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루터의 주기도문>
설교가 끝나면 주기도 순서를 알리고, 성찬에 참여할 사람들에게 이렇게 권하십시오.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리해도 됩니다.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친구들이여, 우리는 지금 거룩한 복음의 약속을 받기 위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였습니다. 여러분께 권합니다. 우리의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셨고, 응답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주님 가르치신 기도’를 마음을 다해 한목소리로 드립시다.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빈궁한 당신의 자녀들을 돌아보시고 은혜를 내려 주시어 당신의 이름이 우리 가운데, 그리고 온 세계 위에 높여지게 하옵소서. 당신의 거룩한 말씀이 온 세계에 순수하고 바르게 선포되게 하시고, 우리로 하여금 뜨거운 사랑 가운데 살게 하셔서, 당신의 이름을 더럽히는 거짓 가르침과 악한 삶을 거부하게 하옵소서.
당신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여 확장되길 기도합니다.
모든 죄인과 눈먼 자들, 악마의 나라에 사로잡혀 사는 모든 이들이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바른 믿음과 깨달음을 얻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이 땅에 그리스도인들이 점점 많아지게 하옵소서.
성령을 우리에게 주시어 강하거나 약하거나, 살거나 죽거나, 선하거나 악한 일을 당할 때, 오직 그분의 뜻을 붙잡고 견뎌내며, 항상 우리의 뜻을 꺾어 우리 자신을 당신께 드릴 수 있게 하옵소서.
일용할 양식 주시길 기도합니다.
내 배만 채우려는 욕망과 염려 대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선한 것을 풍족히 공급해주심을 신뢰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용서하는 것처럼,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옵소서.
당신의 죄용서를 믿는 우리로 하여금, 어떤 상황에도 양심의 찔림 없는 평안과 기쁨 가운데 살게 하시고, 어떤 죄의 유혹에도 두려워하거나 떨지 않도록 우리를 도와주옵소서.
우리가 시험에 들지 않게 도와주옵소서.
우리를 세상 길로 이끄는 저주받은 육의 소욕과 마귀가 인도하는 모든 악한 것들을 성령의 도움으로 이기게 하옵소서.
우리의 육체와 영혼을 모든 악에서 구하옵소서.
지금부터 영원무궁토록.
참으로 이 모든 일이 우리 가운데 일어나길 소망하는 이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이렇게 말합시다. ‘아멘.’
아멘은 ‘예’라는 말입니다. ‘아멘’으로 응답한 우리 모두에게 이 모든 것들이 하늘로부터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약속입니다.
“무엇이든지 기도하고 구하는 것은 받은 줄 믿으라. 그리하면 너희가 받게 되리라.”(막 11:24)
아멘.
WA 19, 95-96. Deudsche Messe und ordnung Gottisdiensts (1526)
덧) 1526년 루터가 해설한 예배해설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루터라는 형님은 보면 볼 수록 존경스럽다. 형식은 있지만, 언제나 그 형식을 새롭게 넘어서는 창조성과 자유가 돋보인다. 이게 루터교회 전례의 맛이다.
주기도문도 이렇게 변형해서 공동기도문으로 사용할 수 있다. 왜 여태껏 이 생각을 못했을까. 우리에게 주기도문은 언제까지 '주문'으로 남아야할까.
내일 예배 때 이거 한 번 사용해야겠다.
최주훈 목사
중앙루터교회 담임목사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