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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빛

마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661 추천 수 0 2016.06.25 23:54:08
.........
성경본문 : 마5:13-16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수도원교회 http://blog.naver.com/malsoom/138669864 

2011년 9월 25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마태복음 5장 13절~16절

설교제목 : 소금과 빛

 

<영성시>

 

가을 산길

 

* 나태주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가을 하느님,

당신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언제나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 알의 개암 열매 속에도 숨어 계셨구요.

 

언제나 무소유일 뿐인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이제 겨우 세 살바기 어린아이의 눈빛을 하고

수풀사이로 포르릉 포르릉

나는 멧새를 따라가며

걸음마 연습을 하고 계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짠맛을 내겠느냐? 그러면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리니,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동네는 숨길 수 없다. 또 사람이 등불을 켜서 됫박 아래에 두지 않고, 등경 위에 둔다. 그래야 등불이 집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환히 비친다. 이와 같이,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마태 5:13~16)

 

  <성경 이야기>

  예수께서 남기신 어록 중에 오늘은 ‘소금과 빛’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소금이 되어서 이 썩어빠진 세상을 구원해야 하고, 또 우리가 빛이 되어서 흑암처럼 어두워진 세상을 밝혀야 한다는, 예수의 의미심장한 말씀을 묵상하고자 합니다. ‘소금과 빛’ 이야기는 우리 기독교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는 말씀입니다. 설교의 단골 소재이고, 어느 잡지의 제호이기도 하고, 또 이런 저런 교회 행사가 열릴 때마다 주제 성구로서 자주 선택되는 성경구절입니다. 오늘 ‘소금과 빛’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 묵상 : 소금 이야기, 빛 이야기>

  요 며칠 ‘소금과 빛’에 대해서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랬더니 깊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먼저 소금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TV를 보니, 염전(鹽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바닷물을 받아들여서 태양 빛에 말려서 소금을 만드는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제 기억에 따르면, 처음에 바닷물에는 약 2%의 소금기가 들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머지 98%는 물기죠. 염전에서는 그 98%의 물기를 계속 밭을 바꿔가면서 말리는 것이었습니다. 대충 이런 식이죠. 제1염전에서는 98%의 물기를 70%로 말리고, 제2염전에서는 50%로 말리고, 제3염전에서는 35%로 말리는 식으로 …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98%의 물기를 0%로 ‘씨를 말려야만’ 소금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기독교인이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소금’이 되려면 우리 내면 안의 물기(악한 기운, 탐욕과 욕망, 비본질적 실체, 위선적 존재감, 육성(肉性) …) 98%를 완전히 씨를 말려서 죽여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소금이 되라”는 예수의 말씀은 정말 지키기 어려운 무서운 어록입니다. 강렬한 태양 빛 아래에서 우리 안의 악한 우리, 우리 영혼 안의 악한 기운, 내 안의 나(에고) 98%를 죽여야만 우리가 소금으로 재탄생하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그런 엄청난 산고(産苦)를 겪은 후에 우리는 비로소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빛 이야기입니다.

  여기 빛의 근원, 태양이 있습니다. 태양은 어떻게 해서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빛을 비출 수 있을까요? 태양이 빛의 근원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태양 안에서 끊임없는 ‘폭발’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이 조용히 빛을 내는 것 같지만, 태양의 속에서는 지금도 계속해서 어마어마한 수소폭발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폭발적으로 태우는 열기(熱氣)가 태양이 빛의 근원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너희가 빛을 비추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가 빛이 되려면 즉 빛을 생산해내려면 자기 내면을 폭발시키는 과정들을 계속 반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영성적인 폭발(철학적인 폭발, 진리탐구의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우리는 ‘빛’을 생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빛을 생산할 수 없다면, 당연히 세상을 향해 빛을 비출 수 없겠지요!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우리 내면의 영성적 폭발이란 어떤 차원일까요?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최근 카프카에 관한 책, 『카프카, 권력과 싸우다』(박홍규 지음, 도서출판 미토)를 읽고 있는데, 거기 ‘책 읽기’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아마 그의 친구 중 하나가 “책을 읽으면 행복해진다. 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이야기한 모양입니다. 카프카는 그에 대한 강렬한 반박으로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오로지 꽉 물거나 쿡쿡 찌르는 책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단 한 주먹으로 정수리를 갈겨 우리를 각성시키지 않는다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가 책을 읽겠는가? 자네 말대로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도록? 맙소사. 책을 읽어 행복할 수 있다면 책이 없어도 마찬가지로 행복할 것이다. … 한 권의 책은 우리들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이어야만 한다.”


  자기 자신의 얼어붙은 내면의 바다를 도끼로 깰 수 있는 자, 즉 무사안일에 빠져서 나태해지고 게을러지고 잠들려고만 하는 타락한 영혼에 불을 질러 계속해서 폭발시킬 수 있는 자만이 인류에게 도움이 될 빛을 생산해 낼 수 있는 것입니다. “너희가 빛이 되라”는 예수의 어록은 너무나도 따르기 어려운 말씀입니다.

 

  <설교의 결론>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소금과 빛’ 이야기를 뇌까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소금’이 될 수 있는 길이란, 우리 안의 나(에고, 악) 98%를 죽이는 길고 질긴 인고와 수련의 생활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또 빛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빛’이 될 수 있는 길이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도끼로 내리치는 것- 우리의 타락한 영혼에 불을 지르는 ‘폭발’, 바로 그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말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소금과 빛’이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잘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이제는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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