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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5544번째 쪽지!
□햇볕 쨍한 창가에서
나의 책방 창문을 통해 햇볕이 쨍 하고 들어옵니다.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 크기의 나무로 만든 책상이 무거워서 옮길 엄두를 못 내고 붙박이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거의 10년 동안 같은 장소에 같은 시간에 같은 자세로 앉아 글을 쓰며 살았습니다.
살다보니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볕의 느낌이 계절마다 다르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겠습니다.
1.봄 햇발 - 봄의 햇발은 부드럽습니다. 햇발이 몸에 닿으면 마치 어린아이의 살결처럼 하얗게 부서집니다. 반짝이는 느낌이 나고 가볍습니다. 만물을 살아나게 하는 생명의 빛입니다. 봄의 햇발을 쬐면 가슴을 펴고 후아~ 숨을 크게 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봄에는 만물이 수런수런 살아나나 봅니다.
2.여름 햇살 -여름의 햇살은 따갑습니다. 직사광선입니다. 너무 빛이 강해서 사진을 찍으면 생명이 없는 사진만 찍힙니다. 눈을 찡그리게 됩니다. 그래도 여름 햇살이 들판의 곡식을 익게 하고 풀과 나무가 푸르게 합니다. 역동적인 젊은이들의 힘이 느껴지는 햇빛입니다.
3.가을 햇볕 -가을의 햇볕은 묵직합니다. 햇볕이 책방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들어옵니다. 볕이 사물에 반사되지 않고 스며드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아마도 단풍이 붉은 것은 햇볕이 스며들어서이지 싶습니다. 햇볕은 마치 산전수전 다 겪은 중년의 인생 같습니다.
4.겨울 햇빛 -겨울의 햇빛은 따뜻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옹기종기 양지쪽에 모여서 햇빛을 쬐나봅니다. 햇빛이 있는 양지와 없는 그늘의 온도차이가 상당합니다. 겨울에는 한 조각 햇빛의 온기가 그렇게 고맙고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최용우
♥2016.7.6. 비오는 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詩)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영랑시집, 시문학사,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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