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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본문 : | 마22:1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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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 | 김부겸 목사 |
참고 : | http://blog.naver.com/malsoom/168645797 |
2012년 10월 14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마태복음 22장 15절~22절
설교제목 : “하느님의 것을 포기하지 말자”
【그 때에 바리새파 사람들이 나가서, 어떻게 하면 말을 트집잡아서 예수를 올무에 걸리게 할까 의논하였다. 그런 다음에, 자기네 제자들을 헤롯 당원들과 함께 예수께 보내어, 이렇게 말하게 하였다. "선생님, 우리는 선생님이 진실한 분이시고, 하나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시며, 아무에게도 매이지 않으시는 줄 압니다. 선생님은 사람의 겉모습을 따지지 않으십니다.그러니 선생님의 생각은 어떤지 말씀해 주십시오.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예수께서 그들의 간악한 생각을 아시고 "위선자들아,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세금으로 내는 돈을 나에게 보여 달라" 하고 말씀하시니, 그들은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드렸다. 예수께서 물으셨다. "이 초상은 누구의 것이며, 적힌 글자는 누구를 가리키느냐?" 그들은 "황제의 것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 때에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탄복하면서 예수를 떠나갔다.(마태 22:15~22)】
<정교분리 이야기>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마태 22:21)는 예수의 이 어록이 정교분리(政敎分離) 정책의 사상적 근거로 인용되곤 합니다. 그러나 정교분리 정책은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것들도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교분리정책이란 한마디로 세속의 권력들이 종교를 왜소화시키는 정책에 불과합니다. 종교를 작은 울타리에 가두고 온갖 명예와 이익, 권력과 부를 독점적으로 마음껏 누리려는 세속 권력자들의 술책인 것입니다.
물론 저 역시 과거 한 때 타락한 종교가 세속의 권력을 장악한 상태에서 일으켰던 물의와 부패, 횡포와 살육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치와 종교가 분리시키는 것은 종교의 예리한 종교성을 둔화시키는 ‘종교적 우민정책’일 뿐입니다. 정치와 종교의 관계는 창조적 긴장관계여야 하는 것입니다. 서로 분리될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감시, 견제, 갈등, 경쟁하면서 인류를 제대로 섬기는 일에 공동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성경 이야기>
그렇다면 이 어록,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마태 22:21)는 이 골칫거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글쎄요. 저도 뾰족한 수는 없습니다. 다만 최근 체 게바라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섬광처럼 빛나는 제 나름의 ‘작은 생각’이 떠올랐을 뿐입니다.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먼저 이야기의 전(前) 이해 차원에서 말씀드릴 내용은, “말에도 표정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글로 써놓으면 말에서 감정이 지워져 버리지만, 입에서 내뱉는 말에는 감정과 표정이 있는 것입니다. 똑 같은 ‘아’라고 해도, 어떤 상황과 어떤 의미와 어떤 철학을 담느냐에 따라서 달리 발음되는 것입니다.
예수의 오늘 어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는 두 가지 문장을 말했습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라.”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그런데 이 두 문장에 다른 감정이 실려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식의 이야기가 맞는 지 틀리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체 게바라의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제가 상상해본 바에 따르면, 앞 문장 -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라.”는 비탄의 언어로 쓰여진 문장입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불쌍한 이스라엘 민초들, 힘도 없고 돈도 없고 빽도 없고 학식도 없고 땅도 없고 … 그나마 성치 못한 몸뚱이만 있는 민초들이 이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거대한 황제 권력에 빌붙어 사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차마 예수는 “황제의 것을 거부하라”고 말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비탄과 슬픔에 잠겨서 울분을 삼키며 토해낸 문장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뒷문장입니다.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제가 상상하건대, 이 뒷 문장은 비탄이나 슬픔의 언어로 지어진 것이 아니고, 열정과 희망, 다짐과 독기의 언어로 쓰여진 문장입니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정말 어렵지만 힘을 내서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추구를 포기하지 말라. 용기를 내자. 불가능한 꿈이지만, 하늘에의 희망을 품자.” 뭐 그런 차원에서 지어진 문장이 곧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였던 것입니다.
<체 게바라 이야기>
"그러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는 예수의 어록은 체 게바라(1928~1967)가 우리에게 남긴 빛나는 어록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체 게바라를 아시지요! 그는 1928년 아르헨티나 로사리오에서 스페인-아일랜드 혈통의 중류 가정에서 5남매 중 맏아들로 태어났습니다. 20대 초반까지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가 두 번에 걸쳐 실시한 남미 전역 여행은 게바라를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라틴아메리카의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서민들의 가난한 생활을 몸소 체험했으며, 빈곤에 대한 해결책은 혁명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게바라는 1953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과테말라 혁명에 참가하였고, 54년 멕시코로 망명하여 당시 정치적 망명생활을 하며 쿠바의 바티스타 독재정권을 전복시킬 준비를 하고 있던 쿠바인 카스트로를 만났습니다. 그는 카스트로의 군대에 합류해 56년 쿠바 국내로 진입, 게릴라전을 펼치며 카스트로의 가장 두터운 신임을 얻었습니다. 59년 바티스타정권을 무너뜨린 뒤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자 쿠바의 시민이 되어 국가농업개혁 연구소의 산업부장, 쿠바국립은행총재, 공업장관을 역임하였습니다.
그러나 65년 3월부터 소식이 끊겨 사망설이 파다하였으나, 카스트로에게 "쿠바에서는 모든 일이 끝났다"라는 작별의 편지를 남기고 쿠바의 전사들과 함께 콩고로 가서 내전에 참전하고 있는 루뭄바 부대의 조직을 도왔습니다. 쿠바 혁명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혁명을 꿈꿨던 것입니다. 1966년 가을 볼리비아로 잠입해 산타크루스 지역에서 게릴라 부대를 조직·통솔하던 중 67년 10월, 볼리비아 육군 특별파견대에 의해 전멸하였다. 게바라는 부상을 입고 정부군에 체포되어 미 CIA의 동의하에 총살됨으로써 39년의 짧은 인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체 게바라의 인생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초점은 두 가지라고 봅니다. 하나는 그의 아버지가 언급했듯이, 체는 ‘진실에 대한 광적인 추구’가 있었던 사람이었습니다. 진실에 대한 광적인 추구가 그를 의과대학생에서 혁명가로 바꿔놓았습니다. 둘째, 체과 다른 사람들의 차이는, 자신의 생각을 실현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힘을 빌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체는 어떠한 경우에도 자기 생각을 스스로 실현시켜 나갔던 것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폭력혁명을 거부했던 예수와는 달리 체는 폭력혁명으로서 하늘의 공의(公義)를 실현시키려 했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일부분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러나 방법은 달랐지만, 지향에 있어서 두 인물은 동일한 사상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남긴 어록이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설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하느님의 것을 포기하지 말자”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잘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하늘의 님이여. 땅의 예수여. 바람의 성령이여! ·1
이제는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이 땅에서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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