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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 목사] 땅이 무슨 죄가 있어서...

묵상나눔 호성............... 조회 수 55 추천 수 0 2020.04.18 21: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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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무슨 죄가 있어서...] (에스겔 36:1-15)


1. 땅은 무슨 죄인가?


이스라엘의 산과 땅들은 억울했다.
산과 땅은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원수가 차지하는 땅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겔 36:1-2, 새번역) [1] "너 사람아, 너는 이스라엘의 산들에게 이렇게 예언하여 일러라. '이스라엘의 산들아, 너희는 나 주의 말을 들어라. [2]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너희의 원수가 너희를 차지할 생각을 하면서 옛적부터 있던 고지대가 이제 자기들의 소유가 되었다고 좋아한다.'

그래서 산과 땅들이 원치 않는 조롱을 당하게 되었다.

(겔 36:3, 새번역) 너는 이스라엘의 산들에게 이렇게 예언하여 일러라. '나 주 하나님이 이렇게 말한다. 그 원수들이 너희를 황폐하게 만들었고, 사방에서 너희를 삼켜 버려서, 너희가 다른 민족의 소유가 되었으므로, 너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조롱거리가 되었다.

땅이 무슨 죄가 있어서
원수에게 정복을 당해야 하며
무슨 잘못이 있어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조롱거리가 되어야 했을까?

땅은 잘못이 없고 죄도 없다.
땅은 자신들이 할 일을 할 뿐이다.
땅이 할 일은 무엇일까?

(레 18:25, 새번역) 따라서 그들이 사는 땅까지 더럽게 되었다. 그러므로 나는 그 악한 땅을 벌하였고, 그 땅은 그 거주자들을 토해 내게 되었다.

땅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단 한 가지를 한다.
아니 할 수밖에 없다.
그 땅의 거주자들이 악을 행하여 땅을 더럽히면
그 거주자들을 토하여 내치는 것이다.

이스라엘 땅은 죄가 없었고
이스라엘 땅 거주자들의 죄가 땅을 더럽혔다.
할 수 없이 땅은 거주자들을 내치고
그 땅은 다시 더 악한 자들의 소유가 된 것이었다.

자신들의 죄가 아니라 거주자들의 죄로 인하여
계속해서 더럽혀지고 거주자들을 토하는 일을 반복해야 했으니,
땅은 얼마나 억울했겠는가?


2. 회복


놀랍게도 하나님은 회복을 선언하셨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게 전쟁에서 패하고
왕과 백성들이 포로로 잡혀갔다면
그 나라는 망해서 역사에서 사라지는 것이 마땅한 시대였다.

시대적인 당위성을 넘어서서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회복을 선언하셨고
산과 땅의 회복도 선언하셨다.

(겔 36:12, 13, 새번역) [12] 내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너희 위에 다시 다니게 하겠다. 내 백성이 너희를 차지하여 너희는 내 백성의 소유가 될 것이다. 너희가 다시는 내 백성의 자녀를 빼앗지 못할 것이다. [13] 백성들이 너를 빗대어 말하기를, ‘너는 백성을 삼키고, 자기 백성에게서 자식을 빼앗는 땅이다’라고 한다. [14] 그러나 이제는 네가 다시는 사람을 삼키지 못할 것이며, 네 나라의 자녀를 빼앗지 못할 것이다. 나 주 여호와의 말이다.

사람들은 이기적이어서 사람의 회복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의 운명은 언제나 자연과 함께 간다.
모든 피조물은 수동적이어서
사람의 어떠함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포로에서 되돌리고
이스라엘 땅으로 돌아오게 하실 것인데,
그 때가 되면 이스라엘 땅이 회복되어서
사람을 내치거나 삼키는 땅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다.

회복은 사람에게만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이 회복되면 피조물이 함께 회복된다.
회복의 4차원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과의 회복, 나 자신과의 회복,
이웃과의 회복, 자연과의 회복이다.
이 4 가지 회복은 순서를 따라 일어난다.

당연히 관계가 망가질 때도
순서를 따라 망가진다.

나 한 사람이 회복되는 것은
단순히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가까운 사람과 이웃과 자연과도 연결되어 있는
회복의 연쇄작용의 시작이 나 자신의 회복이다.


3. 만물이 기다리는 것은?


그래서 만물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롬 8:20-21, 새번역) [20] 피조물이 허무에 굴복했지만, 그것은 자의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 굴복하게 하신 그분이 그렇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소망은 남아 있습니다. [21] 그것은 곧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서, 하나님의 자녀가 누릴 영광된 자유를 얻으리라는 것입니다.

피조물의 갈망도 회복이다.
썩어짐의 종살이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가 누릴 영광된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그런데 피조물의 자유는 누구에게 책임이 있을까?
당연히 사람이다.
내 주변 피조물들의 회복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은
당연히 나 자신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가족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당연히 나 자신이 회복되지 않아서다.
회복은 언제나 연쇄반응인데,
그 회복의 시작이 사람의 회복이다.
그래서 피조물이 간절히 기다리는 것은 분명하다.

