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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뒤안길] 노년을 위한 준비서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
목회독서교육 김학현 목사............... 조회 수 660 추천 수 0 2016.05.25 16:00:52출처 : | 김학현 목사 http://omn.kr/jo0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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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노년을 위해 빼고 더할 것은?
[책 뒤안길] 노년을 위한 준비서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
1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월요일 아침 일찍 전화기가 울린다. 휴대폰 화면을 보니 이름이 뜨지 않는 낯선 번호다. 확인을 하고 모르는 사람이면 대개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이날은 나도 모르는 힘에 이끌려 전화를 받고 말았다.
전화기 저쪽에서 "목사님 안녕하세요? 저는 김×× 둘째 아들인데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는 우리교회에 나오는 성도 이름이다. 그분의 둘째 아들이 혼자 사는 아버지에게 안부 전화를 걸었는데 영 받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무슨 일인지 궁금하니 날 보고 알아 봐 달라는 거였다.
그렇지 않아도 그 어르신이 전날 교회에서 보이지 않아 궁금했던 터라 아침 식사를 마치면 심방을 가려던 참이었다. 70대이지만 누구보다 건강하신 분으로, 더 나이든 어른들이 많은 우리 교회에서는 죽음과는 거리가 먼 분 중 한 분이셨다. 전화를 끊고 어르신 댁으로 달려가 보니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었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기적이다
"밤새 안녕하셨어요?"
이 인사가 그냥 나온 게 아니란 걸 그때 깨달았다. 그리고 나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이제 나이를 먹는구나, 충분히 느끼면서 살고 있다. 맘은 청춘인데 여기저기 쑤시는 몸은 어쩔 수 없다.
허리가 이유도 없이 결리고, 다리가 쑤시고, 눈이 침침한 게 잘 안 보일 때가 많다. 고혈압에 계절에 한 번씩 꼭 치르는 의식인 감기몸살, 이쯤 되면 늙어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나이만 생각하면 움찔하는 요즘, 노후 준비에 '딱'인 책을 우연한 기회에 접했다. 바로 호사카 다카시의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다.
<'아침에 눈을 뜬다. 이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밤에 잠들 때 '불쑥 이대로 깨어나지 못한다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실제로 '다음 날 깨어날' 보장이 어느 누구에게도 당연하게 있다고 단언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 - 본문 285쪽
이 말은 진리다. 그러나 너나없이 내일이 또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산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날마다 기적을 체험하는 꼴이다. 평생에 한두 번 기적을 맛볼까 말까 한 게 인생이지 않은가. 그런데 매일 아침 기적을 체험하면서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것은 더 기적이다.
책은 일본의 정신과 의사이며 노후 준비 전문가인 호사카 다카시가 가르쳐 주는 노년 준비 교과서다. 우리는 흔히 노년을 준비한다고 하면 노후자금을 떠올리는 속물 근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노후 준비보다는 평온한 노년을 위한 마음과 몸의 준비가 우선이라고 알려준다.
일본은 우리보다 30년 먼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우리도 그 뒤를 바짝 따르고 있다. 무작정 늙었다가는 사회가 견디기 힘든 상황이 될지도 모른다. 늙는 데에도 지혜가 필요하다. 저자는 그 지혜를 아주 쉽게 가르쳐 준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날 아침, 눈을 뜨지 못할 수 있다. 40대 후반에 자신의 무덤을 만들어 놓고 매년 참배하며 하루하루를 인생 최고의 날로 만들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는 사뭇 진지하다. '잘 했다' '감사하다'고 말하며 노년을 사는 행복감을 누가 알 수 있을까.
행복한 노년을 위해 준비할 것들
노년을 즐길 수 있기 위해 뺄셈과 덧셈을 하라는 충고는 참 마음에 와 닿는다. 먼저 <40%의 마누라>를 쓴 사이토 시게타를 예로 들며, 타인에 대하여 40%만 만족하면 족하다고 주장한다. 또 60이 넘어서도 평소 해보지 못한 경험인 돌고래 쇼를 감상한다거나, 열기구를 타고 즐기라며 덧셈의 법칙을 알려 준다.
'뺄셈이 필요한 것은 바람이나 욕망, 상대에게 바라는 것, 자신에게 책임을 맡기는 것들이다. 점점 바람이나 욕망을 낮추어 가면 지금처럼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중략) 뺄셈을 해야 하는 게 있는가 하면, 덧셈을 해야 할 것도 있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을 자꾸 덧셈하도록 해보자.' -본문 47, 48쪽
늙는 데도 지혜가 필요하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의 대사, "나이 드는 것은 지혜가 붙은 다음이 아니면 안 된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 나이를 먹어가는 것도 실력이다. 그 실력은 자신만이 쌓을 수 있다. 나이 먹는 실력을 높여주는 책이라면 너무 거창할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일생 동안 평안하게 살다가 천수를 다하고 죽는 게 고종명(考終命)이다. 저자는 고종명을 위해서는 '노(老)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은 이미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천만 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 일본의 전문가인 저자의 충고는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평온하게 늙어가는 법, 죽음의 불안으로 향하는 열차에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탑승하는 법,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혼자 살아가는 법, 필요에 따라 남의 도움을 우아하게 부탁할 수 있는 법, 노후에 남을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자신을 바꾸며 살아가는 법 등등. 노테크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일러주고 있다.
'은퇴 후, 어떻게 살지 단박에 고민을 풀어주는 책'이라는 출판사의 카피는 과장이다. 하지만 '노후준비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짚어주는 건 사실이다. 노후 준비는 자신이 그린 인생설계도에 따라 자신의 마음을 바꾸고 습관을 변화시킨다면 가능한 일이다. 책을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사람은 누구나 생의 마지막은 혼자서 매듭지어야 한다. 노년을 맞이한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한걸음 먼저 혼자만의 시간과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라고 역설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 본문 69쪽.
덧붙이는 글 | <나는 이제 백발도 사랑하게 되었네> (호사카 다카시 지음 / 오용균·박계주 옮김 / Lee·An 펴냄 / 2016. 2 / 295쪽 / 1만4000 원)
※뒤안길은 뒤쪽으로 나 있는 오롯한 오솔길입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의 오솔길을 걷고 싶습니다.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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