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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항해하면서 발견한 다시 읽고 싶은 글을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이 워낙 넓다보니 전에 봐 두었던 글을 다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래서 스크랩할만한 글을 갈무리합니다. (출처 표시를 하지 않으면 글이 게시가 안됩니다.)

일상이 교회다

목회독서교육 안준호............... 조회 수 241 추천 수 0 2019.01.15 09: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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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facebook.com/ahn.junho.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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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교회다


우리교회는 예배를 일주일에 한번밖에는 드리지 않는다. '주일공동체예배'가 유일하다. 교회학교 아이들은 오전 9시30분에 와서 예배를 드린 뒤, 사랑방에서 놀다가, '주일공동체예배' 성만찬 시간에 내려와서 성찬에 참여한다. 교회학교 아이들은 말하자면, '주일예배'를 3시간동안이나 드리는 셈이다. 그래도 교회학교 아이들은 교회를 나오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오후예배는 드리지 않고 코이노니아시간을 갖는다. 말 그대로 코이노니아시간이다. 함께 찬양을 한 뒤 소그룹으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잠시 기도를 올리고 헤어진다. 코이노니아 시간이 끝나면 그 때부터 진짜 '코이노니아'가 시작한다. 집으로 일찍 가는 사람도 있지만, 청년들과 중고등부 학생들 그리고 교회학교 학생들은 사랑방과 커피마을 그리고 골목길거리로 흩어져서 제각각 여러가지 방식으로 함께 어울어진다.


 그동안은 수요기도회로 모였는데, 올 해부터 수요기도회를 '영성독서'방식으로 전환했다. 개신교회는 항상 기도회를 한다고 하면 찬양과 주로 통성기도를 하면서 사람들의 감정을 고조시킨다. 그런데 그런 식의 기도를 못하게 된지 오래되었다. 나는 노동을 하면서 기도를 한다. 걸으면서도 기도를 하고, 때론 꿈 속에서도 기도를 할 때가 있다. 내 마음이 제일 아픈 날에 나는 꿈속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나를 볼 때가 있다. 그런 날은 몸이 마음이 많이 아프다. 그래서 나는 함께 모여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 뒤 책을 읽는 시간이 우리에겐 기도회시간이 될 것을 믿고 있다. 이제 조금씩 정착이 되어서 참여하는 교인들도 조금씩 적응을 하고 있다.


금요일 오전에는 교회가 자리한 백석동에 들어와서 사업을 하고 일을 하고 있는 교인들끼리 모여서 '참사모'모임을 한다. '참포도나무교회 사업자모임'의 줄임말이다. 어떻게 하면 사업을 잘하여 돈을 벌 것인지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여서 우리에게 맡겨진 거룩한 소임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모임이다. 종교개혁의 한 중요한 주제가 '평신도 사제직'이라고 신학교에서 배웠다. '평신도'란 표현이 조금 그렇지만, 예배를 집례하는 사제혹은 목사만이 아니라, 평신도들도 자신들의 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거룩한 소임을 다하는 것임을 상기하곤한다. 그리고 이 모임을 통해서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가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금요일 저녁에는 1시간학교로 모인다. 함께 모여서 밥을 먹고 놀이, 문화, 여행을 하면서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는 모임이다. 그 모임을 하기 위해서 몇가정이 돌아가면서 밥을 하고, 청년들이 아이들의 형, 누나, 이모가 되어서 함께 어울려주고 있다. 노래방도 가고, 롤러장도 가고 때론 영화도 보고, 서로 편지를 써서 나눠주기도 한다. 간디와 함께 스와라지 운동을 펼쳤던 '비노바바베'가 제창한 새교육운동(나이탈림)이다. 우리는 1시간학교를 우리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체용하여 벌써 10년째 모임을 갖고 있다. 중학교 1학년에 만난 학생들이 이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으니, 이 모임이 우리 교회를 탄생시킨 모태와 같은 모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달에 한번씩 토요일에 청년들이 1박2일로 '청년숲학교'로 모인다. 청년들이 혼자 살지 말고 서로 작은 숲을 만들어서 서로 의지하면서 살라고 만든 모임이다. 토요일 오후 4시에 모여서 함께 교회청소를 한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애찬 준비를 한다. 이 모임을 통해서 청년들로 하여금 헌신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려고 한다. 가르치기 보다는 목사와 사모가 그동안 전승받았던 "교회를 섬기며 살아가는 법"을 청년들에게 전승시키려고 한다. 그 과정을 통해서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를 쓸고 닦는 법, 그리고 기도하는 법, 서로 대화하는 법을 배우고, 밥을 먹고 난 뒤에는 커피를 마시고 '독서토론회'를 나눈다. 작년에 10권이상의 책을 읽었는데, 청년들과 알베르트까뮈의 '이방인'을 읽은 것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는 청년들이 성경만을 읽지 말고 더 폭넓은 책들을 읽으면서 성서를 읽기를 바란다. 그 안에서 성서를 이 시대의 시각, 자신들의 살아있는 시각으로 읽어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일년에 몇일을 부산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다. 하루에 15Km 정도를 함께 걷고 있는데, 일산에서 상암까지 걸어간 뒤로 벌써, 천안까지 걸어갔다. 놀라운 사실은 6살된 아이도 한번도 빠지지 않고 함께 참석하면서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숲을 걸어갈 때, 우리는 노래도 부르고 도시락도 함께 먹고 또 중간 중간에 바람이 좋은 언덕에서 쉼을 갖기도 한다. 이렇게 오솔길을 걸어갈 때에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제일 많이 한 일이 걷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쨓든 이렇게 걷고 또 걷다가 보면 우리는 어느새 기도하고 있는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걷기는 '기도'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점점 교회의 모임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바꾸고 있는 것 같다. 기존의 개신교회가 유지하고 있는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난다. 오늘 한 교우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다. "아마 다른 교회 같으면 목사님이 이렇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장로님과 권사님들에게 벌써 쫓겨났을 것이다. 그래도 작은 교회니까 이렇게 할 수 있지, 교회가 커지만 이렇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물론 이 교인은 지금 우리 교회 목회의 모습을 좋게 생각하고 한 말이기는 하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혼자 생각해 본다. 교회가 커지고 작아지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다. 다만, 몇 사람이 모이더라도, 그 사람들이 예수로 인해서 행복하게 단 하루라도 모일 수 있다면, 나는 그곳이 바로 '교회'라고 생각한다.

교회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신다면, '일상이 교회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참포도나무교회
안준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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