 씨앗이 한국 땅에 떨어지지 않고 어딘가에서 가지고 온 화분에 떨어져 그 화분의 크기 이상으로는 자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 기독교의 현재 모습입니다.
언제쯤이나 기독교는 외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진정한 ‘한국형 기독교’가 될까요? 언젠가 되긴 하겠죠? ⓒ최용우
♥2016.1.9. 흙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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