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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한 사랑의 사도

마태복음 김부겸 목사............... 조회 수 154 추천 수 0 2017.08.29 23:48:31
.........
성경본문 : 마24:1-14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2012년 12월 2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마태복음 24장 1절~14절

설교제목 : ‘무심(無心)한 사랑의 사도’


【예수께서 성전에서 나와서 걸어가시는데, 제자들이 다가와서, 성전 건물을 예수께 가리켜 보였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모든 것을 보고 있지 않으냐?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다." 예수께서 올리브 산에 앉아 계실 때에, 제자들이 따로 그에게 다가와서 여쭈었다. "이런 일들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선생님께서 오시는 때와 세상 끝 날에는 어떤 징조가 있을 것인지를, 저희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누구에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는 '내가 그리스도다' 하면서, 많은 사람을 속일 것이다. 또 너희는 여기저기서 전쟁이 일어난 소식과 전쟁이 일어나리라는 소문을 들을 것이다. 너희는 당황하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직 끝은 아니다. 민족이 민족을 거슬러 일어나고, 나라가 나라를 거슬러 일어날 것이며, 곳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일은 진통의 시작이다.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 줄 것이며, 너희를 죽일 것이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또 많은 사람이 걸려 넘어질 것이요, 서로 넘겨 주고 서로 미워할 것이다. 또 거짓 예언자들이 많이 일어나서, 많은 사람을 홀릴 것이다. 그리고 불법이 성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 이 하늘 나라의 복음이 온 세상에 전파되어서, 모든 민족에게 증언될 것이며, 그 때에야 끝이 올 것이다."(마태 24:1~14)】

 

  <역사적 예수 이야기>


  1970년대 안팎으로 한때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었습니다. 성서의 기록 중에서 예수께서 직접 말씀하신 부분과 제자들이 덧붙인 부분을 분리시키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예수의 진짜 어록에만 의미와 가치를 두는 그런 신학연구 풍토가 유럽을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신학자들이 역사적 예수에 대한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성이 남아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저는 생각을 달리해 봅니다. 우리들 스스로가 이미 하느님의 현현, 즉 하느님의 신성을 그 영혼 가운데 잉태하고 있는 거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우리들 나름대로 진솔하고 솔직하게 하느님의 진리를 추구하면 그만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또 성서의 기록들에 대해서무조건 우상처럼 떠 받드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대화의 상대로 받아들이면 되기 때문입니다. 조금 심하게 말씀드리자면, 설사 예수님의 말씀이라고 해도 그것들에 대해서 맹종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저런 의견(意見)과 이견(異見)을 제시하면서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참된 제자의 도리이기 때문입니다.

 

  <말세 이야기>

  오늘 성경의 기록을 보면, 예수께서는 직선적 시간이해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죠. 왜냐하면 이미 예수께서 태생적으로 깊이 침잠해 계셨던 유대교 전통이 태초의 창조에서 최후의 종말로 내리 달리는 ‘직선적 역사 이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전통에서 살아오신 예수께서 직선적 시간이해를 갖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는 직선적 시간이해가 맞다는 것도 아니고 틀리다는 것도 아닙니다.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지요. 아니 맞고 틀리는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맞건 틀리건 간에, 인간 개개인의 삶은 불과 1백년 남짓 사는 것이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가 영원히 지속된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고, 또 어느날 갑자기 종말이 온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직선적 시간이해냐 아니냐가 아니라, 예수께서 그 당시 인류의 삶을 어떤 시간으로 바라보셨으며, 그 예수의 시각 중에서 우리가 참고할 점은 무엇인가 하는 차원입니다. 우리는 ‘참고’-맹종이


 아님-하면서 예수와 대화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창조적인 대화를 통해서 우리는 예수의 더 훌륭한 제자로 성장해 가는 것입니다. 그런 일방적 추종이 아닌 창조적 대화를, 그런 진솔한 대화를 통한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예수께서 더 기뻐하실 것입니다.

