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메르스의 치명적 위력

이주연 목사 | 2017.01.13 23:26:2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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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노숙인 예배가 끝나면 

그분들 한 사람 한 사람과 100여 번 악수하며

인사하는 것을 중히 여겨왔습니다.


이에 대하여 이따금 메모를 남겼습니다.

그들의 손을 잡았을 때의 그 느낌,

그 교감 그 교차하는 만감!

이것으로 나는 그분들과 교류의 여러 의미를

생각해 왔습니다.


차가운 손, 거치른 손,

축축하고 냉한 찝찝한 손,

힘이 없는 손마디,

느낌을 주지 않는 무감한 손,

곱디 고운 손,

힘 차게 흔들며 고마워하는 손,

손가락 몇 개가 없는 손!


나는 그 감각으로 그들과

내밀한 만남을 이어왔습니다.


그것은 나의 슬픔이 되고

아픔이 되고 걱정거리가 되고

책임감이 되어 가슴에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일엔 놀라웠습니다.

대다수의 손이 뽀송뽀송한 것입니다.

메르스의 위력입니다.


백화점과 시장과 거리를 텅 비워놓고,

서울역마저 조용하게 만들어 놓은 메르스가

노숙인들의 손마저 뽀송뽀송하게 만든 것입니다.

실로 메르스의 치명적 영향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메르스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손만 깨끗이 자주 씻는 것이 아니라

이기심과 불신을 씻고 또 씻어 남탓을 그만하고

서로가 공동의 운명체라는 자각에 이른다면

그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주연>

 

*오늘의 단상*

인생에서 승리를 구하는 이는 상처를 남기고,
물질을 구하는 이는 아쉬움을 남기고,
사랑을 구하는 이는 아름다운 추억을 남깁니다.
<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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