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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대전일보] 노랑이와 할매 - 김진선

신춘문예 김진선............... 조회 수 513 추천 수 0 2019.03.21 23: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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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노랑이와 할매 / 김진선


   노랑이와 할매 / 김진선

 

  화창한 오후입니다. 햇살이 온 세상을 비춰줍니다. 그러나 이 곳은 온통 깜깜합니다. 갑자기 세차게 밀려오는 헹군 물 때문에 한바탕 구정물 파도가 일렁입니다. 여기는 햇살의 손길이 닿지 않는 수챗구멍입니다. 샴푸 헹군 물도 이윽고 구정물과 섞이게 됩니다. 헹군 물 속에 무언가가 섞여서 흘려 내려옵니다.

  "에잇, 퉤퉤. 대체 여기가 어디람?"

  툴툴대는 소리가 수챗구멍 안을 웅웅 울립니다.

  "뭐야? 냄새 나고 더러운 여긴 대체 어디지? 으앙, 난 몰라."

  울음소리에 가늘고 구불거리는 그림자가 움직입니다.

  "넌 누구냐?"

  두려움을 느낀 노랑이는 최대한 굵은 목소리로 물어봅니다.

  "난 흰머리카락이야. 그러는 넌 누구냐? 보아하니 너도 머리카락은 머리카락 같은데…"

  "휴…살았다. 만나서 반가…갑지는 않지만 뭐. 난 검은머리카락. 아니 지금은 노랑머리카락이야."

  "노랑머리카락?"

  "응 그냥 노랑이라고 불러. 그런데 여긴 어디니?"

  "예끼! 이놈. 어른도 몰라보고 어디서 반말이냐? 이 배은망덕한 놈.넌, 위 아래도 없어?"

  깜짝 놀란 노랑이는 하마터면 구정물을 마실 뻔 했습니다.

  "아니 무슨 머리카락 처지에 위아래를 따져? 몇 살인데 그래요? 쳇"

  순간 노랑이는 아차! 싶습니다. 언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거든요. 검은머리카락에서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흰머리카락으로 변한다는 사실을.

  "아무리 머리카락이라도 그렇지. 앞으론 존댓말 써!"

  노랑이는 마지못해 콧소리로 '네'라고 대답합니다.

  "그나저나 넌 여기에 어떻게 왔냐? 검은머리카락이라면 아직 한창 때인데……그런데 온 몸이 노란색으로 뒤덮여있는데 안 답답하냐? 온통 노란색이라 흰머리카락인지 검은머리카락인지 헷갈렸잖아."

  "말도 마세요. 저의 주인은요 1년 365일 머리카락을 가만 내버려 두지 않아요. 염색했다 탈색했다 심심하면 뽀글뽀글 파마. 걸핏하면 쫙쫙 생머리로 펴고. 그 바람에 저와 제 친구들은 지쳤다고요. 드라이하다가 반은 끊겼는데 오늘 머리 감다 완전히 끊겨져 나왔어요."

  노랑이는 숨도 안 쉬고 순식간에 그 동안의 일을 쏟아 놓았습니다. 그리고 보면 오랜 시간이 지난 일 같습니다. 바로 오늘 아침의 일인데도 말이죠.

  "변덕스러운 여자 주인이었던 모양이지?"

  "아뇨 남자였어요."

  "요즘은 남자가 뽀글뽀글 파마도 하나?"

  노랑이는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습니다.

  "요즘 유행을 모르시는구나. 요즘 남자들 아줌마처럼 뽀글뽀글 파마가 유행이에요. 한번은 길을 가는데 어떤 여학생이 잘못해서 제 주인 팔을 치고 갔는데, 뒷모습만 보고는 아줌마 죄송하다고 그러더라고요."

  흰머리카락도 이제야 같이 웃기 시작합니다. 노랑이의 깜깜했던 주위가 차차 밝아집니다.

  "유별난 주인을 만났나 봐. 노랑이 너는 젊은 나이에 안됐다. 아직 세상 구경도 덜 했을 텐데 말이야."

  흰머리카락은 아련한 추억에 잠깁니다. 그러고 보면 세월이란 게 눈 깜짝할 사이입니다.

  "흰머리카락님은 이곳에 어떻게 오셨어요?"

