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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일기146-5.25】 살아나기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마당에서 첫 번째로 만나는 ‘굉이밥’ 신발 아래 있는 작은 풀꽃이라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웅이 할머니 손에 뽑혀 잡초 취급을 받는 굉이밥에 노란 꽃이 피었다.
어릴 적 고픈 배를 움켜쥐고 뜯어먹었던 풀인데 맛이 시큼하다고 하여 ‘시금초’라고 불렀다. 열매 주머니가 달리는데 열어보면 안에 작은 씨앗이 가득 들어있다. 색깔이 하야면 ‘쌀밥’, 노라면 ‘보리밥’이라고 했다. 하도 배가 고파 뭐든 밥으로 연결시켰던 내 유년시절 주머니에서 하얗게 쌀이 나오면 “이 다음에 나는 돈을 많이 벌어서 날마다 하얀 쌀밥만 먹고 살거야.” 그런데 정말 날마다 하얀 쌀밥만 먹고 산다.
내 친구는 하얀 씨앗은 ‘은돈’ 노란 씨앗은 ‘금돈’이라고 했다. 그 친구는 지금 금돈 은돈 만지면서 산다. 나도 그때 쌀보리라 하지 말고 금돈은돈 할걸 그랬나봐.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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