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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619번째 쪽지!
□제자의 정체성
우리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살았던 시대와는 완전 다른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기독교가 로마에 저항하고 있어서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선명했지만, 지금은 기독교가 세속에 깊숙이 빠져 있어서 제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혼란스럽습니다.
우리는 세상과의 긴장과 갈등을 전혀 느끼지 못하기도 하고 애써 피하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서는 기독교인이 되고 교회 밖에서는 세상이 제시하는 세속의 질서와 가치를 따르는 세상인이 되어 이중적인 삶을 아무 불편 없이 삽니다.
우리는 “그게 무슨 문제냐? 기독교인도 먹고 살아야 하니 열심히 돈도 많이 벌고 재미있게 살아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합니다. 그렇죠.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사는 것도 좋습니다. 그것이 복음 전파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삶 가운데 ‘나는 예수의 제자다’라는 정체성을 담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나는 예수의 제자’라는 사실보다 각자 속해있는 체제의 메커니즘에 무작정 매달려서 살아갑니다. 예수 정신으로 이 세상이 ‘하나님 나라’가 되게 하겠다는 거시적인 목적 보다는 당장에 이번 달 수입이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에만 정신을 집중하고 삽니다.
바울은 “내가 내 몸을 쳐 복종하게 함은 내가 남에게 전파한 후에 자신이 도리어 버림을 당할까 두려워함이로다.”(고전9:27)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구도적으로 붙들겠다는 고백을 합니다.
길게 보면 인생이라는 것은 빈부귀천 부귀영화가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에는 인생은 고해(苦海)입니다. 그러나 기독교인의 인생은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얼마나 예민하게 확보해낼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삶의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최용우
♥2020.3.31. 불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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