  "흰머리카락님은 무슨. 그냥 내 주인은 할머니였으니까 그냥 할매라고 불러. 나야 뭐 할매가 늙으니까 덩달아 나도 늙고. 팔 다리가 힘을 못 쓰더니 점점 머리카락까지 영 힘이 없어지는 거야. 그렇게 위태롭게 보내다가 할매가 죽기 이틀 전에 며느리보고 머리를 감겨 달라고 하더라고. 그때 힘 좋은 며느리 손에 머리카락들끼리 엉키다가 쏙 빠져버리게 됐지."

  노랑이는 할매가 아까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역시 어른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습니다. 할매가 다시 말문을 열기 시작합니다.

  "내 주인 할매는 행상을 했어. 농사를 지어서 이것저것 시장에 내다 팔았지. 그 때 나는 세상 구경을 참 많이 했지."

  "저도 세상 구경 조금 해 봤어요. 주인이 이 곳 저 곳 돌아다니길 좋아해서."

  노랑이가 할매 이야기 중에 끼어들었습니다.

  "넌 나에 비하면 새 발의 피야. 그리고 남의 이야기 할 때 끝까지 들어주다가 끝나면 이야기 해야지.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야?"

  "죄송해요. 저의 주인이 남이 말할 때 끼어들기 선수라서 어느새 저도 보고 배웠나 봐요."

  노랑이는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습니다.

  "앞으론 조심하도록 해. 그런데 어디까지 했지? 까먹었네."

  "시장에서 세상 구경 많이 했다고요."

  "아…시장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봤어. 시장은 사람과 물건이 한 자리에 모이는 곳이야. 언제나 왁자지껄하지. 세상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어. 그 중에서도 몸이 불편한 사람과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아."

  노랑이는 도통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할매의 이야기는 실타래처럼 계속 풀어져 나왔습니다.

  "하루는 찰랑찰랑 탐스러운 머리결을 가진 아가씨가 완두콩을 사러 왔었지. 내 생전에 그렇게 아름다운 머리결을 본 건 처음이었어. 머리결에 가려서 휠체어를 타고 안타고는 아무 상관없었어. 할매가 가는 귀가 먹어서 한 되 주랴? 두 되 주랴? 귀찮게 거듭 물어봐도 계속 웃으면서 두 되라고 대답했어."

  노랑이는 자기 주인이 몹시 부끄러워졌습니다. 노랑이 주인은 말끝마다 '짜증나' 를 달고 살거든요. 할매는 잠시 쉬었다가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난 그 아가씨에게서 빛을 보았어. 웃을 때마다 빛은 더 강렬해졌어. 아가씨를 보고 있노라니 나에게도 웃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어."

  노랑이의 마음이 뜨겁게 차오릅니다. 눈물이 날지도 모르겠습니다. 할매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습니다.

  "그 날 오후엔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겨 정수리에 올려 묶은 아줌마가 팥을 사러 왔어. 오자마자 팥이 색깔이 왜 이렇게 흐리멍텅하냐는 둥 벌레 먹은 팥 투성이라고 투덜대다가 실수로 찬 발길질에 팥이랑 완두콩이 죄다 엎어진 거야. 호랑이 할매의 불 같은 성격이 아줌마의 머리카락을 한 웅큼 뽑아놨지. 그래서 잘난 척하던 아줌마의 정수리 올림머리가 다 풀어졌지. 사실 그래도 싸긴 쌌어. 십 분째 이러쿵저러쿵 불평만 늘어봐서 오는 손님도 몇 명 쫓아버렸거든."

  노랑이는 정수리 올림머리 아줌마를 생각해 봅니다. 머리결 아가씨 곁에는 휠체어 친구가 있어서 든든하지만 정수리 올림머리 아줌마 곁에는 아무도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는 아줌마가 정수리에는 머리를 안 묶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묶을 때마다 머리카락들의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거든요. 비록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할매의 실감나는 이야기로 아줌마의 머리모양이 머릿속에 그려지고도 남았습니다. 노랑이가 낯을 가리는 탓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할매가 처음에는 떨떠름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만난 것이 노랑이 인생의 영광이라고 까지 생각됩니다. 비록 수챗구멍에 만난 사이지만요. 만남에 있어서 장소가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노랑이는 그 동안 주인 머릿결 속에서 또래 친구 머리카락들하고만 지내니까 버릇도 없고 화나면 짜증내는 게 당연한 줄로 생각했습니다.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그 즉시 짜증으로 풀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습니다. 갑자기 헹군 물이 또 흘러 내려옵니다.

