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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의 대화

로마서 김부겸 목사............... 조회 수 161 추천 수 0 2017.10.23 22:58:41
.........
성경본문 : 롬6:5 
설교자 : 김부겸 목사 
참고 : http://blog.naver.com/malsoom/186200953 

2013년 4월 28일 주일설교

성경말씀 : 로마서 6장 5절, 11절

설교제목 : 예수와의 대화

 

<영성 시>

 

너는 기다려서는 안 된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하느님이 와서 “나는 존재한다”고 말할 때까지

너는 기다려서는 안 된다.

그의 힘을 스스로 밝히는

그러한 신이란 의미가 없다.

태초에서부터 너의 내면에

하느님이 바람처럼 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너의 마음이 감격에 겨워서 신비로운 마음이 풍성해질 때

하느님은 그 속에서 창조의 사역을 시작하신다.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죽음으로 그와 연합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또한 분명히, 그의 부활하심과 같은 부활로 그와 연합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이와 같이 여러분도, 여러분 스스로가 죄에 대하여는 죽은 사람이요, 하나님께 대하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로마 6:5, 11)】

 

  <기독교 신비주의와 바울>

  기독교 신비주의에는 세 가지 맥락이 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 신비주의, 또 하나는 예수 신비주의,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성령 신비주의입니다. 하느님과 예수, 그리고 성령에 대해서 신비로운 마음과 자세를 갖고, 그 삼위의 존재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무한한 애정과 존경, 사랑과 흠모의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이나 예수, 성령’에 대해서 그 호칭 하나하나에 대해서, 그 호칭이 갖고 있는 의미의 미세함에 대해서, 그 삼위가 풍기는 이미지들에 대해서 대단히 민감한 자세를 갖고 있는 태도를 말합니다.


  아마 생각하건대, 바울 선생은 굳이 구분하자면 ‘예수 신비주의자’였을 것입니다. 바울은 특히 예수에게 집중했습니다. 예수의 인격, 예수의 말씀, 예수의 행동, 예수의 분위기 등에 주목했고, 그래서 결국 바울 선생의 후예들은 “예수의 이름만 불러도 구원을 받는다”는 논법으로까지 나아갔습니다. ‘예수 신비주의’의 극치입니다.

 

  <문제의 제기>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가면 예수와의 대화는 불가능해집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대화라는 게 무엇이겠습니까? 대화란 어느 정도 동등한 자세를 가져야 가능한 것입니다. 한 사람을 저 하늘 꼭대기로 신비롭게 올려놓은 상태에서, 그리고 그 상대방인 또 한 사람은 이 땅의 가장 낮은 죄악의 존재로 떨어뜨려 버린 상태에서 그 두 사람의 대화가 가능하겠습니까?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를 저 하늘 높은 곳으로 올려 놓는 ‘예수 신비주의’는 이 땅의 사람들과 예수를 서로 만날 수 없는 관계로 떼어놓는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낳은 것입니다.

 

   <성경 이야기>

  오늘 바울의 말씀만 해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같은 죽음으로 그와 연합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또한 분명히, 그의 부활하심과 같은 부활로 그와 연합하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이와 같이 여러분도, 여러분 스스로가 죄에 대하여는 죽은 사람이요, 하나님께 대하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로마 6:5, 11)】오늘 바울 선생의 말씀은 한 마디로 “예수처럼 죽으면 예수처럼 부활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요. 분명 그럴 것입니다. 바울 선생이 말씀하시는 바, 그 의미와 강조점을 잘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바울 선생은 예수를 표준으로 제시하시고자 했습니다. 우리 인생과 역사 속에서 기준을 삼을 수 있는 영원불변한 진리의 존재로 예수를 제시했습니다. 그래요. 맞습니다. 예수는 분명 그런 존재이실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 선생의 논법에 대해서 우리는 중대한 문제들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바울 선생이 제시한 바, “예수처럼 죽으면 예수처럼 부활한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짧은 어록에 대해서도 우리는 어마어마한 ‘대화의 요소들’을 갖고 있습니다. 일단 “예수처럼 죽는다”는 그것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은 소화하기 어려운 이야기라는 점을 밝힙니다. 또 예수처럼 죽으면 정말 예수처럼 부활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의 여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예수처럼 부활하지 않아도 예수처럼 죽을 수 있는 ‘영성의 사람들’이 되는 것이 우리들의 궁극적 목적이 되어야 함도 있습니다.


  진정으로 예수처럼 되기 위해서 예수에게 물어봐야할 것들이 많은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처럼 되기 위해서는 예수에 대해서 감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존경하되 의문을 품고 이의를 제기하고 생각을 달리하고, 논쟁을 하고, 나름대로 깊은 탐구를 하며 … 그래서 예수보다 더 큰 이가 되는 것 -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예수 제자가 되는 것, 그것이 우리들에게 필요한 신앙의 여정입니다. 그런데 예수 신비주의는 이 영성적 여정의 길을 처음부터 막고 있습니다. 그게 중대한 문제입니다. 예수와의 연합을 구원의 길로 제시하는 ‘예수 신비주의’가 예수와의 진정한 연합을 가로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설교를 마치면서>

  이제 설교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설교말씀의 제목을 ‘예수와의 대화’라고 잡아보았습니다. 오늘 이 설교말씀의 제목을 깊이 묵상하시는 저와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축도>

  하늘의 하느님이여. 땅의 예수여. 바람의 성령이여!

이제는 우리 생명의 근원 되시는 하느님의 신비로운 사랑과

이 땅에서 진리의 세계로 진입한 예수님의 놀라운 은혜와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해 주시는 성령님의 은총이

우리 수도교회 교우들 머리 위에 영원토록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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