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520번째 쪽지!
□거위의 날개
덴마크의 철학자이자 목사였던 키에르케고르의 ‘경건한 풍자’라는 책에 실린 ‘거위의 날개’ 이야기입니다.
거위들이 주일마다 모여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목사 거위가 설교를 합니다. “창조주는 모든 거위들에게 ‘날개’를 주었고, 모든 거위들은 이 ‘날개’로 강 건너 고향으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거위들은 주일마다 비슷한 설교를 들었지만 예배가 끝나자마자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에 바빴습니다. 거위들은 식성이 좋아서 포동포동 살이 올라 먹음직스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집 주인에게 차례로 잡아먹혔습니다.
그렇게 잡아먹히면서도 자신들의 등에 붙은 커다란 '날개'를 사용하여 날아보려고 고민하는 거위는 별로 없었습니다. 거위들은 자신들의 날개는 언젠가 강 건너 고향으로 날아갈 때나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간혹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보려고 고민하는 거위들도 있었지만, 통통하게 살이 오른 원로 거위들은 “그런다고 날 수 있겠어. 날개에 집착하다보면, 우리들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듬뿍 받을 수 없어. 우리는 그분 은총으로 이렇게 포동포동 살이 찌고 먹음직하게 되었잖아. 우린 지금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어.”
그 후 거위들에게 ‘날개’는 거추장스러운 것일 뿐이었습니다. 그들은 날기 위한 운동도 하지 않았고, 예배시간에 잠시 하는 경건한 허리운동과 목운동으로 만족하면서 한 마리씩 차례대로 주인의 밥상에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키에르케고르는 그리스도인이 ‘날지 못하는 거위’가 된 것은 현실에 안주하면서 ‘날개(구원)’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이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용우
♥2019.11.25. 흐리둥둥한 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