  "자, 이제 또 헤어질 시간이구나."

  할매는 미리 알았다는 듯이 이야기 합니다.

  "할매, 그럼 우린 또 언제 만나나요?"

  할매는 씨익 웃어 보입니다.

  "눈으로 나를 기억하지 말고 마음으로 날 기억하렴. 그럼 바로 나를 만날 거야."

  해가 노을 속으로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김을 맸던 김씨 아저씨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하루 종일 일한 아저씨의 남방에 살랑 바람이 간지럼을 피워줍니다. 하루 종일 일한 아저씨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벙글입니다. 집 근처에서 동네 어르신을 만났습니다.

  "자네 오늘도 욕봤구먼. 아이고 팔 다리 어깨가 아파서 이제 김도 못 매겠어. 이렇게 힘들어서야 원. 늙을수록 몸이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더니 내가 딱 그 짝이여. 그런디 자네 무슨 좋을 일 있남? 왜 이리 싱글벙글이여?"

  여전히 미소가 입에 걸린 아저씨는

  "늘 좋은 일 뿐이죠. 우선 제가 이렇게 살아 숨 쉴 수 있는 게 감사하고 건강 주셔서 마음만 먹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잖아요. 힘들면 잠시 쉴 수도 있고 목마르면 물도 마실 수 있고 배고프면 실컷 밥도 먹고. 이렇게 집에 들어가는 길에 반가운 어르신도 뵐 수 있고 집에 가면 저를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고. 늘 기쁘게 사니 좋은 마음만 생겨서요."

  어르신은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맞는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맞아! 그래서 자네는 몸이 튼튼하고 신수가 훤했구먼!"

  김씨 아저씨는 머리를 긁적이며 부끄러운지 인사만 꾸벅 하고 집으로 향합니다.

  "어험, 아빠 왔다. 귀여운 내 강아지들 잘 있었나?"

  귀여운 두 남매는 아빠의 넓은 어깨로 달려와 와락 껴안습니다. 김씨 아저씨의 미소가 얼굴에서부터 온몸 구석구석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빠가 땀나서 무척 더우니까 등목 좀 해야겠다. 우리 강아지들이 아빠 등에 물 한 바가지씩만 뿌려줘."

  아이들이 뿌려주는 시원한 물로 등목하는 김씨 아저씨는 콧노래를 부릅니다. 한참 흥얼거리던 아저씨가 갑자기 소리칩니다.

  "어랏, 머리카락이 또 빠졌네. 이젠 숱도 얼마 없는데 이런. 허허허."

  김씨 아저씨 머리카락이 헹군 물을 따라 수챗구멍으로 흘러갑니다.


  <당선소감>   차가운 세상서 따뜻한 글로 다시 뵙겠습니다


  인생의 좁은 길 위주로 다닌다고 생각했습니다. 늘 이인자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는 동안 최선책보다는 차선책으로 사는 것 같아서 낙망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인자가 되어보니 일인자였으면 도무지 보지 못할 시선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넓은 길이 아닌 좁은 길이라서, 일인자가 아닌 이인자라서 볼 수 있는 아픔과 슬픔을 통해 조금 더 깊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한 해 두 해 지날수록 내 머릿속 이야기들의 불씨가 잦아들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언제든 다시 뜨거워지면 꺼내서 쓸 불쏘시개는 가슴 속에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노랑이와 할매는 오랜 시간을 두고 빚어진 글입니다. 기나긴 퇴고를 거쳐서 드디어 오늘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노랑이와 할매의 여행을 응원합니다. 이 추운 겨울 노랑이와 할매가 찾아갈 그 누군가에게 땃땃한 손을 내밉니다. 세상이 흉흉해서 동화 따위는 읽지 않는다 할 지 몰라도 아직 세상에는 꽤 괜찮은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존재한다고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지난 화요일 엄마가 무릎수술 후 퇴원하는 날이었습니다. 천안 봉명 역에서부터 서울 남영 역까지 2시간 가까이 전철을 타고 왔습니다. 전날 병원의 차가운 간이침대에서 새우잠을 잤던 지라 따뜻한 의자에 앉자마자 잠들어 버렸습니다. 따뜻한 온기덕분에 모든 것을 다 잊고 푹 잘 수 있었습니다. 그 날 042 지역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광고 전화인 줄 안받았습니다. 기쁜 소식인지도 모르고 말이죠. 유난히 추웠던 날 한 통의 전화로 따뜻해졌습니다.

