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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맨토들의 글을 모았습니다. 천천히 읽으면 더 좋은 글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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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1987<하루기도/생활성서>73
다리
저수지 아래로 난 길에 작은 시멘트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언제 놓은 다리인지는 알 수가 없고
난간이 삭아서 그 속으로 녹슨 철근들이 뼈처럼 내다보이지요.
제가 거기 그렇게 놓아진 뒤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를 밟고서 개울을 건넜는지
아마 그 다리는 까맣게 모를 거예요.
그 무지가 오늘따라 얼마나 아름답고 거룩해 보이는지요.
아아, 주님
저도 저 다리처럼 존재할 수 있을까요?
자기가 어디 있다는 의식도 없이
그렇게 티 없이 깨끗하게 낡은 몸으로
그러나 있을 만해서 어김없이 제 자리에 있는 몸으로
슬프고 착하게 한 세상 살다 갈 수 있을까요? ⓒ이현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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