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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일기007-1.7】 연기 오르는 모습
외출했다가 돌아와 주차장에 차를 대니 밭에서 웅이 할머니가 고추대며 밭에 널려있던 곡식 줄기들을 모아 불에 태운다. 연기 냄새가 코 끝에 향기롭다. 풀이 타는 연기는 맵지 않다.
차 안에서 한참이나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앉아 있었다. 무심하게 세월은 흘러 우리의 일상이었던 이런 풍경들이 다 사라지고 말았다. 우리 동네의 이런 풍경들도 몇 년이나 더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개발(開發)이라는 거대한 공룡은 벌써 턱 밑까지 다가와 있다.
연기 오르는 모습은 마치 여기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표시처럼 보여서 정겨웁기도 하고 그래서 꼭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내 사진에는 연기 올라가는 사진이 많다.
곱고 아름다운 것들은 힘이 없어 일찍 상처받고 이 세상에서 금세 사라진다고 했던 김용택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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