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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일기055-2.24】 고양이 수도사
거의 수도사나 다름없는 고양이 한 마리가 우리 집 마당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다. 절대로 사람 손을 허락하지 않으면서 때마다 먹을 것 내놓으라고 창 밖에서 집안을 망부석처럼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데 먹이를 주면 먹는 양이 딱 정해져 있어 절대로 더는 안 먹는 ‘절제와 소식’을 하는 기특한 고양이다. 가끔 좋은이가 은혜를 베풀어 고기를 줘도 양이 많다 싶으면 그걸 다 먹지 않고 남긴다. 오늘도 고양이 밥그릇에 사료와 갈비 두토막이 남아있다. 뭐야, 세상에 고양이가 갈비를 남겨? 너 제정신이야?
내가 고양이와 눈을 맞추면 슬그머니 눈을 감아버린다. 뭐야, 너 지금 내가 밥 담당이 아니라고 나를 무시하는 거야? 고양이가 눈을 감는 것은 더 이상 친해지지 않아도 될 만큼 아주 친숙한 가족으로 여긴다는 뜻이라고 한다. 아, 다행이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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