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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中庸)의 삶

마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277 추천 수 0 2016.02.24 23: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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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마6:10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2011년 1월 30일 주일설교 수도원교회 http://blog.naver.com/malsoom/121281997 

성경말씀 : 마태복음 6장 10절

설교제목 : 중용(中庸)의 삶


【나라가 임하게 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시옵소서(마태 6:10)】

 

  <중용(中庸) 이야기>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중용’(中庸)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즉 “지나치지도 않고 못 미치지도 않은 삶, 또 치우치지도 않고 기울지도 않는 삶”를 아주 지혜로운 인생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은 상태” “너무 크지도 않고 너무 작지도 않은 상태” “너무 과격하지도 않고, 너무 약하지도 않은 상태” … 뭐 그런 것 따위를 ‘중용의 삶’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자가 사랑한 하느님』(다석강의로 다시 읽는 중용사상, 박영호 풀이, 교양인출판사)를 읽으면서 중용에 대한 기존 이해가 잘못된 것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책의 내용을 일부 소개해 보겠습니다.


 【류영모는 중용을 이렇게 말했다. : “나의 인생관은 가온씀(中庸)이다. 절대 하느님의 말씀인 얼(성령)을 받아쓰는 것이 중용이다. 참나(얼나)는 속의 속이다. 속의 속, 곧 가온(· , 中)인 참나(얼나)는 어디 있느냐 하면 내 맘 속의 속에 있는 것 같다. 참나인 가온(中, 얼)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용이다.” 류영모는 중(中, ·)을 하느님(성령)으로 보았고 하느님의 생명인 얼(성령)을 받아서 쓰는 것이 중용이라고 말했다. : “우리가 위로 하느님께로 올라가는 생각만으로 인생을 산다면 참으로 얼(성령)이 충만함을 얻을 수 있는 지경에 갈 수 있다.” 류영모는 한자(漢字) 한자 한자 속에 철학개론 한 권이 들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중(中)은 깃대로 틀 가운데를 뚫는다는 상형문자이다. 용(庸)은 두 손으로 막대기를 들고 뚫고 올라가는 것을 나타낸 회의문자이자 형성문자이다. 낱동인 내가 온통인 하느님 속을 뚫고 올라가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그것은 곧 내 맘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된다. 생각 속으로 들어가야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도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맘 속에 있다(누가 17:21)고 말하였다.】


  저는 류영모 선생의 중용이해에 대해 동의합니다. 깊이 공감합니다. 정말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깊고 높은 식견입니다.

 

  <중용의 삶이란 어떤 것인가?>

  우리는 흔히 중용의 삶을 중간의 삶으로 이해합니다. 가난하지도 않고 부유하지도 않은 중산층의 삶, 학업성적이 중간정도는 되어야 하는 상태, 하다못해 키도 중간정도는 되어야 만족합니다. 많거나 크거나 적거나 작거나 … 극단은 배재하고 ‘중간 정도’를 이상적인 상태로 설정합니다. 정치적인 성향에 있어서도 극우나 극좌는 싫어하고 중도(中道)를 이상적인 정치철학으로 선호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중용의 정신이 전혀 아닙니다. 물론 그런 중간의 삶이 나름대로 갖고 있는 인생의 지혜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런 중간의 상태가 이상적인 상태는 결코 아닌 것입니다. 본래 중용의 정신에 입각한 이상적인 상태란, ‘하늘의 뜻으로 뚫리는 땅의 상태’입니다. 인간의 크고 작은 삶의 현실들이, 이래저래 반목하고 갈등하는 삶의 이야기 거리들을 대충 두루뭉실하게 타협해서 중간정도의 상태로 마무리 짓는 형태의 삶이 아닙니다. 중용의 삶이란, 하늘의 뜻에 맞는 땅의 삶입니다. 하늘의 뜻과 상통되는 땅의 인생인 것입니다. 하늘로 뚫리는 땅의 삶입니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 이뤄지는 삶”(마태 6:10)입니다.


  그렇다면 본래 중용의 정신에 맞는 제대로 된 삶이란 어떤 것일까요? 글쎄요. 저라고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만, 다만 제가 이해하는 바대로 말씀드려 보면 이렇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바, 중용(中庸)의 삶이란 근본을 묻는 것입니다. 본질적 차원에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 한반도 문제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현실의 정치인들은 한미간 그리고 한중간의 양다리 외교를 권장하면서 두 강대국 사이에서 중간자적 위치를 지키는 길을 ‘중용의 정치’로 이해합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우리는 그렇게 해야할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의 세계를 인정해야지요. 그렇지만 그것이 “하늘의 뜻이 땅에 이뤄지는” 이상적인 중용(中庸)의 정치는 아닙니다. 제대로 된 중용의 정치란, 우리 모두가, 즉 우리 한반도 백성, 그리고 미국 백성, 또 중국 백성들 사이에서 ‘국가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국가의 탄생이란 인간의 권력욕 혹은 이기심을 그 씨앗으로 해서 발아된 것입니다. 짐승과 같은 인간의 욕망이 국가를 탄생시켰습니다. 욕망이 없다면 국가도 없는 것이지요.


  우리 지구인들이 스스로를 중국인, 미국인, 한국인 식으로 구분하는데, 본질적인 차원에서 보면, 그런 구분은 부질없는 것입니다. 우리가 내 것을 남에게 나눠주는 삶, 즉 “내 것 네 것이 없고, 다만 우리 것만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우리에게 굳이 국가의 구분은 필요 없는 것입니다. 다 같이 한 가족이지요. 지구인들은 모두 한 핏줄입니다. 그런데 왜 굳이 국가를 나눠서 경쟁하고, 전쟁하는 것인가요? 그럴 필요가 전혀 없고, 그럴 이유도 결코 없습니다.


다소 황당한 이야기입니다만, 그러나 그것이 본질적 이야기입니다. 정말 근원적인 이야기이지요. 하늘의 뜻이 땅에 이뤄져야할 ‘정치 이야기’이고, 그래서 그것이 제대로 된 중용(中庸)의 정치입니다.

 

  <설교의 결론>

  중용이 하늘로 뚫린 땅의 길이라면,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절실하게 중용의 길을 권면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인간의 모든 삶에 있어서 중용의 길을 권면하셨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간의 생사화복(生死禍福), 인류의 시공간적 생애 … 그 모든 것들에 있어서 ‘하느님의 뜻’을 물을 이가 바로 예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이야말로 중용의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중용의 삶’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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