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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알 게 뭐야
똑같이 생긴 대형트럭 두 대가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앞차는 밀가루를 싣고 빵 공장으로 가는 중이었고 뒤차는 시멘트를 싣고 건설현장으로 가고 있었죠. 그런데 트럭 기사들이 휴게소에서 실수로 차를 바꿔 탔습니다. 뭔가 이상했지만, 기사들은 모두 ‘알 게 뭐야’라며 무심히 가던 길을 갔습니다.
트럭이 건설현장에 들어서자 시멘트를 내리기 위해 인부들이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본 건 하얀색의 가루였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알 게 뭐야’라며 밀가루를 반죽해 집을 지었습니다. 빵 공장에 멈춘 기사가 본 건 분명 밀가루가 아니었습니다. 짙은 회색의 가루에선 흙먼지가 피어올랐습니다. 이 기사도 ‘알 게 뭐야’라며 빵 공장에 밀가루 대신 시멘트를 납품했습니다. 얼마 후 곳곳에서 꽈지직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밀가루로 만든 집을 아이들이 뜯어먹느라 무너져 내리는 소리, 시멘트로 만든 빵을 먹은 아이들의 이빨이 부러지는 소리였습니다.
동화작가 이현주 목사님의 동화 ‘알 게 뭐야’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이 돈만 벌기 위해 ‘알 게 뭐야’라며 이기적으로 살면 아이들이 피해를 입습니다. 서로 돌아보며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홍융희 목사(부산성민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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