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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눅2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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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김부겸 목사 |
참고 : | 수도원교회 http://blog.naver.com/malsoom/129796273 |
2011년 6월 5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누가복음 22장 42절
설교제목 : 전환(轉換)의 영성
<영성 시>
민어나 숭어처럼 / 김상현 시인
숭어가 가장 어렸을 때는 모치라고 부르고
좀 더 자라면 참동어라고 부르고
그보다 더 자라면 홀떡백이라고 부른다
민어의 어렸을 적 다른 이름은 감부리,
좀 더 자라면 통치라고 한다
나는 한 번도 내 이름을 버린 적이 없이
날마다 허락해 주신 새 날을
그저 그 날이 그 날이거니 하며 살면서도
부끄럼을 몰랐다
더 넓은 곳을 향해
더 깊은 곳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제 자리에서 맴돌면서도
게으름인 줄 몰랐다
이제라도
누가 나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다오
전혀 다른 삶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발 나의 이름을 다르게 불러다오
숭어나 민어처럼.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누가 22:42)】
<시 이야기>
만해 한용운 선생의 유명한 시 중에 ‘님의 침묵’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
황금의 꽃처럼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
사랑도 사람의 일이기에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일인 것 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은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여전히 논쟁 중에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사랑, 특히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코드로 한용운 선생의 시를 읽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민족독립운동이라는 코드로 읽기도 합니다. 그런데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읽는 또 하나의 코드가 있는데, 그것은 선시(禪詩)로서 읽는 것입니다. 즉 인생의 진리를 노래하는 시로서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를 읽는 것입니다. 저는 만해의 시를 선시(禪詩)로서 읽는 것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선시(禪詩)의 맥락으로 만해 선생의 시를 읽노라면, 시구(詩句) 하나하나가 놀라운 진리의 메시지로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절절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만해의 시 ‘님의 침묵’ 중 오늘 우리가 주목해볼 시구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라는 구절입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일인 것 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이 시 구절을 제 나름으로 풀어서 해설해보자면 이렇습니다. “우리가 이별하였다고 해서 슬픔의 눈물을 흘리지만, 그럴 필요 없습니다. 눈물은 쓸데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이별의 사건을 통해서 ‘사랑의 본질’을 비로소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언제까지 계속해서 울고 있을 일이 아닙니다. 정말 죽을 만큼 힘겨운 슬픔의 힘이지만, 그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리에 쏟아 부으면 됩니다. 그러면 눈물은 희망의 미소로 전환 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 단어는 ‘전환’(轉換, switch)입니다.
<성경 이야기>
이제 성경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누가 22:42)】
십자가에 달려서 죽어야 하는 ‘공포의 순간’을 앞두고 예수께서는 감람산에 오르셨습니다. 분명 예수께서도 죽기 싫었을 것입니다. 두려웠겠죠. 무서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마지막으로 기도했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뜻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만약 여기까지만 기도했다면, 그는 하느님의 아들이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냥 무수히 많은 평범한 사람의 하나로 죽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기도에는 위대한 한 마디가 더 덧붙여졌습니다. “그러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십시오.” 그리고 이 덧붙인 하나의 기도로 말미암아 그는 평범한 인간에서 하느님의 아들로 ‘전환’(轉換, switch)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삶의 적용>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전환입니다. 바꾸는 것입니다. 즉 마음을 바꾸는 것입니다. 생각의 흐름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 짧은 지혜, 그 찰나의 전환이 천국과 지옥을 뒤바꿔놓을 수 있는 놀라운 일입니다. 천국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물음 자체가 어리석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천국은 이미 우리 마음 가운데, 지금 여기에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과 생각을 전환하면, 바로 지금 여기- 지옥과도 같은 이 땅과 하늘이 바로 천국이며 낙원이 되는 것입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지금 여기 지옥의 땅이 사실은 가장 아름다운 천국의 땅임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전환의 영성’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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