(롬 8:19, 새번역) 피조물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자녀들로 회복된 사람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나타나서 무엇을 해주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된 사람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린다.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으로 회복되기만 해도
모든 피조물은 연쇄적으로 회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의 회복,
내 주변 사람들의 회복은
단순히 한 두 사람의 회복의 차원을 훨씬 뛰어 넘어서
이웃과 온 피조물의 회복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회복의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고 중요하고 본질적이다.


4. 나는?


내가 회복이 되었을까?
완전한 회복은 당연히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서 놀라울 정도로 회복이 되었다.

회복하려고 애를 쓴 것은 아니다.
내가 무언가를 회복해야 한다고
죽도록 노력하고 애를 써보기도 했지만
그 모든 노력이 나를 회복시킨 건 1도 없었다.

도리어 삶은 더 힘들어졌고
구석구석에서 무너지고 상처나고 찢기면서
회복의 반대 방향으로 달음질치는 삶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보기만 해야 했다.

살고 싶었다.
회복을 갈망하는 마음이 너무 컸다.
이대로 계속 가면 망하고 무너지고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갈 것 같아서 무서웠다.

말씀을 붙든 것은
나의 힘으로는 도무지 안 된다는 걸,
나의 힘과 능력으로는 내가 파괴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아서였다.

말씀을 붙들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다른 방향으로 신앙생화을 했다면
회복을 빙자해서 몸에 쓸데 없는 힘만 들어갔을 것이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강요하면서 괴롭혔을 것이다.

그 방향으로 갔다면 나도 주변 사람들도
회복과는 상관 없는 절망의 나락으로
한없이 추락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 말씀을 붙들었다.
어설프기 짝이 없는 수준의 묵상이었지만
말씀을 묵상하는 것에 서서히 삶을 걸기 시작했고
놀랍게도 나의 내면에서부터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기 시작했다.

완고하던 마음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고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메말라서 물기 하나 없던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들기 시작했다.

환경은 바뀐 것이 없었지만,
먹고 살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해야 하는
여전한 환경이었지만,
마음이 예전과 달라져서
이상하게도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여유로워졌다.

나는 지금도 누군가를 회복시키고 싶은 마음이 없다.
내가 의지를 가지고 회복시키려 한다고 해서
회복될 사람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목사로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는
은근한 핀잔을 들을 때도 있지만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의 변화와 회복은 나의 영역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교인들을 회복시키려고 애를 쓰고
안달을 하면서 최선을 다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나의 힘으로 무언가를 (그게 선한 것이라 할지라도)
억지로 이루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그 방향과 반대로 갈 수밖에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은 때였다.

다른 사람을 회복시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회복시키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니라
나는 그저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
회복의 주체는 언제나 내가 아니라 하나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말씀의빛교회 성도들과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일은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도록 돕는 것이다.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쩔 수가 없다.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결국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본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말씀으로 회복되면서
서서히 내 삶에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내와 아들들의 삶이 예전과 달리
조금씩 행복해지고 있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예전과 다르게
조금씩 아름다운 관계가 되어가고 있음은
나에게 너무나 놀라운 기적이다.

자연을 쳐다보는 나의 눈길은 이상할 정도다.
꽃이 피는지 지는지 관심도 없었고


4 계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내 몸에 느껴지는 온도 하나만 느꼈던 내가
길 가다가 주저앉아 작은 들꽃을 보며 감탄을 하고
눈들 들어 날아가는 새들을 보며 경탄하고
이 모든 것을 담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때론 그것들에게 말을 걸고 있는 나를 본다.

자연에 대해 무심하고 삭막했던 내가
자연과 작은 소통을 하는 이 상태로 바뀌어 가는 것도
나의 삶에는 있을 수 없는 기적이다.

나는 주변 사람과도, 자연과도 관계를 회복하려 애쓴 적이 없다.
그저 말씀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다.

그런데 어느새 나 자신과의 관계가 회복되어
나를 바라보는 눈이 예전처럼 분노에 차 있지 않다.
어느새 이웃과의 관계가 예전과 비교할 수없이 부드러워져 있다.
자연과의 관계에서는 감격이 있다.

이 모든 회복은 나의 힘으로 이룬 것이 아니다.
회복의 주체는 오직 하나님이시다.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나의 삶에서 다른 어떤 것도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말씀을 묵상하는 것 한 가지만 하려고 했을 뿐인데
이처럼 놀라운 회복이 있기 때문이다.

이 회복이 나와 가족과 말씀의빛교회 성도들과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가길 소망한다.
그래서 사람들의 회복의 결과로
피조물도 썩어짐의 종노릇하는 데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의 자유를 함께 누리는 날이 오길
더 간절히 소망하는 아침이다.


윤용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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