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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나라, 하늘의 나라

마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388 추천 수 0 2017.01.16 23:55:01
.........
성경본문 : 마21:23-32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수도원교회 http://blog.naver.com/malsoom/167178128 

2012년 9월 23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마태복음 21장 23절~32절

설교제목 : 땅의 나라, 하늘의 나라

 

<영성 시>

 

9월의 기도

 

강이슬

 

언뜻 스치는 한줄기 바람이

홀로 새벽을 깨울 때

텅 빈 가슴 내밀어

서늘한 기운으로 부풀게 하소서

한 여름내 무성했던

짙푸른 상념의 잎사귀들

가을빛 삭힌 단풍이게 하시어

그 빛깔로 내 언어를 채색하소서

숨가쁜 땡볕의 흔적

길게 늘어진 그림자 추슬러

하늘거리는 햇볕 아래

알알이 고개 숙인 열매이게 하소서

저녁 풀벌레 소리

서늘한 여운으로 숲속에 들 때

이마에 맺혔던 땀방울

국화꽃 잎 위에 이슬로 내리게 하소서

서러운 지난날의 기억들

해거름 석양이 드리울 제

노을빛 그리움으로 번지어

빈 들녘에 피어나는 연기 되게 하소서

 

 【예수께서 성전에 들어가서 가르치고 계실 때에,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이 다가와서 말하기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합니까? 누가 당신에게 이런 권한을 주었습니까?" 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너희에게 한 가지를 물어 보겠다. 너희가 나에게 대답하면, 나도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너희에게 말하겠다. 요한의 세례가 어디서 왔느냐? 하늘에서냐? 사람에게서냐?" 그러자 그들은 자기들끼리 의논하며 말하였다. "'하늘에서 왔다'고 말하면 '어찌하여 그를 믿지 않았느냐'고 할 것이요, 또 '사람에게서 왔다'고 하자니, 무리가 무섭소. 그들은 모두 요한을 예언자로 여기니 말이오." 그래서 그들은 예수께 "모르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도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도 내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지를 너희에게 말하지 않겠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는데, 아버지가 맏아들에게 가서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해라' 하고 말하였다.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작은 아들은 말하기를 '싫습니다!' 하였다. 그러나 그 뒤에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아버지가 둘째 아들에게 가서, 같은 말을 하였다. 작은 아들은 '예,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는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 둘 가운데에 누가 아버지의 뜻대로 하였느냐?" 예수께서 이렇게 물으시니, 그들이 "맏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세리와 창녀들이 오히려 너희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요한이 너희에게 와서, 옳은 길을 보여 주었으나, 너희는 그를 믿지 않았다. 그러나, 세리와 창녀들은 믿었다. 너희는 그것을 보고도 끝내 뉘우치지 않았으며, 그를 믿지 않았다."(마태 21:23~32)】

 

  <기득권자와 피압박자)

  예수께서는 오늘 성경에서 두 부류의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제사장과 장로이고, 또 하나는 세리와 창녀입니다. 제사장과 장로는 하늘에서 보낸 ‘요한과 예수’를 믿지 않았고, 세리와 창녀는 ‘요한과 예수를 하늘에서 보낸 자’로 신뢰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생각하기를 예수께서 거론하신 ‘제사장과 장로’에 대해서 “못된 사람, 바보 같은 사람, 어리석은 사람, 못난 사람”으로 무의식적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아마 그렇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제사장과 장로’는 꽤 괜찮은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훌륭하기까지 했습니다. 착했을 것이고, 충직했을 것이고, 마음이 따뜻했을 것입니다. 여러 모로 좋은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흔히 생각하기를 예수께서 거론하신 ‘세리와 창녀’를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려는 경향성이 있는데,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들은 아주 모난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피압제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세리는 로마제국의 앞잡이라는 - 우리 민족식으로 이야기하면 친일파라는 - 모욕적인 비난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고, 창녀는 그야말로 ‘더러운 년’이라는 치욕적 언사를 밥먹듯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 영혼에 상처가 많은 사람, 그 내면에 온갖 ‘욕설과 눈물’의 상처가 자학적으로 박혀 있는 슬픈 존재 … 자긍심이랄까 자존심이랄까 정통성이랄까 자부심이랄까 인생의 보람이랄까 … 뭐 이런 선한 에너지는 바닥이 들어나 있는 채였고, 온갖 저주와 슬픔, 악다구니와 좌절에 찌들어 있는 인간군상이었습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

  우리는 흔히 “좋다 혹은 나쁘다”를 인생의 기준으로 삼으려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특히 사람에 대해서 판단할 때,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구분하려는 본능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겨야할 인생의 판단기준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압제자인가, 피압제자인가’하는 점입니다. 제 아무리 훌륭한 성인군자의 인격을 갖춘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계속해서 압제자로서 살아간다면, 그 정신은 좀먹어지는 것입니다. 그가 우월적 지위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권력(말, 행동, 몸짓, 눈짓, 표정, 말투 …)을 행사하는 과정 속에서, 그 내면 가운데 독선과 고집, 타인에 대한 무시와 자아도취가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입니다. 또 마찬가지 맥락에서 피압제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가 아무리 훌륭한 성품을 가진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오랜 세월동안 계속해서 ‘피압제자의 신분’으로 살아간다면, 그 정신 역시 좀먹어지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압제자로서 타인의 권력(말, 행동, 몸짓, 눈짓, 표정, 말투 …) 밑에서 굴종하는 과정 속에서, 그 내면 가운데 깊은 상처가 곪아가기 때문입니다.

 

  <예수가 주목한 초점>

  예수께서 주목하신 초점은 바로 여기입니다. 어려서부터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좋은 교육을 받고 출세한 사람, 그래서 그 얼굴에는 편안한 표정이 언제나 읽혀지고, 인자한 미소가 아름다운 사람들, 관대한 마음씨를 지녔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줄도 알고, 또 정의로운 태도로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 그 훌륭한 인격의 사람이 바로 ‘제사장과 장로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땅의 나라’에 대한 견고한 지지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땅의 나라를 유지보수하는 사람들이지 하늘나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하늘이 보낸 세례요한을 인정할 수 없었고, 하늘의 아들 예수를 부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반면에 세리와 창녀는 달랐습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버림 받은 자들입니다. 이 땅의 나라에서 그들은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럽게 그들은 ‘땅의 나라’가 아닌 ‘하늘의 나라’를 추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늘이 보낸 세례요한을 인정하게 되었고, 하늘의 아들인 예수를 따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설교의 결론>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의 나라를 결론적인 것, 혹은 절대적인 것, 우리 존재의 궁극적 기반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땅의 제도, 땅의 철학, 땅의 세태, 땅의 관념, 땅의 윤리, 땅의 이야기들을 우리 인간존재의 반석으로 여겨서는 절대 안 됩니다. 물론 우리가 불가피하게 이 땅의 ‘가치와 윤리, 체제’ 속에서 살아가고는 있습니다만, 우리는 언제나 방랑자 의식을 갖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 땅의 체제 속에서 살 되, 이 땅의 체제가 갖고 있는 한계와 모순, 슬픔과 눈물, 장점과 단점, 폐단과 문제점 등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게 예수께서 권면하신 하늘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삶인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땅의 나라, 하늘의 나라’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잘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하늘의 님이여. 땅의 예수여. 바람의 성령이여! ·1

이제는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이 땅에서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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