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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영혼 안에서 폭발하는 하나님의 말숨

요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379 추천 수 0 2016.03.07 23:53:53
.........
성경본문 : 요1:1-3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http://blog.naver.com/malsoom/124877925 

2011년 3월 27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요한복음 1장 1절~3절

설교제목 : ‘우리 영혼 안에서 폭발하는 하느님의 말숨’

 

  <책 이야기>

  요즘 니코스카찬차키스의 책 『러시아 기행』(열린책들)을 읽고 있는데, 그 책 앞부분에서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런 부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다음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내가 사용하는 단어들을 물질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마치 단어 하나하나가 폭발적인 힘을 품은 채 잠자고 있는 단단한 씨앗인 것처럼 말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기 위해서 독자들은 각각의 단어가 여러분 안에서 폭발하도록 놓아두어야 하며, 그렇게 해야 말 속에 갇혀 있는 정신이 해방될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의사소통이란 존재할 수 없다. 단어를 깨부수어라. 그 안에 억제되어 있던 힘을 해방시켜라.】


  저는 이 짧은 글을 읽으면서 깊은 공감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모름지기 글이란 ‘그렇게’ 써야 하고, 또 ‘그렇게’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심심풀이 땅콩 식으로 써서는 안 되며, 만화책 읽듯이 헐렁헐렁하게 읽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니코스카잔차키스가 이야기한 대로, 글은 ‘그렇게’ 쓰고 또 ‘그렇게’ 읽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성경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어떤 마음과 자세로 성경을 읽어야 제대로 읽는 것일까요?

 

  <성경 이야기>

  이제 성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 말씀은 하나님이셨다. 그는 태초에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모든 것이 그로 말미암아 생겨났으니, 그가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1~3)】


  오늘 성경은 “말씀을 곧 하느님”으로 보는 요한 사도의 독특한 신학을 볼 수 있는 글입니다. 요한 사도에 따르면, 하느님은 곧 말씀입니다. 즉 말 자체가 하느님입니다. 언어가 곧 신(神)입니다. 그러니까 언어를 잘 살펴보면 하느님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언어란 그냥 마구 쓰여져 있는 낙서나 심심풀이 소설 따위의 글이 아니라, 하느님의 정신으로 기록된 성스러운 경전, 즉 성경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을 잘 읽으면 하느님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이 하느님에게 가 닿을 수 있는 지름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니코스카잔차키스의 제안에 답이 있습니다. 성경의 언어가 내 영혼 가운데서 폭발하도록 해야, 우리는 하느님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성경의 폭발이란>

  저는 니코스카잔차키스의 제안, 즉 ‘폭발적 경전읽기’를 제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경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그에 대한 제 나름의 풀이는 세 가지 방향이었습니다.


  첫째 아주 조금씩 읽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너무 많이 읽고 있습니다. 일 년에 신구약 성경을 통독하자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아닙니다. 그건 틀렸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일년에 신구약 성경을 다 읽고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조금 과장해서 말씀드리면, 지구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너무 많은 분량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은 최대한 조금씩,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합니다. 어쩌면 한 동안 성경을 일부러 안 읽는 ‘성경 독서 휴지기(休止期)’가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아니 꼭 그렇게 해야 합니다.


  둘째로 성경을 거꾸로 읽는 것입니다. 논쟁적으로 읽는 것이며, 도전적으로 읽는 것이며, 주체적으로 읽는 것입니다. 성경의 메시지들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거는 것입니다. 과감하게 도전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가보는 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예수님 말씀 중에 “네가 이렇게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않고 차지도 않으니, 나는 너를 내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계 3:16)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젊은시절에 이 성경을 읽으면 의아스러워했습니다.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은 것이 얼마나 좋은 데…… 예수님의 말씀이 너무 독단적인 것 아닌가!!.” 구약성경의 전쟁 이야기도 마찬가지이지요.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무수한 살육과 전쟁, ‘저주와 심판’의 칼날에 대해서 우리는 ‘반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편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편의 말씀에 나오는 끝없는 ‘원수 저주’의 원망 이야기에 우리가 왜 아무런 성찰 없이 공감만 해야 하는 것입니까? 반대할 수도 있어야지요. 최소한 의문을 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거꾸로 성경읽기’이고, 그런 거꾸로 읽는 경전을 통해서 우리는 더 깊은 경전의 정신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셋째로 성경을 창의적으로 읽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미처 말씀하시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백(餘白)의 공간, 혹은 행간(行間)의 메시지가 있는 것입니다. 그 남겨진 부분을 채워야만 제대로 된 독서가 되는 것입니다. 혹은 예수님의 말씀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청출어람’(靑出於藍, '푸른색은 쪽[藍]에서 나왔지만 쪽빛보다 더 푸르다)의 자세, 즉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을 수 있는 경지를 지향해야 합니다. 하느님 계시의 세계 중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차원을 새롭게 발견해 나가는 ‘개척자적 자세’로 경전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영혼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폭발하는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우리 영혼 안에서 폭발하는 하느님의 말숨’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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