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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의 정담이 오고가는 대청마루입니다. 무슨 글이든 좋아요. |
이번 선거를 통해서 설교자들은 얻어야 할 교훈이 있다고 봅니다.
미래통합당의 패배는 적극 지지자들, 소위 이야기하는 태극기 부대에 젖은 지도부의 패착입니다. 광화문에 몇 십 만이 모였다고 하고,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이들에 취했습니다. 말 없는 다수 보다는 드러내서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는 이들이 더 가까웠던 거죠. 거기에 맞춘 정치를 하다가 대중을 잃은 것입니다.
요즘 정치를 보면 이렇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보수쪽도 그렇지만 진보 쪽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니 더 적극적이죠. 금태섭 의원을 경선과정에서 날린 것이나 김남국 후보를 만들어낸 것도 이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친문이 아닌 잠룡들에 대한 공격은 잔인하기까지 합니다.
어쨌거나 이렇게 의견들을 드러내고, 세력화 하고, 소리를 내니까 정치인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여기에 맞는 정치인들이 등장했습니다. 거침 없이 막말을 쏟아내고, 광장에서, 온라인에서 선동을 일삼는 사람들었습니다.
실은 이들은 이렇게 반응이 나오니 거기에 취했을 것입니다. 특히 보수의 거친 입들은 이런 반응에 점점 더 막말을 쏟아내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자극은 더 센 자극에만 반응하게 되어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선거를 거쳐보니 거친 입들은 모두 낙선했습니다. 사람들이 환호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환호하지 않는 다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즉 그들은 착각으로 인해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다수의 마음은 얻지 못했습니다.
전에 제가 설교학 실습을 가르칠 때 학생들에게 '아멘'에 중독되지 말라고 가르쳤습니다. 설교할 때 과격하게 하면 아멘이 세게 나옵니다. '열심히 합시다' 대신에 '순교의 각오로 합시다' 해야 아멘이 세게 나오죠. 특히 설교단 앞에 앉은 열심당원들의 반응은 설교자에게 힘이 됩니다만 지나치면 과하게 만듭니다. 설교자들은 대부분 뒷줄의 다수보다는 앞줄의 소수에 마음이 갑니다. 여기서 힘을 얻으니까요. 그러다 보면 점점 설교는 과격해지고, 선동으로 변하기 마련합니다. 그러면 점점 더 자극적이 되는 거고요. 그러면 중간자리 부터는 설교자에게 마음이 떠나고 교회를 떠납니다.
그래서 미래의 설교자들에게 '아멘'에 중독되지 말라고 당부하는 것입니다.
이번에 보수가 적극적 지지자들에게 속은 것처럼, 우리 설교자들도 아멘당에 속기 쉽습니다. 이제 보수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설교자들이 변해야 할 것입니다. 과격한 메시지에, 정치 이야기을 빼고, 거기에 19금을 넘나 들던 동성애 메시지는 합리적으로 순화 시켜야 합니다. 설교가 거북스러워서, 심지어 대표기도가 시험 되어서 교회를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요즘 자주 들었습니다.
설교자는 항상 자신의 이야기가 합리적인지,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하면 내 아내가, 내 자녀가 뭐라하지 않을지, 그런 상식선에서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설교의 내용이, 심지어 내가 하는 한 마디에 사람들이 상처 받지 않을지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최근 광화문을 떠돌았던 악령이 우리 교회를 집어 삼켰습니다. 저는 텅 빈 교회당에 대한 공포가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떠난 교회당을 지켜낸들 그게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조성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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