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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일기350-12.16】 잔해
약수터 가다가 보니 지난번에 불이 난 타일 야적장에 불이 태워버리고 난 잔해를 치우느라 바쁘다. 그 중에도 철골처럼 돈 되는 것들은 따로 골라 한쪽에 쌓아 놓았다.
어릴 적에 장성읍내 방적공장에서 불이 났다. 얼마나 크게 났는지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빨간 불기둥이 보일 정도였다. 나는 친구들과 그 먼 거리를 달리고 달리고 달려 불 구경을 갔었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몸에 불이 붙은채로 밖으로 달려 나왔다. 불붙은 옷을 입고 있을 수는 없으니 몸에 붙은 옷을 다 떼어냈다. 사람들이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옷을 다 벗어버리고 벌거벗은 모습으로 울고 서 있던 모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그때 나는 너무 뜨거워서 부끄러움도 모르는 곳이 지옥일 거라고 생각하고 착하게 살아서 지옥은 안 가야지 하고 다짐했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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