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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일기077-3.17】 제 자리
어느 날 뒷산에서 전기톱 왱왱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며칠 뒤에 보니 뒷산의 반이 막 입대한 군인 대가리처럼 훤했다. 이번에는 포크레인 소리가 났다. 무슨 일인가 싶어 올라가 봤다.
밭이었던 곳에 포크레인이 거의 2미터가 넘는 축대를 쌓고 있었다.
“뭐 하시는 거에요? 원룸을 또 짓나요?”
“아뉴, 여기다 단독주택을 짓는데유.”
그런데 가지런히 쌓아 나가던 축대 한 곳이 배가 볼록허니 나와 있다. 현장 감독인 듯한 그분은 포크레인 기사에게 큰소리를 지르며 잔소리를 퍼붓는다. 배가 나오게 쌓으면 비 한번 오면 다 무너진다는 것이다. 마치 덩어리 하나하나가 거기가 제자리 인 듯 딱딱 물려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아주라고 한다. 오래된 돌담을 보면 돌이 마치 퍼즐을 맞춘 것처럼 다 자기 자리가 딱딱 있다. ⓒ최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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