  차가운 세상에서 따뜻한 글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부모님 오빠 새언니 하민이 지솔이 이모 그리고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는 귀하고 고마운 나의 친구들 기도의 동역자들 감사합니다.

  나보다 더 기뻐해 준 청양선교팀 불쏘시개팀 로나언니 혜경언니 보은언니 미영언니 시현언니 수경엄니와 독수리자매들 다스리 예원이 화혜 미진이 지영이 치코 개미 혜선이 미선이

  그리고 늘 먹이고 채워주는 귀한친구 유정이

  사랑하는 동생 민갱이 남지 수련이 세미 자운 영미 고야

  팟캐스트 '평사보이' 진행하고 있는데 함께하는 평사보이 친구들아 "그래, 우리 여기까지 참 잘 왔다. 고마워. " 언제든 자유롭게 글 쓸 수 있게 배려해주고 노랑이와 할매 프린트까지 손수 해 준 카페 엘마레 명희사장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영광 하나님께 돌립니다. 
  ● 1982년 서산 출생.

  ● 숭의여자대학 문예창작학과 졸.


  <심사평> 거칠지만 가능성 다분한 미래의 작가


  동화는 문자의 뜻으로 보자면 어린이라고 불리는 인간군의 삶을 들여다보는 문학이다. 그러나 문학사적으로 보자면 환상성, 낭만성을 품으며 거시세계와 미시세계의 비밀까지 들여다볼 수도 있는 문학이다. 그러니까 동화는 좀 더 자유롭고, 통찰력 있고, 환상적이어도 괜찮다. 투고작들은 대부분 아이들 일상을 세밀하게 그린 이야기였는데, 그것도 좋지만 자유롭고 폭 넓은 소재나 환상의 세계를 탐구하는 글이 더 나와 주어도 반갑지 않을까 싶다.

  '꼬불꼬불한 라면은 매워야 맛있다'와 '그래, 생각 나'는 섬세한 작품이었다. 아이들의 갈등과 화해의 심리를 촘촘하게 잡아내는 매끈한 문장들. 맛있는 라면 냄새가 나는 듯도 하고, 살짝 풋사랑의 두근거림이 느껴지기도 하는 감각이 있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표준형으로 잘 깎아 만들어 오히려 실감 있는 생기나 감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을 주었다. 한편 '고야와 마귀할멈', '명구의 초대'는 캐릭터가 살아 있는 작품이었다. 할머니와 염소를 사이에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고야, 이야기선생님 주의를 끌려고 갖은 말썽을 부리는 명구의 귀 따가운 외침이 들리는 것 같아 읽으면서 미소가 떠오른다. 상처 입고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잘 읽혀서 찡한 대목도 있었다. 그러나 그 미소와 찡한 여운을 끌어내기 위해 장면을 늘이고 같은 에피소드를 반복하는 구성상의 허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야기가 너무 느슨해진 것이다. 시야는 좀 더 넓히고 플롯은 좀 더 밀도 높게 짰더라면, 싶다.

  당선작은 '노랑이와 할매'로 결정되었다. 솔직히, 토론 대상에 오른 다섯 편 중 지적할 점이 가장 많은 글이었다. 시점의 혼란이나 띄어쓰기 오류가 종종 눈에 띄었고, 지문과 대사의 구획이 분명치 않은 곳도 있었고,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는 표현을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럼에도 높이 평가된 점은 뚜렷이 차별화되는 상상력과 탄력 넘치는 대화들이었다. 그 대화와 지문 속에는 인생에 대한 다채롭고 따뜻한 시선도 들어 있었다. 후반부 엉뚱해 보이는 에피소드를 재치 있게 앞부분의 모티프와 연결시키면서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도 재미있는 시도였다. 수채 구멍에서 만난 머리카락들의 수다라는 유쾌한 배경에서 통통 튀는 문장들이, 마치 안데르센의 동화를 읽는 듯했다. 지금은 약간 거칠지만 가능성이 다분한 미래의 작가라고 여겨 두 심사위원이 흔쾌히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데 동의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그 외의 분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심사위원  소중애, 김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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