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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621번째 쪽지!
□잠시 쉬어갑시다
청년시절 한동안 섬겼던 교회가 서울 망원동에 있었는데, 그 지역은 여름에 비만 오면 침수가 되었습니다. 어느 해인가 장마철에 많은 비가 쏟아졌습니다. 그날은 수요일이었는데 막 예배를 시작하려는 찰라 2층 교회 문이 열리면서 지하에 있던 봉제공장 사장님이 급히 뛰어 들어왔습니다. 지금 지하에 물이 들어오고 있으니 짐을 좀 2층 교회로 옮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잠깐 고민을 하던 목사님은 예배를 즉시 중지하고 전 성도들에게 의자를 모두 앞쪽으로 밀고 빨리 내려가 짐을 올리라고 했습니다. 재봉틀과 원자재와 제품들을 힘을 합쳐 2층 교회로 옮겼습니다. 그날 망원동에는 1층이 반쯤 잠길 정도로 침수가 되었습니다.
창밖으로 세워놓은 택시 지붕 꼭지만 물 위로 보이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로 절에 다닌다는 봉제공장 사장님이 고맙다며 치킨 보따리를 들고 주일날 교회에 찾아와서 치킨을 맛있게 나눠 먹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날 우리는 수요예배를 드리지 못했지만 온 몸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한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홍수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습니다. 교회는 그러든 말든 한가하게 ‘종교탄압’ 운운하며 예배를 계속 드려야 할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잠시 예배를 중단하거나 대안을 찾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말아야겠습니다. 앞으로 영원히 예배를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종교탄압’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제 생각에는 학교가 문을 열 때 교회도 함께 문을 열면 되겠습니다. 이 사태는 길어야 한 두 달입니다. 우리 잠시 쉬어갑시다. ⓒ최용우
♥2020.4.2. 나무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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