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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출처 : 김학현 목사 http://omn.kr/i3lj 

모르면 배웁니다, 차별하지 않는 법

[책 뒤안길] 국가인권위 활동가 김민아가 쓴 <아픈 몸 더 아픈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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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네틀턴의 <건강과 질병의 사회학>에서 나오는 사고 예방 캠페인 포스터의 글귀입니다. <아픈 몸 더 아픈 차별>의 저자 김민아가 인권 교육 시간에 이 문구를 소개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물었습니다.

비장애인들은 얼른 안전벨트를 끌어당겨야 한다는 다급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구가 의도한 목적(안전벨트 매기)은 달성한 것입니다. 하지만 장애인이 이 문구를 보고 한 말은 사뭇 다릅니다.

"솔직히 말해 이 광고를 보면 휠체어를 사용하는 게 뭐 그리 나쁜 일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휠체어 사용자, 수화 사용자, 의족 사용자 등은 뭔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또 듣는 거지요. 장애는 부정적인 것이고 삶을 비참하게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은 광고 효과는 높일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장애에 대해 더 잘 아는 우리에게 그건 모욕이에요."(본문 66쪽)

생각 없이 한 언행, 장애인 차별일 수 있어

이와 같은 비장애인의 안전벨트 캠페인은 장애인에겐 더할 나위 없는 차별입니다. 이 세상은 장애가 있거나 질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차별받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저자는 인권의 현장에서 장애나 질병을 가진 이들이 받는 차별과 아픔을 조곤조곤 짚어주고 있습니다.

1975년 제정된 유엔의 '장애인 권리선언'은 '장애의 근원과 성질 그리고 심각성이 무엇이든 간에 가능한 가장 온전하고 완전하게 고상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동료 시민과 동등하게 갖고 그 기본적인 인권이 지켜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도 '장애를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가 차별이라고 규정합니다.

편의시설 이용 거부, 장애를 고려하지 않은 기준 적용, 장애인에게 불리한 광고, 안내견 출입금지 등도 안 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앞의 예는 분명히 위법인 거죠.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경험도 털어놓습니다. 인권 교육을 마친 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서 각자 인사하고 싶은 상대를 찾아가십시오"라고 했다고 합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자는 의도였습니다. 하지만 교육이 끝난 후 "소위 인권 강사라는 사람이 휠체어를 탄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일어나라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참 마음에 와 닿은 일화입니다. 장애인이나 질병을 앓고 있는 이가 안고 있는 차별의 아픔을 비장애인이나 건강한 사람이 알고 배려한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병과 불편한 몸을 향한 수많은 편견과 낙인과 차별이 있는 사회는 분명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는 아닙니다.

질병이나 과거 병력에 따른 차별, 늙거나 불편해진 몸뚱이에 대한 차별, '규격'에서 벗어난 신체에 대한 차별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국가인권위 활동가인 저자는 '아픈 몸'에 주목하여 인권을 논합니다.

허물 수 없는 벽... 아픈 이 차별의 벽

아프다는 이유로, 아팠다는 이유로, 훗날 아플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입학, 취업은 물론 조직과 사회에서 배제된다면 법 앞에 모든 사람이 평등하다는 헌법 정신에 위배됩니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건강한 사람의 생각 없는 언행이 장애와 질병을 가진 이들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짚어 주고 있습니다.

"그날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어머니는 가족들 빨랫감 가운데 그의 것만 따로 분리해 돌리고, 식기도 그의 것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찌개를 가운데 놓고 숟가락으로 함께 떠먹던 밥상문화도 사라졌습니다. 가족들은 화장실도 따로 썼습니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예전과 똑같이 생활하면 된다고 주치의가 그의 어머니에게 신신당부했지만 가족들은 의사 말도 믿지 않았습니다."(본문 46, 47쪽)

HIV(에이즈)에 감염된 28세 청년에게 닥친 가족 따돌림의 예입니다. 국가나 사회, 회사는 차치하고 가정으로부터도 왕따를 당하는 게 환자의 현실임을 잘 보여줍니다. "병이라는 게 결코 사람을 가려서 찾아오지 않는다"는 당연한 진리에도 이 사회는 이미 병든 이를 차별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공황장애를 앓는 직장인, 당뇨에 걸린 남자, B형간염에 걸린 30대, 재생불량성빈혈에 시달리는 20대 등등 평범했던 이들이 병을 얻고 난 후에는 어떤 사회적 권리에서도 예외자가 됩니다. 그들에게 자유가 있다면 저자의 표현처럼 "오로지 은둔과 자기혐오의 자유"만이 허락됩니다.

"가까이 오지 마세요."
"당장 사직서를 내시오."
"야근이 잦은데 일할 수 있겠어요?"
"그 병을 가지고는 출입할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정신병이니 당신도 정신병이겠지."
"그런 몸은 가입 안 돼요."

저자가 나열하는 차별의 말들 일부입니다. 병, 장애, 노화 때문에 '차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은 병이나 장애도 싫지만 '차별 바이러스'가 더 싫다고 합니다. '차별 바이러스'는 다른 말로 하면, '주홍글씨'입니다. 남의 신발을 신어봐야 그 사정을 압니다. 비장애인, 건강한 사람들은 장애인, 환자의 신발을 신어 보는 건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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