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516번째 쪽지!
□나도 디지게 힘들다
한 가지 일을 한 10년 하면 전문가가 되어서 눈감고도 할 수 있게 된다는데, 나는 글쓰기를 평생 했는데도 절대로 눈 감고는 글을 쓸 수가 없으니, 제가 좀 모자라거나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맞죠? 친구 목사님도 20년을 설교했는데 아직도 ‘설교’라는 소리만 들으면 밤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전문가가 되기는 글렀는가벼” 하면서 서로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참, 산에나 다니고... 신간 편하시네... 남들은 아침부터 디지게 일하다가 허리가 꼬부라져서 집에 들어가는데...” 하고 제가 산에 다니는 것을 아니꼽게 보시더라구요. 그런데 저도 ‘디질 만큼 힘들게’ 산에 다니거든요.
진짜 맛집 사장은 새벽 일찍 눈 비비고 일어나 시장에 가서 싱싱하고 좋은 재료를 찾아옵니다. 좋은 재료를 찾는 것이 어렵지 요리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니예요. 저도 평생 글을 쓰며 살다보니 그냥 자판기를 두들겨서 문장을 만들어 원고지 채우는 것은 쉬워요. 글 한편을 쓰기 위해 그 재료를 찾는 것이 어렵습니다.
그런데 저는 산에 올라 예수님의 이름을 부를 때, 좋은 글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산행의 이름을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산행’(듣산)이라고 붙였습니다. 저는 예수님께 한 말씀 들은 산행은 ‘좋은 산행’이고 한 말씀도 듣지 못한 산행은 ‘허탕친 산행’입니다.
동행들이 있으면 동행들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한 말씀 들을 때도 있고, 홀로 산행은 나무와 새와 산길과 하늘을 통해서, 아주 가끔 예수님이 직접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런 날은 순삭(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ㅎㅎ 대박이죠?
사실은 저도 디질 만큼 힘들게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최용우
♥2019.11.20. 물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