 

  <예수께서 본 인류의 비극>

  오늘 성경의 기록 중에서 제가 주목하는 구절은, “그리고 불법이 성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24:13)라는 부분입니다. 오늘 이 성경구절을 생각하면서 두 가지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이 성경구절 중에서 특히 말세에는 “불법이 성하여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을 것이다”는 선언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는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을 바라보시면서 사람들 가운데 ‘사랑이 식어져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식음은 당시 이스라엘 사회 가운데 불법이 성해져 있기 때문임을 직시하셨던 것입니다. 맞습니다. 정말 그랬을 것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불법(不法)이란 단순히 법률적 의미의 법만을 뜻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뭐랄까, 인간의 도리, 세상사는 이치, 너와 나 우리 사이에 들고나야할 ‘따뜻한 기운’, 하늘과 땅에 자유롭게 흘러넘쳐야할 신성한 기운 … 뭐 그런 차원이었을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뜻한 기운’이 막혀버렸습니다. 단절되었죠. 기(氣)가 막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이란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지요! 서로 서로 물고 뜯는 혈투(血鬪)만 낭자 할 뿐,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배려하고 보듬는 일은 아예 없어져 버린 것입니다. 즉 법대로 살면, 즉 착하게 살면 바보 취급 당하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너무 슬픈 일입니다.


  둘째, 예수께서는 이런 슬픔의 시대에서 그의 벗들에게 “잘 견딜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즉,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사랑의 힘이 무력화된 악한 시대라고 할지라도 하느님을 섬기는 우리들만큼은 사랑의 사도로서 끝내 남자고 제안하셨던 것입니다. 그래요. 그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 역시 하느님의 진리를 섬기는 자로서 끝끝내 사랑의 사람으로서 남을 각오를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외람되게도, 바로 이 지점에서 저는 예수님에게 이견(異見)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제가 소화가 잘 안되는 언어는 ‘견딤’입니다. 그래요. 우리가 악한 말세의 시대라고 할지라도, 사랑의 사도로서 끝끝내 견뎌야 되겠지요! ……… 그러나 ‘견디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견디는 것은 오래 지속할 수 없습니다. 견디고 참는 차원은 언제나 어디서나 일시적인 것이지, 영속적인 것은 못됩니다. 그점이 문젯거리요 대화거리입니다. 이견입니다.


  제가 예수의 메시지들 가운데서 가장 큰 이견으로서 제시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예수께서는 자주 ‘참고 견딜 것’을 주문하셨습니다. 누군가 오른 뺨을 때리더라도 ‘참고 견뎌서’ 왼뺨도 내밀라고 하셨고, 겉옷을 달라 하거든 ‘참고 견디면서’ 속옷까지 주라 하셨고, 이제 십자가 처형을 앞두시고 하느님께 기도하시기를 십자가 죽임을 고통을 ‘잘 참고 견디게 해달라’고 기도하셨습니다.


  글쎄요. 우리가 - 예수를 사랑하는 후세의 우리가 해야할 일은 예수의 어록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 보다는 예수께서 미처 말씀하시지 못한 부분, 예수 안에 있는 또 다른 가르침을 찾아내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설교의 결론>

  온 세상에 불법이 성하여져서 인류가 사랑의 마음을 잃고 있다는 예수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됩니다. 이런 악한 시대 가운데서 끝끝내 사랑의 사도로서 남자는 예수의 제안에도 역시 깊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됩니다. 다만 저는 참고 견디는 차원만 갖고는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참고 견디면서 사랑의 사도로서 남는 것이 아니라,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 손이 모를 정도의 무심(無心)한 사상가로서 인류를 사랑할 수 있는 그런 넉넉한 ‘사랑의 사도’가 되자는 말씀을 드려보고 싶네요.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무심(無心)한 사랑의 사도’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잘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 축도

 

하늘의 님이여. 땅의 예수여. 바람의 성령이여!

이제는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이 땅에서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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